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기(1960~ )
누구의 빨간 심장 하나
어느 허기진 살림살이
한 두어 평, 넓어지겠다
제 부리에 묻은 선혈(鮮血)의 따듯함을
모르는 어리석음도
언젠가 누굴 위해 저렇게
제 심장 내걸 날
있을 테지
누군가 허공에 남겨 둔 까치밥은 굶주린 자를 위한 사랑의 표현이다. 그것으로 “허기진 살림살이”가 넓어진다. 놀랍게도 사랑은 감염이 잘되어서, “따듯함을 모르는/ 어리석음”도 사랑을 받으면 사랑을 하는 존재가 된다. 사랑이 또 다른 사랑을 위해 허공에 “제 심장”을 내거는, 이 ‘연쇄 사랑사건’이야말로 희망의 도화선이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산행일: 2019.5.5 (일)
코스개관: 3거리-들독재-무래봉-축령산-두루봉-소두루봉-구왕산-구황산 (9:40~18;10)
멤버: 당나귀 10명
날씨: 한낮에 더워 다소 지치던 날씨
연휴인데 당나귀 산행은 이어진다.
회장님은 고향에서 어버이날 행사가 있는지라 미리 내려가 현장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오늘 몇년 만에 경미씨까지 와 10명이 된다. 얼마만에 2자리 숫자인지 모르겠다.
일단 잤고 여산 휴게소에서 아침 안 먹은 사람들 밥 먹는데 연휴인지라 밥표 사는 줄도 긴가보다. 아무튼 밥 먹고 조금 더 가 고호 영화마을에서 회장님 만나 차로 이동.
회장님 고향 행사하고 난 간식을 바리바리 싸와 오늘은 정임씨 커피 생략하고 빵, 쥬스로 간식 먹고 지난번 걸어내려왔던 길을 차로 올라가 시간을 벌었다.
사진 찍고 올라가니 들독재.
현지인께서 어디로 가냐고 묻더니 이쪽은 장성, 저쪽은 고창이라고.....
오늘 산길이 아주 긴건 아닌데 업다운이 아주 심하다는데 오랫만에 온 경미씨가 선두에서 휘리릭 가버렸다.
그동안 칼을 많이 갈고 왔나보다. 후미는 역시나 내차지?
조금 올라가니 트랭글이 운다. 정상 표지판이 있다.
무래봉에서 축령산 정상까지는 철책 쳐있는 곳을 지나는 목장길 따라 걷는 듯한 환상적인 길이다.
여기서는 등산객도 많이 만났다.
정상에는 2층 정자가 있고 단체들이 독사진 찍는다 북새통을 이루더니 정자에서 간식 먹는 동안 단체 팀이 빠져 우리도 호젓하게 단체 사진을 찍었다.
10명이라 카메라에 꽉 차 카메라 다시 사야 하는거 아니냐는 덕담을 하고 이젠 두루봉을 향해 가기.
축령산 지나 산책로 없음이라는 표지판이 잠시 헷갈렸는데 산책로가 아닌 우리가 갈 등산로다.
초장 어수리 발견한 총무님에 정임씨까지 어수리 딴다 지체한다. 자력갱생 안되는 백성은 한눈 팔 때 가는 수 밖에.....
길이 험한듯 하다니 바위가 보이고 멋진 조망터도 보인다.
길은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는가 하면 다시 평탄한 길이 나온다.
선두는 가버렸고 바로 뒤 윤호씨와 신천씨가 날 배려하느라 천천히 잔행하는데 조망이 좀 트이는 곳에 표지기가 유난히 많이 달려있다.
둘러 봤어야 하는데 사진막 찍고 직진.
헌데 표지기가 없고 길도 야산처럼 변한다. 여기 아닌가? 전에 홀로 떨어져 알바 한 생각이 들었는데 조금 더 진행하니 표지기가 보이고 앞에서 야호 소리가 들려 이길 맞나보다 하고 부지런히 걷고 있는데 총무님 전화.
표지기 많은 곳에서 우회전 했냐고? 안했는데요?
선두도 이길로 직진 했는데요? 뒤에서 야호 소리가 나고 앞에서도 오란다,
그길 아니래요? 백해야 한대요. 일단 와서 점심을 먹으라는데 아무래도 아닌것 같아 되돌아 가기로 했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려니 정말이지 힘이 쭉 빠진다.
총무님 전화, 앞팀은 그냥 진행해 임도타고 내려와 만나기로 했단다.
난 이미 되돌아 가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
총무님이 되집어 올라왔다 내려와 배낭을 받아 주었는데 힘이 빠져 빨리 갈 수가 없다.
표지기 많은 곳에서 바위 아래 길이 없어 보였는데 길이 보인다.
길은 급경사로 이 길도 좋은 길은 아니고 잡목도 많다. 이 길을 되돌아 올라왔다 갔으니 미안할 따름이다.
앞에 간 사람들이 잘 갔을거라 하며 내려가는데 스틱 자국도 안 보이고 거미줄까지 그대로 있어 전화를 한거라고....
선두팀은 임도를 타고 내려오면 좋으련만 삼각형으로 만날것 같아 임도를 건너 산으로 올라가니 그쪽으로 진행하면 전혀 다른 봉우리와 다른 동네가 나와 되집어 내려오고 있다고....
그나마 그 팀이 안 낀걸 다행으로 여기며 내려가는데 우산나물과 취나물이 있어 힘든 와중에 총무님께 붕투까지 얻어 나물 채취하며 내려가기.
여기도 사람들이 거의 안 다닌것 같다. 잡목으로 긁히고 찔리고 얼굴 부딪치고....
