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쨍하게 갠 날 읽어야 할 것 같은 시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하면, 기꺼이 필요가 되는 것이 사랑이다. 멋진 '필요'가 되려면 온전해야 한다. 그녀의 말에서 사랑을 확인한 이 사람은 겁쟁이에 바보가 된다. 사랑의 바보는 난생처음, 제가 세상에서 제일 귀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비 오는 날 읽어도 좋을 시다. 그가 빗방울을 저렇게도 두려워하니, 아무렴 빗방울도 두려워서 그를 피해 내릴 테니까.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산행일: 2018.5.20 (일)
코스개관: 봉곡마을-삿갓봉-광려산-대산-쌀재고개-대곡산-무학산-마재고개 (10:20~17:45)
날씨: 바람불고 시계 좋았던 날
멤버: 당나귀 9명
총무님 짐 보따리가 많다. 하나는 후라이팬, 또 하나는 쌈과 삼겹살. 오늘 점심에 삼겹살을 구워 준다고....
오랫만에 강사장님이 오셨고 정임씨가 못 와 오늘도 아쉬운 9명.
회장님인 연 이틀 잠을 제대로 못 주무셨다고 초죽음 상태. 아무튼 일단 잤고 휴게소가 달라졌고 또 자다 산행 기점 도착.
회장님 동네인 함안땅인데 한우식당 옆이 등산로 초입이다. 한우를 눈으로 먹고 간다고 하니 산도 눈으로 보는건 어떠냐는 작가님.
오늘 초장 조금 빡세게 올라가면 그 다음부터는 큰 오르내림이 없다고 한다. 700m 넘는 봉우리를 치니 경사가 급할거라 내심 각오를 했는데 산길은 염려보다 급경사는 아니었지만 지그재그로 은근히 길다.
선두는 올라가 버리고 후미는 처져 역시 안보여 어중간하게 가니 표지기가 안 보이면 길을 잘못 든건가 조바심이 난다.
그나마 강사장님이 바짝 뒤쫓아 오신다.
겨우겨우 도착한 곳이 삿갓봉으로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정상석 주변에서 사방이 트이는 멋진 조망이다.
오늘 후미는 회장님으로 눈앞이 안 보일 지경으로 힘드시다고....
신천씨와 윤호씨가 후미도 봐주고 물도 주면서 겨우 올라왔다고 하시는데 주머니에는 아카시아를 꽃고 계시다.
박연씨가 빵을 풀어 맛있게 먹었는데 총무님은 더덕 찾으러 가셨는지 안 보인다. 단체 사진 찍고 출발.
삿갓봉에서 광려산 가는길은 다행히 평지성 길이고 그늘이고 참 좋은 길이다.
그래도 정상 가는 막판에는 암릉도 있고 제법 숨이 찼는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더 멋지다.
마침 총무님도 오셔서 모처럼 다같이 사진 찍고 출발.
점심 먹는 쌀재까지는 쉬지 않고 간다나 뭐라나?
광려산에서 대산 가는길은 산 하나를 새로 넘는듯한 기분이 든다.
역시나 중간에 홀로 죽을 힘을 다해 간다.
그래도 산은 간간히 시계가 트이면서 바다를 보여주어 지리산을 가는듯 한 기분이다.
데크길을 힘겹게 올라가서도 한참만에 나온 대산.
여기서 보는 바다가 마산 앞바다이고 마산 구도시, 신도시가 보이고 다리를 건너면 창원이라고 한다.
간식 한판 더 먹고 경치도 마음껏 보고 오늘 산도 좋고 날씨도 좋아 마음이 뿌듯하다.
이젠 점심 먹을 쌀재를 향해 출발. 이대장은 상 차린다고 제일 먼저 내려가고 총무님 삼겹살 굽는다고 박연씨와 함께 앞서서 휘리릭 사라졌다.
산이 그렇게 높아보이지 않았는데 내리막이 은근히 길다.
그나마 길은 아주 험하지 않아 다행인데 등산객이 별로 없어 의외였다.
중간 데크와 산불감시탑이 나오고 조금 더 내려오니 정자와 데크가 보이는데 여기서 쌀재 방향 표시가 안 되어있어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임도 따라 내려가면 된다고 한다.
