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
최진연
맷돌에서 나오는 모유(母乳)같은 콩국을 찬 우물물에 타서
삶아 건진 칼국수를 메운 위에 오이채를 얹어 먹는
구수하고 서늘함이 흐르는 땀을 빨아들이고.
말랑거리는 가슴의 어머니 냄새
할머니 어머니 아내의 손과 가슴으로 이어지는
혈맥 같은 그 맛
하얀 오존이 하늘을 뒤덮는 이 도시의 여름을 나자면
어머니를 느끼며 콩국을 먹어야 하고.
궂은 날 어머니를 졸라 솥뚜껑 지짐질로 빚으시던
밀전병 생각이 간절하면 먼 하늘이나 바라보고.
산행일: 2019.7.21 (일)
코스개관: 용천사길-노은재-화산골재-지경재-구봉산-광암마을 (10:00~16:40)
날씨: 후덥지근한 여름
멤버: 당나귀
월욜 이태리 해외여행을 떠난다. 당나귀 산행을 하고 갈 수 있어 다행이다 싶었다.
토요일도 산행 약속을 했다 아무래도 이날은 짐을 싸야 할것 같아 취소하고 뭘 가지고 가나 고민하며 대충 짐을 꾸렸다.
아침 비가 조금씩 내린다.
총무님 차를 타고 버스 서는대로 간다. 아니 왜?
오늘 삼겹살 파티를 하느라 짐이 많아 버스에 실어놓고 가신다고. 헌데 회장님 전화. 알람을 잘못 맞춰 늦게 출발해 윤호씨 태우고 농수산으로 바로 오라고....
차 대고 짐을 바리바리 들고 버스 서는데 도착. 곧 버스도 도착.
다음부터는 범계역 들리지 않고 바로 농수산으로 오면 되겠다. 그럼 15분 절약이 된다고....
일단 잤고 군산휴게소에서 셋은 아침을 먹고 우리는 작가님이 가져오신 맛좋은 명가떡방 찹살떡 먹기.
오늘 점심 일찍 먹는데다 삼겹살 파티인데 무슨 아침이냐는 작가님. 거리는 3키로 남짓이지만 지난번 산행을 보니 시속 1키로 밖에 안될거라는 총무님.
10시 경 용천사 입구 모악산 등산로 입구 도착.
원래 오늘 불갑사 가야 하는데 불갑사는 상사화 축제가 열리는 9월 중순으로 미루가 한구간 건너 뛰었는데 용천사도 나름 상사화가 멋지고 원조라고 주장한단다.
그래서인가 올라가는 등산로 초입 알뿌리가 군데군데 많이 보인다. 이게 상사화?
비로 불어나 계곡(!) 이 생긴 등산로. 모악산 갈림길까지는 길이 좋았지만 곧 넝쿨속으로...
비가 온 후라 나무, 풀등이 젖어 앞에서 가지 자르는 선두조는 신발, 옷이 젖는다.
오늘은 윤호씨도 작은 정글도를 들고 와 2번째 서서 열심히 총무님과 러셀하기.
러셀때문에 속도가 빠르지 않아 후미백성은 그나마 좀 낫다.
간간히 영지버섯까지 채취하는 선두조.
나무에 붙은 버섯도 보고 소라 만한 달팽이도 보고 이쪽 산은 특히나 구지뽕나무가 많다고...
총무님 왈, 가시가 있는 나무 대부분이 우리 몸에 좋다는데 산행 할때는 야들이 자꾸 가지 말라고 잡고 할킨다.
회장님 왈, 총무님 키높이에 맞춰 잘라 나무가지가 눈을 찌른다나 뭐라나?
더워도 하하호호 웃으며 이 길을 함께 가니 덜 힘들고 즐겁다.
군부대 철조망을 지나고 군대 전문용어가 나오니 다들 할말이 많은것 같다.
아무튼 즐거운 마음으로 웃으며 가는데 오늘 오전에는 봉우리 하나 없는 야산이라고....
그래도 군부대 구역에 들어오니 넝쿨이 좀 적어졌다.
한곳 시야가 트이는 곳이 나왔다. 저수지도 보이고 우리 버스도 보인다. 야호~
이곳에서도 한참 내려갔고 하산길 미끄러운 곳에서 회장님 넘어지며 안 그래도 안좋은 왼쪽 팔로 짚어 어깨가 많이 아프다고...
설상가상으로 스틱도 안에서 부러져 넘어진것 같다.
총무님이 삼겹살 5근에 상추, 쑥갓에 김치에 햇반까지 다 준비해 오셔서 우리는 맨 입으로 왔다.
사실 작가님도 사모님이 입원하셔서 올 상황이 아니었는데 사모님이 총무님이 점심까지 준다는데 집에 있어도 밥도 없는데 왜 안가냐고 해 못이기는체 오셨다고....
열심히 먹고 있는데 비가 내리는것 같더니 다행히 그쳤다.
배부르게 밥 먹고 우천시 교육시키는 건물 옆으로 해서 오후 산행 출발.
군부대 지나고 그나마 나무, 넝쿨은 좀 말라 옷이 덜 젖는다.
헌데도 길은 그닥 좋지 않아 다시 넝쿨이고 중간 집 한채와 개가 나온다. 여기서 올라가면 된다고...
이 길도 그리 좋지 않았고 중간 감나무 과수원이 나와 돌아가다 과수원으로 내려오니 길을 만났다.
여기가 지경재라고...
잠시 쉬는데 비가 내린다. 뭐야? 지나가는 비로 소강상태.
여기서 산길로 가지 않고 독립투사 기념관을 지난다고....
찻길을 걷는데 독립투사 생가 근처라서인지 가로수가 무궁화이고 집집마다 조경을 아주 잘 해놓았다.
특히나 한 집은 괴목으로 담장에 장식을 해 놓았다.
일강 김철 생가를 둘러보고 여기서 구봉산 가는길 이정표가 보인다.
등산로 이정표도 되어 있고 기념관 뒷산이라 러셀을 안해도 될줄 알았다.
초장 계단길은 힘을 빼 점심에 먹은 삼겹살 다 꺼진다 아우성이고 계단이 끝나니 그야말로 넝쿨로 뒤덮혀있다.
등산로 관리를 전혀 안 해 놓은것 같다.
겨우겨우 정상에 가니 정자가 있다. 오늘 산행 중 유일하게 트랭글이 울었다.
여기서 우리는 오른쪽으로 하산 시작.
구봉산에서 하산길은 초장엔 길이 좋다가 중간 부분 임도가 나왔는데 산길로 접어드니 역시나 길이 어수선 하다.
결국 다시 임도를 만나 임도따라 내려오니 포장도로가 나오고 그 도로 끝에 우리 버스가 서있다.
오전에 비하면 그래도 오후 산행이 빨리 끝난 편이다.
옷 갈이입고 영광 시내를 배회하다 터미널 근처 시장에서 콩국수와 잔치국수로 가벼운 저녁 먹기.
총무님이 저녁값까지 계산.
굴비 산다고 해 따라가 제일 작은 굴비 한두릅씩 사고 6시 출발.
화성 휴게소 잠깐 쉬고 9시 조금 넘어 평촌 도착.
다들 이고 지고 싸가지고 와 영양보충 해 가면서 오늘도 무사히 산행이 끝났다. 감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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