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8산행

더위를 피하다 죽을뻔.. (까끈봉-매화산, 7/15)

산무수리 2018. 7. 18. 00:13
탑승 거부              

-조재형(1963~ )
 

시아침 6/19


시어머니를 전도하는 며느리 
교회에 나가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목소릴 높인다.
돌아가신 아버님도 그곳에 계실 거라고.  
듣고 있던 시어머니 정색을 한다.  
-며늘아, 천국에 가면 늬 시애비 있다는디

-그 양반 다시 만나는 천국이라면
-내는 거기 안 갈란다.
 
 
다시 태어나도 같이 살 부부가 얼마나 될까. 한 생도 다 못 살아 많이들 헤어지는데. 며느리는 예외 없는 법칙처럼 천국을 내세워 시어머니를 전도해보려 하는데, 성공을 장담하긴 어려울 것 같다. 시어머니의 속마음을 미처 몰랐다. 누구에게나 사연이 있고 세상사엔 예외가 있는 법, 시인은 자칫 울적할 수도 있었을 이야기를 차분히 '웃픈' 시로 빚어놓았다. 영혼의 우주선도 노선이 좀 다양하면 어떨까. <이영광 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산행일: 2018.7.15 (일)

코스개관: 며느리고개-까끈봉-공동재-매화산-보혜사 (8:30~13:30)

날씨: 여름을 실감하게 하던 바람도 거의 불지 않던 더운날

멤버: 당나귀 9명


낙남정맥 2구간을 남겨놓고 7월 첫주 산행은 폭우 예보로 취소되었고 오늘은 폭염으로 혹서기 산행으로 대체한다고 듣보잡한 산을 간다고 문자가 왔다.

원래 예습 안하는 불량 학생인데 산 이름이 하도 이상해 찾아보았더니 홍천쪽 산인것 같다.

계곡 산행도 아닌것 같은데 왜 여길?

산행지 선택의 비밀은 이대장이 안 가본 산이라나? 

아무튼 점심도 안싸와도 되고 아침까지 해장국 사먹고 간다는데 점심 대신 간식 싸오라는 말을 제대로 안 읽어 혼자만 밥 싸가는 해프닝 연출.




산행지가 가까운건 좋은데 잘 시간이 부족하다. 더구나 하남 만남의 광장에서 회장님 커플을 태우고 해장국집까지 들리니 정말이지 산행 시작할 시간에 잠이 쏟아진다.

이대장 커플에 회장님 커플까지 함께 하니 분위기가 훈훈하다.

평소 무뚝뚝 하던 두 남자가 소년처럼 수줍어 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경국지색' 이 왜 생기는지 알것도 같다.

아무튼 졸다 도시락 빼놓고 허겁지겁 준비해 산행 시작하는데 시작점부터 급경사 구간이고 정상 등산로인가 의심될 지경.










그나마 많이 올라가지 않고 능선에 붙으니 그늘이라 바람이 안 불어도 덜 덥다.

산길은 완만한가 싶으면 급경사이고 내리막인가 싶으면 오르막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잘 안가는 산은 산길이 험하던지 특별한 경치가 없던지 하는데 이 산은 두가지 미덕(!)을 두루 갖춘것 같다. 

날이 더워서인지 사람도 없는데 오토바이 소리가 시끄러운게 옥의 티. 근처 국도에서 모터사이클족들의 라이딩 장소인것 같다.

언제 쉬나 싶었는데 드디어 선두가 쉰다. 자두와 토마토가 나온다. 자두가 단연 인기. 토마토는 팔다 남았다.






덜 깎은건지 그나마 깎아 이나마인지 지칠 무렵 작가님이 앉아 열심히 동영상 찍고 계신다.

아싸, 정상이구나.... 오늘 산 중 두번째 높은 봉우리라고.

회장님은 사이좋게 산행을 하는데 이대장이 뒤쳐져 정임씨에게 배낭 받으러 가라고 놀렸다.

이대장 체력이 영 바닥이다. 어제 산행 후 마신 술 영향인것 같다고.....

정상석이 뽑혀 누워있어 세워 사진을 찍었다. 정상 주변에는 머루 덩굴이 지천이다. 익을때 오면 좋겠다 했더니 그때는 누군가 먼저 따 갔을거라고.....

길은 오른쪽이 가고 싶게 보이는데 왼쪽 길이라고....










정상에서 앞서 가던 이대장 커플이 쉬고 있다, 여기가 공동재인가 보다.

후미는 아직 안 보인다. 작가님 선두에서 내 달리시려고 해 날도 더운데 바람도 부는 이곳에서 쉬었다 가자 했다.

점심 좀 늦게 먹으면 된다고 한참 쉬었다 출발.

















공동재에서 언제 정상 가나 싶었는데 작가님 목소리가 들린다.

아싸 정상~ 헌데 여긴 매화산 가짜 정상이라고 한다. 747m 이고 조금 더 가면 진짜 정상이 나온다고....

