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1977~ )
응, 우린 잘 있으니까 걱정 말구
왜 전화하셨어요?
응, 너 바쁘니까 다음에 할 테니까
우린 잘 있으니까
전화할 때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은데
눈을 감고 누워 생각해보네
늙어가는 아들에게
왜 전화했을까
건강만 하면 돼
눈 감으면 숨 쉬기 힘들어
어머니도 나처럼 전화를 했을까
어머니는 전화를 걸어놓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얼버무린다. 사는 게 한가롭지 않은 자식은 건성 대꾸한다. '왜' 전화하셨느냐고, 용무를 묻는다. 그때 어머니는 새삼스러워 말하기 어려운 염려와 사랑을 삼켰을 것이다. 용무가 아닌 것, 그것이 어머니의 용무다. 이런 일이 잦아지면 어머니는 용무가 있어도 말을 못 하지 않을까. 숨 쉬기 힘든 시간도 괴로이 참기만 하지 않을까. 금방도 그러지 않았을까.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산행일: 2018.6.3 (일)
코스개관: 창원cc- 정병산-용추고개-비음산3거리-남산치-평지마을 (10;15~16:40)
날씨: 예고도 없이 더위가 몰려와 어쩔줄 모르던 날
멤버: 당나귀 9명
오늘은 차를 만나지 못하는 날이라 도시락, 물을 다 지고가야 한단다.
날씨도 심상치 않아 물도 많이 먹힐것 같은데.....
지난번 갔던 골프장 돌아돌아 찾아왔던 길을 오늘은 차로 편하게 오나 싶었는데 길이 좁아지며 차를 빼는데 애를 먹고 겨우 돌려 차를 보냈다.
지난번과는 달리 30도 넘는 날씨에 적응이 안된다. 얼음물을 가져온다고 가져왔는데 아무래도 모자랄것 같은 불길한 예감.
더구나 오늘 산길도 제법 길다고 하는데....
초장 등산로는 나쁘지 않았다. 골프장 담장을 끼고 가는 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군데군데 산악 오토바이를 탔는지 무너진 길도 나오긴 했고 업다운도 제법 있긴 했지만 대숲이 있으면서 나름 정취도 있다.
앞에 간줄 안 이대장이 후미에 있단다. 골프 치는거 구경을 한다나? 이때만 해도 이대장 컨디션이 그렇게나 나쁜줄 몰랐다.
갈림길이 나와 회장님은 왼쪽, 우리들은 봉림산이라는 표지가 되어있는 오른쪽으로 올라가니 둘 다 만난다는 지역 주민.
헌데 우리가 올라온곳은 쉬기는 좋은데 정병산을 가기 위해서는 다시 내려가야 한다. 이곳에서 올려다본 능선이 심상치 않다. 그곳이 정병산 가는 길이라고....
여기서 간식 먹고 출발.
소목고개에 가니 진작 간줄 안 이대장과 회장님이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다.
현지인과 이바구 나누다 정병산을 향해 출발. 출발 할 때만 해도 이렇게 끝없이 올라갈 줄은 정말이지 몰랐다.
정병산 올라가는 길은 거의 계단길로 계속 오르막만 이어진다.
중간중간 의자, 평상 등이 놓여있는게 친절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힘이 들어서 그런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오래오래 올라갈 줄은 정말이지 몰랐다.
더운 날씨에 물을 먹어도 먹어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겨우겨우 정상에 올라섰다. 땡볕에 정자. 평상도 있다. 일단 정상에가 사진 찍고 평상으로....
다들 더위에 지쳐 밥맛도 없어 숙제하듯 밥을 천천히 먹고 있는데도 이대장이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거의 다 먹고 나니 완전히 지친 모습으로 나타난다.
월요일 새벽까지 당구를 치다 지친데 감기까지 겹쳐 누워있다 오늘 산에 오려고 약을 이것, 저것 먹었나보다.
오늘은 속까지 울렁거려 걷기가 더 힘들어 수십번 쉬었다 올라왔다고.
