산행기/2018산행

동계지리 반주기 2 (2/1~2)

산무수리 2018. 2. 13. 09:48
햇살에게      
-정호승(1950~ )
  
시아침 1/23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자는 햇살에 힘입어 먼지를 보고, 자신이 먼지에 불과한 걸 알게 되고, 그런 자신에게 여전히 해가 비추는 걸 확인한다. 이 모든 것에 그는 감사한다. 자신이 먼지임을 알게 된 사람이 햇살 세례에 고마워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 사실을 마음으로 받아들인 사람이 그것에 고마워하지 않기는 더욱 어렵다. 침침한 구석의 먼지들은 쉽게 쌓이고 뭉쳐진다. 그래서 무언가 그럴듯한 존재인 것 같지만, 해 아래서 먼지는 명백히 먼지다. 마음을, 존재를 백일하에 두는 일이 필요하다. 그럴 때 비로소 그는 먼지 아닌 어떤 찬란한 것이 될지도 모른다.  <이영광 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아침 부지런한 사람들이 일어나 나도 일어나 색에 물, 떡, 두꺼운 장갑 등을 넣고 출발.

앞서서 간 사람들이 보이고 나도 후미에서 올라간다.

장터목에서 제석봉 가는 길 빙판은 예전보다는 훨씬 적었다.

보름이 조금 지난 달이 반야 위에 떠있다.

겨울 치고는 아주 추운 날씨는 아닌지라 두꺼운 장갑 끼지 않아도 견딜만 하다.

조금 있으니 해가 구름에 가렸다가 뜬다.

아주 멋진 일출은 아니지만 이 겨울 천왕봉 일출을 볼 수 있는게 어디인가?

부탁해 사진도 찍고 출발.

















눈은 딱 걷기 좋을만큼 쌓여있다.

하산하니 차영샘 누룽지 열심히 끓이고 있다.

어제 남은 김치찌개 데우고 누룽지에 아침 먹고 커피까지 마시는데 옆에서 마라톤용 코딱지 만한 배낭 메고 정상 다녀온 사람이 일출 좋았다고 했단다.

그 말 들은 나름 고참 산악인께서 잘난체를 하는데 비박이 어쩌고 장비가 어쩌고......

듣기 싫다. 짐 싸고 9시 출발.



































길은 아주아주 한갖지다. 어제보다는 기온은 조금 내려간것 같긴 한데 산행하기 좋은 날씨다.

사람도 없어 아주 한갖진 길인데 세석에 가까워오니 간간히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을 만난다.

헌데 여인들끼리 오는 팀들이다.

세석은 어느내 유리문을 해 달았고 취사용 테이블도 추가하고 안에 있던 테이블을 밖으로 빼 변화가 있다.

커피 끓여 먹자 하니 시간 지체한다고 그냥 가자고 해 간식 먹고 물뜨고 출발.










내려가는 길은 계곡이 얼어 반짝거린다.

가물어도 날씨는 추워 그런것 같다.

내려가다 보니 계곡이 얼어 넘쳐 벌벌 기면서 줄 매놓은것 잡고 겨우겨우 넘어섰다.









헌데 조금 더 내려가니 눈이 점점 없어진다. 아무래도 아이젠을 빼는게 좋을것 같다.

거림 하산길은 초장은 완만하고 중간은 돌계단 내리막이 이어지더니 끝날 즈금이 되니 다시 길은 순해지고 산죽이 많이 나타나더니 큰 나무와 바위가 보이니 끝.

차 시간에 여유가 있을것 같다.

천천히 내려오며 점심 먹을 식당을 알아봤으나 없다.

종점인 두지바구 식당도 겨울엔 곶감 말리느라 식당을 하지 않는다고....

몇군데 알아보다 포기하고 마당에서 물 끓어 커피와 빵 먹고 기다렸다 나가는 버스를 탔다.



원지에 내리니 다행이 점심 먹을 시간이 되 국수나무에서 낙지덮밥으로 늦은 점심 먹고 4:40 차 타고 남부 터미널로.....

이덕 저녁 동계 지리를 갈 수 있어 행복한 생일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