여기 그늘이고 바람도 좀 불고 모양이 그럴듯한 바위도 있어 쉬었다 가기로 했다.

윤호씨는 회사에서 넘어져 왼쪽 손가락 골절인데도 맥주, 황도를 얼려 아이스박스 2개에 물까지 채워 가지고 왔다.

이 더위에 몸만 오는것도 힘든데......

이대장은 맥주 마시러 올라오는 중이라는데 드디어 도착. 평소 먹을것 안 밝히는 회장님까지 오늘은 마다하지 않고 -아니 욕심내며- 간식을 드신다.

아무튼 이가 시릴 정도의 황도는 정말이지 기운 차리기 아주 좋았다.

힘내 진짜 정상으로 가자~













얼마 가지않아 진짜 정상이 나왔는데 아무 표시도 없고 완전 땡볕이다. 그래도 조망만은 남부럽지 않다.

이곳에서 정상사진 얼른 찍고 출발. 이젠 정말 내리막만 있다고......





얼마 가지않아 선두가 쉬고 있다. 바람이 아주 잘 부는 곳이라고.

이대장 커플은 뭐가 바쁜지 선두에서 휘리릭 가버렸다는데 코스가 완만하니 완전히 내달린것 같다.









오르막보다는 그래도 내리막이 조금은 쉬웠고 초장 하산길은 순해서 좋았다.

장미여인은 산행 잘만 하는데 그동안 회장님이 너무 아끼느라 안 모시고 온것 같다.

산행 구력도 생각보다 많아 혹서기 산행에서 훈련 하면 정맥길 다니는데 전혀 문제 없어 보였다.

산길은 끝까지 순했던건 아닌데 드디어 임도를 만났다.













임도 얼마 안 내려가니 쉬기 좋은 장소가 나오고 건물이 있는데 팬션 같지는 않고 휴양림인가 싶은 곳이 나온다.

한참 앉아 쉬고 놀고 있는데 한분이 나오신다. 이 더위에 산에 갔다 왔냐 하며 이곳은 산림청 관리하는 교육 시설이라 일반인 숙박은 안된다고....

숲 해설가라는데 이산은 특징이 없다고 하니 그래서 오지 산행 느낌의 산행을 할 수 있어 저 지방에서 많이들 온다나?

그리고 매화산이 747이라 보잉 747 갔다 온것 아니냔다. 거기에 있는 거북바위를 타면 1000년을 살 수 있다고 해 안 올라타 천만 다행이라고 다들 웃었다.

씻을곳을 물어보니 반대편으로 내려가면 남탕 여탕 나누어 씻을 수 있다는데 우리들은 보혜사로 하산한다고....

식당 이야기가 나왔는데 장원식당이 유명한데 양도 작고 값도 비싸단다. 그 앞에 밤골식당이 있는데 맛은 조금 떨어져도 가격 대비 가성비가 높다고 술 마시는 사람은 입맛이 저렴해 이곳도 괜찮을거라고.....ㅎㅎㅎ









절이 나왔고 차도 만났는데 씻을만한 곳이 없다.

차로 막국수 집쪽으로 나와 법흥사 이정표를 따라 저수지 위쪽으로 한참 올라가니 휴양림 입구쪽 절 앞 계곡이 그나마 씻기가 가능하다고....

오빠들은 옷 입은채 들어가 씻고 여학생들은 발만 닦는 정도로 씻고 있는데 정화조 물이 섞어 나온다고 절 쪽에서 한 사람이 이야기 한다.

갑자기 김이 팍 새는데 물은 깨끗해 보였다.

여기서 기사님이 사오신 시원한 수박을 회장님 솜씨로 잘라 먹고 막국수 집으로.....


막국수집 에어컨 바람에 앉아 있으니 이게 제일 좋다나?

이집은 곱배기를 추가 요금 받지 않고 준다고...

대부분 곱배기를 시켰는데 보통도 양이 결코 적지 않았고 맛도 괜찮다.

수육까지 시켜 배터지게 먹었는데 아침은 정임씨가 사더니 저녁은 작가님이 쏘셨다.

작가님은 막국수 먹을때 자주 사는것 같다.

부른 배를 안고 누워 자다 화장실이 가고 싶어 깨니 차는 양수리에서 하염없이 막힌다.

그나마 팔당 건너 속도가 좀 나아지고 하남에서 회장님 내리고 평촌 도착하니 3시간 반 정도 걸린것 같다. 

훤할때 도착하면 이대장 당구치자 하는데 윤호씨가 손가락때문에 큐대를 잡을 수 없다고 해 당구 게임은 다음에 치기로 하고 집으로~

왼쪽 무릎이 조금씩 아파 오는데 (언제 까지 산에 다닐 수 있으려나 걱정되긴 하지만) 죽지도 않고 산행을 무사히 할 수 있어 좋았고 날씨에 상관없이 산행 같이 할 사람들이 있다는것 자체가 참 고마운 일이라는걸 새삼 깨닫게 되는 하루였다.

감고사~


-사진 동영상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