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명춘(1966~ )
오늘도 바람이 불고 있다
불지 않기 위하여
꽃잎을 잡고
꽃잎이 떨어지면
이파리를 잡고
이파리가 떨어지면
가지를 잡으며
뿌리를 향해 가고 있다
바람은 사랑이 어렵다. 그가 불어가면, 꽃잎과 이파리는 그만 떨어지고 만다. 바람의 사랑은, 사랑을 훼손한다. 나의 사랑이 누군가를 다치는 일이 있음을 우리도 안다. 불지 않으면서, 사랑에게로 불어갈 방법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 마음만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불지 않기 위하여’이다. 그만큼 조심히 다가가서, 꽃잎들과 이파리들과 춤추던 행복의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너무 조심스러워 바람이 아닌 것 같은 마음이 사랑의 ‘뿌리=끝’까지 내려간다. <이영광 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산행일; 2018.4.1 (일)
코스개관: 돌장고개-귀룡산-봉대산-양전산-부련이재 (9:55~15;25)
날씨: 따뜻하다 못해 더웠던 날
멤버: 당나귀 9명
4월의 첫날 월례산행일에 시산제를 위해 남겨놓은 10K 짧은 코스를 타는 날.
총무님은 시산제 준비로 떡에 나물에 박스가 여러개다.
버스 기다리는데 길건너 차 한대가 고가 기둥을 들이 받고 앞쪽이 들렸다 다행히 전복되지는 않았다. 소리가 어찌나 큰지......
한참만에 주인이 차 안에서 나오는걸 보니 생명에 지장은 없는것 같다. 차는 많이 찌그러졌을것 같다.
버스에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9명이 조촐하게 타고가 덕유산휴게소에서 아침, 차 마시고 윤호씨가 가져온 옥수수까지 먹고 오는 차에서 산에는 벚꽃 진달래가 만발이다. 10시 전 돌장고개에서 사진 찍고 출발.
초장 편백나무 숲을 지나는데 산색이 초록빛이 늘어나며 아주 어여쁘다.
길도 순한편이다. 조금 올라가니 일부러 심은 벚꽃과 개나리가 어울어지며 그야말로 산이 화사하다.
그 와중에 선수들은 두릅까지 따며 진행.
과수원 하나 지났고 조금 더 진행하다 선두는 산으로 올라가고 그 뒤를 따라가는데 신천씨는 임도로 가며 강사장님을 부른다.
내려가자니 그렇고 해 선두따라 올라와보니 선두가 사라졌다. 여기서 리본이 넘어가는 쪽과 우측으로 도는 쪽이 있는데 우측 길이 임도에서 넘어올거라 생각하며 직진해 바닥을 쳤다.
총무님께 전화를 하니 내가 틀린것 같다. 그나마 시간은 많이 지나지 않아 다행이다. 도로 기어 올라가려니 힘들다. 그래도 제대로 된 리본도 만나고 총무님은 임도쪽에서 소리치는데 임도로 가지않고 산길로 간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혼자 진행.
중간 임도와 만나는 길도 나오는데 이왕이면 산길로 가고싶어 부지런히 가는데 아래에서 올려다봤던 과수원이다.
그래도 혼자 가긴 하지만 길은 험하지 않고 리본도 자주 매어있어 총무님 곧 만날줄 알고 걱정하지 않았다.
한 군데 넝쿨로 길이 막혀 우왕좌왕 하는데 넝쿨 넘어 리본이 있어 낑낑대며 넘어가는데 총무님 목소리가 왼쪽에서 들린다.
헌데 리본은 우측으로 매어있다. 왼쪽길이 임도로 연결되는것 같다 임도로 진행. 이게 2번째 패착.
개나리가 흐드러진 임도가 나온다. 리본은 한개도 안 보인다. 전화해 보니 이 길로 와도 된다고 해 곧 만날줄 알았는데 임도는 아래에도 있고 내가 가던 임도가 막혀 보면 윗쪽에 임도가 또 있다. 이렇게 몇번 임도를 갈아타고 가는데 언젠간 우리팀을 만나겠지만 시간을 너무 지체할것 같다.
