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정윤목
무섭게 더워야 여름이고
되게 추워야 겨울이지
그 참아내야 야무진 사람 되지
날씨쯤이야
마음 하나쯤이야
배꼽 달고
두 주먹 쥐고 바르르 떨며
응아 울음 터지던 날
연단의 출발점이었겠지
아무렴
그래서 사람의 사람들
하하호호 축복하였겠지
코스개관: 상의주차장-대전사-주왕산(주봉)-가메봉-가메봉4거리-대문다리-절골 분소 (11:40~18:50)
날씨: 더웠다.
작년 여름방학 차영샘이랑 외씨버선길 영양 구간과 일월산 산행을 했다. 그때 주왕산을 하려다 연일 비도 내리고 해서 하루 일찍 귀가해 주왕산을 못했다.
올해 이태리 귀국일정이 8/5 인줄 알았는데 6일이란다. 헐~
화요일 일정을 목요일로 미루다 보니 외씨버선길 일정을 하루 늦추기로 했다.
수요일 연수에 오마니 생신, 목요일 출장. 헌데 차영샘도 절친 모친상인데 목포 내려가야 한단다.
둘 다 피곤한데 계획대로 하겠냐는 문자. 작년에도 너무 더워 혹시 취소하자는 말 기다렸다는데....
피곤한건 사실이지만 막상 취소하면 허송세월 하는건 좀 그래 가급적 가는걸로 하자 했다.
6:30 주왕산행 첫차를 끊었고 첫 전철을 타고 무사히 버스를 타니 버스가 헐렁해 배낭을 들고 탔다.
혹시나 싶어 누룽지와 코펠, 버너를 가져왔는데 차영샘은 오늘 아침거리만 들고 왔다고.....
버스는 제천 간이휴게소에 섰는데 에어콘이 어찌나 빵빵한지 다들 추워 난리다. 뜨거운 커피 빼 마시고 아침으로 떡, 과일 등을 먹었다.
버스는 안동에서 20분 정도 쉬고 진보, 청송 지나 주왕산으로 가는데 이젠 둘만 남았다. 청송 장날이나 차를 아무렇게나 대 기사님 노발대발 난리고 여기 저기 전화 한다.
차 빼줘 4시간 반만에 주왕산 주차장 도착.
식당 어디가 맛있냐고 하니 식당을 소개하더니 숙박 할거냐고 하더니 민박집 전화까지 해 주신다.
향촌 식당 소개를 해 주었는데 밥집 겸한 민박이라 짐 놓고 아예 점심까지 먹고 물과 간식, 스틱만 들고 산행 시작.
밥도 사먹기로 해 방값을 3만원에 깎아 주셨다.
입장료가 3500원이나 하는데 주왕산 오기도 처음이라는 차영샘.
폭포있는 코스는 외씨버선길 코스인지라 오늘은 그 코스를 피해 나도 못 간 주봉과 가메봉을 가기로 했다.
초장 순했던 길이 계단을 올라가고 가끔 전망대가 보인다. 오늘 날이 장난이 아니다. 이 날씨에 산에 온 자체가 제정신 아닌것 같다.
정신나간 여인 둘이 겨우겨우 주봉 도착. 조망 아무것도 없다.
한 가족이 와 서로 사진 찍어 주었다. 이젠 가메봉을 향해 출발.
가메봉 가는 길은 길이 썩 좋진 않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은 아닌것 같다.
반대편에서 간간히 사람들이 와 절골에서 오냐고 하니 아니라고 한다.
아무튼 좁은 그나마 경사는 급하지 않은 대부분 그늘이고 시계도 보이지 않는 길을 가다보니 후리메기 갈림길이 나왔고 더 진행하니 길은 좀 좋아졌고 가메봉 4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조금 올라가니 나오는 가메봉은 생각보다 높이도 높았고 조망도 완전 좋았다.
여기저기 사진 찍고 이젠 절골을 향해 출발~
절골로 하산하는 길은 초장은 경사가 급했는데 조금 내려가니 드디어 계곡을 만났다.
계곡을 만나니 아무래도 덜 덥고 고생 끝 행복 시작인줄.....
헌데 계곡이 태풍때문에 물이 불었는지 생각보다 여러번 계곡을 가로지르는데 만만하지가 않다.
결국 2번은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건넜고 신발이 적실 정도의 물이 찰랑거렸고 있었던 구조물도 군데군데 끊어지고 아무튼 길 찾기 정말이지 그지 같았다.
그러니 경치고 뭐고 눈에 안 보인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작년 비때문에 고생한지라 올해는 고어 발목 높은 등산화를 신은지라 발이 푹 젖진 않는것.
거문다리라는 이정표가 보이는데 여기서도 우왕좌왕 하다 어찌어찌 건넜고 여기서부터는 평탄한 줄....
거의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절골 계곡을 시간도 많이 걸리고 아무튼 죽지않고 무사히 하산하니 정말 기뻤다.
검색해 보니 절골이 물이 불으면 입산 통제를 하는 곳이라고....
하산해 주산지까지 보고 가기로 했는데 분소와 화장실은 문이 잠겨 있고 이정표도 안 보인다.
땀냄새 때문인지 날파리는 달라붙고 정말이지 환장할 상황인데 차 한대가 나와 주산지를 물어보니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차영샘이 가는 길이면 태워다 달라고 하니 이 동네에서 팬션 하시는 분이라는데 주차장까지 태워다 주셨다.
헌데 그 차에 우리 따라 들어온 날파리를 수십마리다. 죄송하다....
주산지는 해질 녁인데 사람들이 간간히 구경하러 올라간다.
왕복해도 2키로가 넘지 않는 것도 다행이고....
입구에 이 지역 특산물인지 자두 파는 집이 몇집이 된다. 몇시까지 계시냐고 하니 나올때 사란다.
가게에서 음료수 하나 하 마시며 갈증을 달래고 주산지 전망대까지 갔다 왔는데 예전보다 정비는 많이 되었고 숲이 우거져 그윽한 맛은 덜하다.
해가 졌다. 자두 장사는 다 철수했고 향촌식당 주인장에게 전화를 하니 차가 갈거라고 타고 오란다.
주인장 남편께서 태워다 주시는데 생각보다 멀었다.
수고비 만원 드리고 저녁 부탁을 하고 씻고 빨래 돌리고 맥주와 함께 늦은 저녁을 먹었고 물을 얼려 달라고 부탁했고 내일 아침은 5시반에 먹겠다고 했다.
방에 와 너무 피곤해 곧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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