앞 낮은 봉우리를 올라가지 않아도 되 일단 좋았고 임도에 표지기도 보여 별 의심없이 내려가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임도 잘못 내려가면 망하는 지름길인데 조바심이 난다. 총무님께 전화를 하니 임도로 내려오면 안되는것 같다.
제법 진행을 해 포기하고 부지런히 걸어 내려오다 보니 산에서 내려오는 표지기를 만났고 다행히 점심 먹을 정자가 나타난다.
앞 선두는 산을 넘어왔고 후미팀은 임도로 내려왔다. 거리는 임도가 길지만 시간은 덜 걸렸을거라고....
총무님은 집에서 2시간 걸려 초벌 구워온 삼겹살을 뎁혀서 탕수육처럼 바삭거리게 구워놓고 기다리고 계시다.
이대장이 기사님께 부탁해 사 온 맥주에 다들 상추쌈에 삽겹살을 배부르게 먹었다. 회장님은 밥은 아예 손대지도 않는다. ㅎㅎㅎ
쌀재고개 임도는 잔차 타는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닌다.
여기서 임도 조금 걷다 무학산으로 올라타야 하는데 중간에 집이 한채 있어 임도를 못 지나가게 막아 놓았다.
조금 내려가 숲을 헤치고 길이 나 있어 무학산 가는 길이냐고 현지인에 물어보니 맞단다. 집주인이 임도를 막아놓아 나쁜 사람이라고.....
여기서 경사진 계단길을 하염없이 올라갔다.
안부에 올라서 가다보니 나오는 대곡산.
강사장님도 무학산에 제일 먼저 올라오셨다.
정상에서 사진 찍고 표지기를 깃발처럼 매달아놓은 곳에서도 사진을 찍었는데 군데군데 줄을 매 놓아 표지기를 주렁주렁 달아 놓은 곳이 많았다.
대곡산에서 무학산 가는길은 비교적 평탄한 곳이 많고 등산로도 잘 되어있다.
헌데도 무학산 가는 길은 그리 가깝진 않았다.
여기서도 선두, 후미 중간에 홀로 가고 있는데 정상 얼마 안 남겨놓고 회장님이 안개약수 마시고 오는 거라며 학봉 갈림길 중간에 나타나신다.
정상에 가까워오니 사람들도 많아지는데 시간이 늦어서인지 그래도 한갖지다.
정상 올라가는 길은 야자수 매트가 깔려있고 조금 더 올라가니 나무 데크길이 놓여져 있고 정상에는 선두가 진작 도착해 있는것 같다.
바라를 바라보며 올라가는 경치는 좋았고 뒤돌아 보는 경치도 멋지다.
드디어 정상. 바람이 어찌나 시원한지 진작 도착한 선두는 추워 죽겠단다.
후미까지 도착해 사과도 먹고 정상 사진도 찍었다.
정상 모습은 도심 산 답게 헬기장, 의자등을 잘 만들어 놓았다.
강사장님은 여기서 짧은 길로 하산할 예정이었는데 당신도 마재고개로 함께 내려가신단다.
무학산에서 마재고개 가는 길은 험하지는 않았지만 높이가 높이인지라 생각보다 하산길이 아주아주 길었다.
한참 내려가니 선두가 기다리고 있다. 조금 더 내려가니 마재고개는 우측으로 길이 꺾인다.
곧 끝날줄 알았는데 마재고개는 생각보다 멀었다.
마지막 표지기를 보니 정말이지 반가웠다. 곧 후미도 도착해 마산 어시장을 향해 출발.
회장님 지인의 동생이 한다는 용마식당은 주차장도 넓고 횟집고 깨끗하고 쾌적하다.
푸짐한 회와 감칠맛 나는 매운탕으로 맛있게 잘 먹었다. 회장님이 당신 고향동네 왔다며 쐈다.
가장자리 테이블에서 회를 많이 남겨 가운데 테이블 회 귀신들이 회로 배 채웠다. ㅎㅎㅎ
부를 배를 안고 8시 출발해 휴게소 잠깐 쉬고 오늘 안양 입성.
이덕 저덕에 또 한 코스를 멋진 날에 할 수 있어 행복했다. 다들 감고사~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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