총무님이 네이버 지도를 켜보라고 해 켜보니 귀룡산이 아주 먼것 같진 않은데 산길에서는 안내를 안한다고.....
천만 다행으로 능선에서 윤호씨 목소리가 들린다. 임도에서 산길로 잡으라고.....
윤호씨가 돌아돌아 임도로 마중을 나왔다. 만나서 귀룡산으로 올라가며 보니 아래 임도에서 치고 올라가면 될것 같은 이끼낀 작은 물길이 있었는데 이 길을 타고 오면 되는거였다.
아무튼 난 무사히 윤호씨를 만났는데 날 찾으려고 총무님은 계속 되돌아내려가 엄청 뒤에 있나보다.
윤호씨도 길을 잘못 잡아 귀룡산 뒤 능선 하나를 놓치고 임도를 타고 왔다고......
정상에서는 1시간 기다렸다고 춥다고 아우성이다. 너무 힘들고 기운 빠지니 밥맛도 없다.
밥을 나누어 거의 다 먹어가니 총무님이 그제서야 도착. 너무너무 미안하다. 산행 중 먹던 대추차를 오늘은 식후에 마셨다.
그래도 선택적 치매 덕분에 고생한 것보다 무사히 만난 기쁨이 더 크다. ㅎㅎㅎ
귀룡산까지 4키로인데 많이 헤매 거리가 어느정도였는지 가늠이 안간다.
귀룡산에서 봉대산까지도 4키로인데 초장엔 강사장님이 선두에서 속도가 딱 좋았는데 가다 힘드신지 쉬는 바람에 중간이 되었다.
그나마 봉대산에 가까워지니 진달래가 점점 많아진다.
꽃이 이쁘다고 힘이 안 드는건 아니지만 정상으로 보이는 곳이 가까워지는데 진달래가 엄청 피어있다. 행복해 하며 올라가니 정상은 아니었다.
어쩐지 너무 빨리 온다 했다.
이 봉우리에서도 몇번 더 올려치고 막판 계단을 헉헉대며 올라가니 봉대산 정상에는 산복숭아꽃이 피어 무릉도원같다.
총무님은 나 고생했다고 두릅 나누어주고 회장님은 그분과 드시라고 또 나누어 주신다.
산행중 칡넝쿨 잘라주랴 두릅 따랴 길 잃은 백성 찾아나서랴 오늘은 시산제 준비까지......
오늘 정상에서 모처럼 다같이 사진 찍고 행복해 하며 이젠 정말 얼마 안 남았다고 (리얼리?) 여기보다 100 m 낮다는 양전산을 향해 출발.
선두 부지런히 따라가도 선두는 사라지고 후미에서는 두릅딴다고 또 혼자가 되고 리본이 안 보이면 불안하다.
아무튼 양전산까지도 생각보다는 멀었다.
총무님이 앉아 계시는데 여기가 양전산이라고....
마지막 정상 사진 찍고 부련이재로 출발.
마지막 부련이재로 내려가는데 진달래가 만발이다.
얼마 안 갔는데 우리 버스가 보인다. 정말이지 반갑다.
우리 바로 뒤에 홀로 정맥 하는 분이 따라온다. 혼자 1대간 9정맥을 다하고 낙남이 마지막이라고...
이분은 여기서 좀 더 진행 한다고. 아마 우리 차 만나 밥 먹었던 곳까지 가시나보다. 집이 세종시라고.
신천씨 안양으로 이사 오시란다. ㅎㅎㅎ
총무님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으로 시산제 상 차리고 작년에 비하면 엄청 간소하게 시산제를 지냈다.
정임씨가 맛좋은 닭개장을 가져와 맛있는 떡, 과일, 김치, 나물로 포식했다.
막걸리에 윤호씨가 가져온 마오타이주를 한잔씩 맛보는데 도수가 쎄 눈이 팍 떠진다고 하니 총무님 한잔 마시더니 회장님께 '아저씨 누구세요?' 해 한바탕 웃고 배부르고 기분 좋게 먹고 5시 출발. 9시 전 평촌 도착.
올 한해 아무 사고 없이 악천후 만나지 않고 즐거운 산행을 이어갔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사진, 동영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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