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지(1976~ )
동생은 오늘도 일이 없다.
열심히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동생 몰래 정리해본
동생의 통장 잔고는 십오만 원.
서른세 살의 무명 배우는 고단하겠구나.
학교에서 맞고 들어온
이십여 년 전의 너처럼
너는 얼굴에
무슨 불룩한 자루 같은 것을 달고 있는데.
슬픔이
인간의 얼굴을
얼마나 무섭게 바꾸는지
너는 네 가면의 무서움을 알고 있느냐, 아우야.
선량했던 동생은 가난한 배우가 되었다. 서른셋, 통장엔 달랑 십오만 원. 형은 동생의 슬픈 얼굴이 무섭다. 슬픔은 무섭다. 그것의 다음 걸음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저 좋아서 택했으면 예술이든 뭐든 생계는 알아서 하란 생각이 퍼져 있다. 그러나 예술가란 예술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예술이 없으면 문화도 문화생활도, 그 흔한 ‘힐링’조차도 없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산행일: 2019. 4. 21(일)
코스개관: 정성갈재-변산지맥분기점-쓰리봉(734m)-봉수대(715m)-방장산(743m)-억새봉(636m)-벽오봉(640m)-갈미봉(416.6m)-앙고살재-삼면봉-솔재-399.8m봉-검곡치 -금곡마을 (09 :20 - 17:20)
날씨: 흐리고 덥게 느껴진 봄날
멤버: 당나귀 9명
영산기맥 1구간에서 아 뜨거 했다.
이번 구간은 1구간 보다 더 길단다. 그나마 길을 만나 도시락을 놓고 가도 되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새벽 실비가 내린다. 혹시나 해 비닐 우비 하나 챙겼다.
총무님 차 타고 가 버스를 기다리는데 박연씨가 보인다. 작년 5월 무학산 산행 하고 처음이니 거의 1년 만인것 같다. 그래도 오는길 잊지 않고 와 정말이지 반갑다.
차 타고 일단 잤고 여산 휴게소에서 밥 안 먹은 백성 아침 해결하고 좀 더 자고 지난번 시산재 했던 공원 도착해 사진 찍고 출발.
오늘 첫 봉우리 올라가는 길이 급경사로 힘들고 그 다음 방장산이 제일 높은 산이라는데 염려보다는 그래도 조금 돌려놓았다. 하긴 지난번 산행이 워낙 빡 센 지라 이 정도는 감당할만 하다.
헌데 선두가 초장부터 숲으로 들어간다. 뭐지? 두릅이 막 자라고 있나보다. 낮은 곳은 따간지라 높은 나무에서 2인 1조로 두릅을 딴다고 지체해 그나마 후미 백성을 면했다.
능선에 닿으니 멋진 바위가 보이고 회장님이 올라가 계신다. 그곳이 변산지맥 갈림길이라는 표지가 보인다.
바위에 올라가 인증샷 하고 조금 더 올라가니 선두로 올라간 박연, 신천씨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가 쓰리봉이라고...
바위틈에 정상 표지판을 해 놓아 올라가 사진 찍고 두릅 딴다고 지체한 이대장이 아무래도 힘들어 한다면서 윤호씨가 가져온 막걸리를 먹어야 할것 같단다.
신천씨표 방울토마토를 먹는데 아주 달다. 기다리려니 후미까지 도착해 놀다 출발.
여기서부터 암릉과 진달래가 어울어진 능선이 정말이지 멋지다.
시계도 아주 맑은날은 아니지만 저수지도 보이고 아주 그냥 죽여주는 경치다.
길도 이만하면 좋은편이다. 중간 꽃도 좋은 장소에서 막걸리와 전으로 요기한다고 선두가 기다리고 있다.
막걸리와 김치전 정말이지 환상의 맛이다. 사이 좋게 나누어 먹고 방장산을 향해 출발~
방장산 가기 전 심상치 않은 바위가 보이고 올라가니 방장산은 아니고 넓은 헬기장인데 사방 조방이 끝내준다.
여기가 봉수대라고 한다. 사진 찍고 방장산으로 가는데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사진 찍느라 길이 정체된다.
드디어 방장산. 앞 뒤 사람들로 바글거린다.
정상에서 인증샷 하고 나니 한 사람이 사진을 찍어 달란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 하는 중이라 차 한대가 왔다고 한다. 그럼 나도 오늘 100대 명산 하나 한거네? 아싸~
방장산 지나 부지런하 가고 있는데 선두가 길이 아닌곳 같은곳에 들어가 있다.
뭐지? 두릅 따는거라고...
나는 걷기도 힘든지라 그냥 진행.
활공장에 도착하니 사방이 트이고 아주 좋다. 산악 자전거 한 팀이 평상에서 식사중.
후미가 올 생각을 안해 포기하고 진행.