야호 소리 내 가며 서로 위치 확인하며 겨우겨우 임도에서 선두를 만났다.
이대장이 고집 부리는데 오늘은 작가님까지 동조를 하셔서 이런 사단이 났다고... 그나마 선수들끼리라 다행이다.
오늘 산행 제대로 한것 같다는 작가님, 항복~
10명이 너무 많이 찢어진건가? 행복한 투정을 하며 사람이 많으니 반찬도 풍성한데 도시 농부인 총무님 옥상 텃밭 쌈이 드디어 개시.
거기다 윤호씨 페트병 맥주는 뭔지 쓰지도 않고 아주 맛이 있었다. 이 무거운걸 들고 오는 천사들 덕분에 산행이 행복하다.
그 많은 쌈을 싸 가지고 오셨는데 그걸 또 다 먹었다. 이제 배불러 못가 할 정도로.....
임도에서 다시 산길로 올라가는데 두루봉까지 거리는 멀지 않은데 배가 불러 도살장 끌려가는듯 다들 걸음이 느리다.
두루봉은 정상 표지는 있는데 장소도 협소해서인지 선두도 기다리지 않아 사진도 못찍고 출발.
두루봉에서 소두랑봉까지는 정말이지 오늘 산행 중 가장 지루했던 구간 같다.
걷기도 힘든데 총무님과 정임씨는 더덕까지 캔다. 나도 한뿌리 얻어 먹었다, 뭐라도 먹고 힘내자.
거리는 2.6키로 라는데 한고비 올라갔다 싶으면 봉우리가 또 나오는데 정말이지 지칠때 까지 였다.
막상 정상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고 작가님도 안 보인다.
바로 아래 바위에서 쉬고 계시는데 바람이 시원해 일어나기 싫을 정도.
정임씨와 총무님은 도라지 꺽는다고 올 생각을 안한다. 쉬었다 박연씨 팀 먼저 출발하고 작가님 출발하고 그 뒤로 출발.
걸음도 느린데 남들 쉴때 다 쉬면 안되겠기에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 걷기.
소두랑봉에서 내려가다 작가님은 숲으로 들어가 두릅을 따고 계시다. 눈에 보이니 아니 딸 수 없겠지....
한참 내려가다 보니 여기도 간벌된 곳이 넓게 펼쳐져 있고 거길 지나니 숲길인데 우리가 갈 구왕산은 까마득하다. 정말이지 바짝 서있다.
길은 험하고 암름이 있어 그 사이를 헤쳐가야 하는 거의 길이 없는 지경.
그나마 소두랑봉보다는 일찍 정상 트랭글이 울어주어 얼마나 기뻤는지....
정상은 암릉 위에 사방이 트인 제법 멋진 경치인데 정상석은 구황봉이라고 써있다. 이렇게 오기 힘든 산을 100대 명산에 넣어야 한다고 우기며 이제 무금치를 향해 출발~
무금치 가는 길은 초장은 급경사로 저절로 미끄러지는 길을 지나고 나니 평탄한 길이 나와 지옥 끝에 천국이 이어질줄 알았다.
스틱이 필요 없을 정도의 길을 가는데 총무님이 되돌아 온다.
또 알바? 다행이 많이 가지 않고 바로 제대로 된 길을 찾았다. 표지기 달아놓은 나무가 부러져 쓰러져있어 길을 놓쳤었다.
총무님 나무로 가지 말라고 막아놓고 우리들도 좀 더 조심하며 산길을 가는데 몇개의 작은 오르막이 나오는데 이미 지칠대로 지쳐 오르막 가는데 정말이지 함들었다.
별 경치가 안 보이다 선두에 가던 작가님이 조망이 트인 곳에서 기다리고 계시다 사진을 찍는다. 여기가 끝인줄 알았는데 앞에 보이는 봉우리 하나를 더 넘어야 한다고...
흐미, 다시 지옥?
그나마 많이 내려가지 않고 조금 올라갔다 내려오니 무덤이 보이고 여기서는 진짜 얼마 안 남았다고 해 여기서 남은 물 나누어 마시고 (대부분 물이 떨어져 고생했다) 조금 더 내려가니 편백나무를 끼고 가니 우리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내심 축령산 간다고 해 편백숲을 기대했는데 오늘 산행에 편백은 거의 못봤다. ㅎㅎㅎ
회장님 차 세워놓은 장성으로 되집어 가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멀다.
우리가 오늘 많이 걷긴 걸었다고 하며 장성 시내 도착해 김가네 식당에서 김치찌개로 늦은 저녁 먹기.
간이 간간하지만 워낙 땀을 많이 흘렸고 배도 고픈지라 다들 후다닥 먹고 마시고 8시 출발.
회장님은 혼자 차로 올라가시려면 많이 졸리시겠네....
첫번째 휴게실에서 화장실 들리고 내쳐 올라가는데 천안 부근부터 막혀 정체가 되 다들 깼다.
아무튼 지난번에는 3시간 걸렸던 이 길이 오늘은 4시간 꼬박 걸려 무박2일의 산행이 되었다 웃었다.
후다닥 내려 각자 집으로~
힘도 들었고 옷도 따뜻하게 입고 가 나름 고전했는데 반바지 반팔 입고 온 박연씨는 팔다리 상처 난것 보다는 나았던것 같다.
힘든 구간을 지나면 하산하는 순간 뿌듯함이 몰려와 힘든 기억은 고스란히 까먹는 행복한 치매?
얼마나 더 당나귀를 쫓아 다닐 수 있으려나......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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