올라와 밥 먹을 생각도 못하고 물을 달라더니 거의 반을 마시더니 누웠다 가겠다고 길게 눕는다.
사혈 하면 어떠냐고 하니 해달라고 한다. 정말이지 힘들긴 힘든가보다.
양손을 다 따니 조금 내려가는것 같단다. 누워있다 쫓아갈테니 천천히 가라고.....
환자를 두고가려니 마음은 무거운데 우리 앞에 펼쳐진 경치는 기대 이상이었다.
초장엔 완만한 길이 나오고 아래에는 탱크 성능 시험장이라는 넓은 활주로 같은 곳이 보인다.
경치가 좋고 간간히 바람도 불어주고 산딸기까지 보이기 시작.
헌데 업다운에 생각보다 많고 암릉성 능선이 심상치 않다. 이대장 이길 올려면 힘들것 같아 염려가 된다.
조금 더 진행하니 독수리바위가 있는데 길이 험하다고 우회하라는 표지판까지 보인다.
수리봉 지나고 더 진행을 하니 그래도 여기도 도심의 산이어서인지 계속 하산할 수 있는 이정표가 보인다.
탈출조는 우곡사에서 하산한다는데 조금 더 넘어가도 우곡사 하산길이 나온다는데 처음 나온 하산길에서 하산한다고 3명이 아웃.
남은 5명 중 내가 제일 느리니 덜 쉬고 빨리 출발했다.
산은 널널한가 하면 올라치고 힘들다 하면 내리막의 길이 연속.
헌데 산성 흔적같은 길이 나타난다. 이곳이 진례산성이라는 안내판이 보이고 여기서부터는 사람들도 많이 다니는지 야자수 매트가 깔려있다.
갈증을 산딸기도 따 주어 먹었는데 근본적 갈등은 해소가 되지 않는다. 아직 갈길도 머니 물도 아껴 마셔야 해 산딸기도 따먹어 가면서 가는데 데크 끝에 보이는 비음산 갈림길.
갈 길이 멀기에 작가님도 비음산 정상을 포기하고 고고씽.
날이 너무 더워 장갑도 벗고 선글래스도 쓸 수 없다. 타는것도 겁나지만 더위가 더 무섭다.
진례산성 지나고 부지런히 가는데 앞서간 회장님과 총무님이 바위 사이에 서있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라고....
조금 내려가니 정말이지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고 경치도 멋지다.
난 부지런히 뒤쳐지지 않기 위해 걷는데 윤호씨가 쫓아 내려왔다. 이대장이 오늘 남산치에서 끊고 하산하는데 어떠냐고....
남산치가 어프로치가 제일 짧고 오늘 하산 예정인 코스는 어프로치가 2키로가 넘는다고.....
갑자기 마음도 가벼워지고 목도 마르지 않다. ㅎㅎㅎ
남산치가 곧 나왔고 쉼터가 있어 간식 먹고 출발.
하산길 마음이 너무 가벼웠는지 회장님 그대로 넘어지고 총무님도 땅 살뻔하고 아무튼 곧 절이 나오고 절에서 오디도 맛보고 내려오니 신발 터는 기계까지 있다.
곧 백숙촌이 나오고 이대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백숙 먹은 식당 이름이 포구나무인데 포구나무가 팽나무를 이 동네에서는 그렇게 부른다고....
아무튼 3마리 시켜 푸짐하게 맛있게 잘 먹었다. 회장님인 옻나무 알러지 예방으로 약도 얻어 먹었다.
총무님이 여름이라고 밥값 계산.
부른 배를 안고 차 타고 늘어지게 자고 휴게소 한번 쉬고 11시 평촌 입성. 오늘은 회장님도 오늘 귀가 할 수 있다고....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산행 끝나자마자 오늘 조망, 경치가 정말이지 좋았다고 하니 치매 맞다.
벌써 다음 산행을 걱정하면서고 기다리니......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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