조금 올라가니 벽오봉이고 이곳에서 조금 더 진행하니 임도가 나오고 임도를 가로지르니 우측은 산악자건거 길이고 왼쪽이 등산로인데 자건거길은 정말이지 무너지는 길이다. 걷기도 힘든 이곳을 잔차 타고 지나간다고? 보기만 해도 겁이 난다.
잔차만의 매력이 있는건 맞지만 내 발로 땅 딛고 걷는게 제일 행복하다.
나올듯 나올듯 안 나오던 앙고살재가 드디어 나왔다. 우리 버스를 만나니 정말 반갑다.
앙고살재는 누루하치 아들이 살해 된 곳이라나?
헌데 앞서 간 줄 안 총무님이 안 보인다. 전화를 해보니 뒤에 계시다고.
길건너 공터에서 점심을 펼치니 총무님이 헐레벌떡 뛰어 오신다. 두릅이 너무 많아 따느라 시간을 지체 했다고.... 어쩐지...
배낭이 묵직한걸 보니 꽤 많이 딴것 같다. 점심 먹고 오전반 2명은 쉬고 오후반 출발.
아무래도 물이 부족할것 같아 염치 불구하고 기사님 물을 얻어 빈병을 채웠다. 조금 안심이 된다.
오전 산행에 비해 오후 산행은 아주 높은산이 없어 조금을 수월할것 같다.
조금 진행하니 간벌중인지 수종 개량중인지 산이 베이고 깎이고 어수선 하다.
삼면봉은 어딘지도 모르게 지났고 길을 만났는데 솔재라고.....
솔재 지나고 나무를 베어 내 낮은 나무들만 있는 황량한 지대를 지났고 지도에 699라고 표시된 곳인것 같은데 사실은 399봉인것 같다.
이대장이 쉬고 있고 조금 더 진행하니 철탑이 나온다. 여기 고사리가 지천이라 안 꺾을 수가 없어 꺾고 있으려니 총무님 오시고 박연씨 도착.
후미는 황량한 그곳에서 두릅 딴다고 올 생각을 안하는것 같다. 쉬고 있는 곳에도 두릅이 있어 오늘 처음 두릅에 눈 뜬 박연씨가 따서 날 주네?
고사리에 두릅에 웬 횡재?
한참만에 후미가 도착. 높은 나무는 2인 1조로 해서 두릅을 땄다고 하는데 제일 높은 곳에 나는 두릅이 연하고 맛있다고...
처음 날때는 1주일 정도 걸리다 한번 따면 그 다음 순은 하루 사이에 자라는데 억세다고 한다. 그들 나름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라고 한다.
간식 또 먹고 출발.
다시 임도를 만났는데 오른쪽 리본이 달려있어 올라가는데 길이 좁고 거칠다. 임도로 갔던 사람들도 그 길이 아니라 되집어 올라온다고....
아무튼 거친 길을 뚫고 내려가니 다시 길을 만났는데 여기가 검곡치라고...
검곡치에서 산 하나를 더 넘어야 하는데 두릅에 가시에 길이 안 좋다고 대부분 이곳에서 임도를 타고 하산하다고...
우리도 산 하나 더 넘으면 두릅 따느라 못 간다는 총무님. 아무튼 회장, 대장 2인 1조는 두릅때문에 후미에서 와서 다같이 임도타고 가기.
임도 타고 1키로 정도 내려오니 영화마을 이정표가 보인다. 돌아돌아 내려가니 영화 만남의 광장, 내마음의 풍금, 태백산백 찍었던 마을이 나오는데 지금은 벽화 그려놓고 대부분 집이 민박집인것 같다.
나중에 이쪽 고향인 샘에게 들은 이야기는 이 마을에서 축령상 휴양림 산길 가는 코스가 있다고 하는데 축령산 휴양림은 편백숲이 장난이 아니게 멋진 곳이라 한 여름 책 가지고 가 쉬기 아주 좋은 곳이라고......
내려오니 우리가 너무 빨리 내려왔다고 깜짝 놀란다.
차 타고 해 지기 전 백양사 고호 마을에서 벽화 배경으로 사진 찍어야 한다는 총무님.
벽화는 생각보다 유치했고 예상보다 많았고 마을은 재래시장이 있는데 장이 파할 시간이어서인지 사람도 거의 없고 장사가 될까 싶은 그런 동네다.
식당을 찾아 들어가 장터국밥으로 저녁을 먹는데 기대 이상으로 맛이 괜찮고 주인장도 고우시다.
배가 별로 안 고팠는데도 갈증 때문인지 허겁지겁 밥을 먹고 7시경 출발 했는데 10시도 되기 전 평촌 도착.
두릅을 나누어 주셔서 안 딴 나같은 백성도 두릅이 한가득이다.
총무님 왈, 원래 목욕탕 주인보다 때밀이가 돈을 더 잘 번다나? ㅎㅎㅎ
고사리는 빨리 안 삶으면 금방 쇤다는 회장님 말씀에 집에 오자 마자 고사리부터 삶았다.
오늘 한명 더 왔을 뿐인데 웬지 활기가 돌고 마음도 뿌듯했다.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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