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길(1926~2017)
흰 눈과 검은 숲으로
시베리아 산등성이는
얼룩말 잔등.
그 잔등을
호랑이 한 마리가
벼룩처럼 뛰며 달린다.
그놈을 추적하는
헬리콥터의 그림자가
진드기처럼 그 뒤에 붙어 다니고.
이론이 실타래처럼 얽힌 현실을 갈피 짓듯이 원근법은 풍경의 깊이를 평면에 재현한다. 가까운 것은 크게, 먼 것은 작게. 그것은 성숙한 눈을 필요로 한다. 우리 눈에는 큰 것이 작은 것이 되기 십상이고 작은 것이 크게 보이기 일쑤다. 착오와 혼란, 갈등과 다툼이 끊일 새가 없다. 거리를 두고 보면, 광활한 시베리아 산등성이도 호랑이도 헬기 그림자도 다 조그맣다. 이 과소 풍경은 현실이 하나의 과대 풍경일 수 있음을 알려준다. 멀찍이 서 계시다 불현듯 떠나간 어른들의 깊은 눈이 그립다. <이영광 시인· 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산행일: 2018.2.18 (일)
코스개관: 화원마을-거리재-무선산-돌장고개 (9;40~15:20)
날씨: 봄이 곧 처들어 올것 같은 날
멤버: 당나귀 8명
연휴 마지막날이라 오늘 산행을 하나 마나 했는데 다들 별 지장이 없다고 해 잡은 날.
어제까지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라서인가? 길에 차가 없다.
휴게소 쉬었는데도 화원마을 도착하니 9:40. 오늘도 점심은 차를 만나서 먹는다고 해 다들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
오늘 산길도 지난번 못지않게 길을 만나고 과수원을 지나고 하는 길의 연속이다.
초장부터 토끼굴을 통과하더니 중간에도 긴 토끼굴 통과.
오늘 이대장이 컨디션이 좋은지 내 달리고 바로 뒤를 회장님 총무님이 내 달린다.
산이 있을것 같지 않은데 산길이 나오고 산길이 이어진다 싶으면 다시 길을 만나고를 반복.
중간 제법 긴 대숲을 만났다. 햇살이 비쳐 경치가 근사하다.
이곳에서 사진찍고 가다 선두를 놓쳤다. 안 보인다.
언덕위 산불감시탑이 보이고 선두가 손을 흔든다.
여기서 산길이 이어지나 했는데 밭을 통과하네?
산길인지 들길인지 임도인지 하는 길을 올라가나 싶으면 내려가고 내려가나 싶으면 올라간다.
출출해져 오는데 선두가 내달려 차도 못 마시다 회장님이 기다리고 있어 여기서 총무님표 대추차에 윤호씨 초코파이 먹기.
차를 만나려면 1시간 더 가야 한다고......
1시간 채 못 가 차를 만났다.
이곳에서 따뜻한 햇살 받아가며 점심 먹기.
늘 진수성찬을 싸오던 수연씨가 오늘 밥을 못 싸왔다고 해 십시일반 나누어 먹기.
입가심으로 배까지 배부르게 먹고 출발.
밥 먹고 바로 우측으로 붙어야 하는데 바로 임도와 만난나도 수연씨와 신천씨는 찻길로 직진.
우리가 조그만 능선 하나 넘는새 두 사람은 빛의 속도로 사라져 안 보인다.
중간 우측 기나긴 임도가 나오고 산길은 좌측 능선으로 붙는데 선두가 우측으로 꺾어지면 임도로 간다는 총무님.
헌데 올라서는곳 까지가 제법 길어 못 기다리고 능선으로 붙었는데 우측으로 꺾인다. ㅎㅎ
한발 앞서 간 수연씨가 보일때가 되었는데 영 안 보인다고 수연씨 실력을 재평가 해야 한다는 작가님.
나도 뒤쳐질 수 없어 미친듯이 걸었더니 내리막인데도 숨이 차 죽을 지경이다.
헌데 임도를 다시 만나 가로질러 올라가는 곳이 나오는데 두 사람은 임도만 널널하게 걸었다고......
괜히 따라잡는다고 힘을 뺐다.
임도를 만나 오늘 산행 중 유일하게 이름붙은 무선산이 0.9K.
죽어라 올라가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무선산은 찍고 되돌아 오는 거라고....
무선산 정상에 벤취도 있다. 이곳에서 2차 대추차에 신천씨네 사과를 반개나 먹었더니 그야말로 배가 빵빵하다.
무선산 정상에서 돌장고개까지는 오르막도 간간히 나오지만 그래도 완만한 내리막이다.
산이 있을것 같지 않은데 계속 산길이 이어진다.
선두 내달리고 죽어라 내려가고 개짖는 소리가 들리더니 우리 버스가 보인다.
생각보다 빨리 산행이 끝났다.
저녁 먹기 너무 이르다고 안양에 가 저녁 먹기로 하고 출발.
고속도로 타기 전 다행히 가게가 있어 이대장 맥주, 소주 사서 차 안에서 1차로 마시기.
백운호수 정원칼국수로 가 만두전골 배부르게 먹고 집에 왔는데도 8시반.
3월에는 본격적인 봄 소식이 기다릴것 같다. 기대된다....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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