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면 난 행복하다>
신형식
장마철이면 난 행복하다.
후텁지근한 가슴 속에
자존심처럼 간직했던 일들
우르르 쾅쾅
눈물로 쏟아버릴 수 있어
난 행복하다.
그리움이 먹구름처럼 끼고
사랑도 만남과 이별 사이에서
시시각각 변덕을 부리는 장마철이면
들고나갔던 우산을 잊어버려도
핑계가 있어 난, 행복하다.
그러다 가슴 속까지 흠뻑 젖어도
난 행복하다.
울다가도 웃는 세상.
참 지조 없는 세상.
그래서 난, 행복하다.
그렇게 사는 것이,
그런 핑계를 댈 수 있다는 것이,
그래서 그대의 세상에서
웃고, 또 울고 살 수 있다는 것이
더 없이 행복하다.
장마철이면
그대가 있어서 난 행복하다.
장마철이면
그대가 없어도 난, 마음껏 행복하다.
-7/28 (일)
6시만 되면 누가 깨우지 않아도 일어나게 된다.
오늘 아침은 신샘이 양식으로 샌드위치와 계란 후라이, 우유, 커피, 쥬스로 준비했다.
루꼴라라는 쑥갓 비슷한 야채를 처음 알게 되었다. 밥 먹고 7:40 정든 집 출발.
-아레나
아레나는 브라 광장 가운데 위치한 원형 경기장으로 피를 닦아내기 위해 모래를 깐데더 모래라는 뜻이라고 한다.
2000년 되었다는 아레나는 보존 상태가 좋다는데 밖에 이집트 조형물이 많이 있다.
여기서 6월 말부터 8월 마지막주까지 베로나 오페라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음향 장치 없이 구석까지 소리가 잘 전달되는 구조라고 한다.
올해는 아이다 공연을 하나? 웬 이집트?
브라 광장도 일요일 아침이어서인지 아주 한갖지고 조용하다. 아레나 안으로 들어가 구경하고 싶었는데 못 들어간단다.
베로나에는 줄리엣의 집이 있다는데 브라 광장에서 줄리엣 생가 가는 길이 명품가라고 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아침이라 다 문이 닫혀있다.
줄리엣 동네 아니랄까봐 동네 낙서에도 유난히 하트가 많다.
-메르베 광장
줄리엣의 집이 아직 문 열 시간이 아니라 왼쪽으로 가니 나오는 광장이 내 눈에는 줄리엣 집보다 훨씬 좋았다.
메르베는 약초라는 뜻으로 옛날 약초 시장이 열렸던 곳이라는데 매일 오전에 장이 선다고 한다.
멀리 보이는 분수는 '베로나의 마돈나'아고 광장 끝 '성 마가의 사자상'은 베네치아 지배를 받은 흔적인데 베네치아 사자와 똑같다고 한다.
광장 끝에는 줄리엣 아버지인줄 알았는데 시인 '베르토 바르바리니' 라고.
광장이 이태리어로 piaza와 또다른 단어가 있는데 piaza는 건물로 둘러쌓인 광장이라고 한다.
-줄리엣의 집
광장 반대편으로 조금 가니 어두컴컴한 골목 앞 껌이 잔뜩 붙은 벽을 지나자마자 나오는 줄리엣의 집.
예나 지금이나 연인들이 제일 무서워 하는 것은 헤어지는거겠지.그래서 껌도 붙여놓고 자물쇠도 달아놓고.....
줄리엣 가슴을 만지면 사랑이 이루어 진다는데 남자들 대부분이 자기보다 훨씬 키가 큰 줄리엣에 매달려 사진을 찍었다.
입장료를 내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실제로 한 팀은 여자는 2층 베란다에서 내다보고 남자는 무릎 꿇고 구애 하는 장면을 연출해 보는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오늘 우리 일정은 돌로미티 지역으로 가면 되는 널널한 일정이라 그동안 장터 같던 관광지가 아니라 조용한 마을에 있으니 다들 너무 좋다고 한다.
여기 저기 배회를 하고 우리가 차 세워놓은 곳에 와보니 주차 단속 요원들이 주차증 검사를 하는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었다.
돌로미티 가기 전 베로나에 아주 큰 호수가 있다고 해 호수 보러 9:10 출발.
-가르다 호수
베로나에서 1시간 걸리는 시르미오네의 가르다 호수를 갔다. 이 호수는 이태리에서 가장 큰 호수로 여기 오는 길에는 이곳이 휴양지 인걸 한 눈에 알수있게 호텔과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온천도 있어 늦게 까지 문을 열고 겨울에도 수영이 가능하다고.
아직 오전이어서 안쪽 깊숙히 있는 Rocca Scaligera 성 근처에 차를 댔다.
호수는 정말 커서 거의 바다처럼 보인다. 군데 군데 배로 호수 주변을 한바퀴 도는 상품이 있어 계속 사람들이 타고 내린다.
-Rocca Scaligera 성
로카 스칼리제라 성은 베로나 스칼라 가문의 성으로 요새로 지어진 것인데 3층으로 되어 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니 성이 크진 않은데 보는 장소에 따라 여러가지 모습을 보이고 3층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이 아주 좋다.
호수 너머 돌로미티도 보이는 멋진 곳이다.
성을 나와 바닷가쪽으로 사람들이 가서 우리가 가보기로 했는데 황샘이 많이 안 좋은가 보다. 차에 가서 자겠다고 먼저 나갔다.
우리는 바닷가에 나가 사진도 찍고 가게도 둘러보는데 이곳 젤라또가 유명한가 보다. 큼지막한 젤라또를 들고 인증샷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도 시간이 있다면 산책할 코스가 보였다.
나가면서 장난감 가게가 눈에 띄어 모빌 하나를 급히 샀다.
다시 차 있는 데로 나오니 그새 차가 꽉 차 차를 댈 곳이 없어 밀린 차들이 정말 많았다.
행복해 하면서 차를 빼고 11:25 돌로미티를 향해 고고씽~
12시 고속도로변에 버거킹이 있다. 오늘 점심으로는 햄버거와 치킨 등으로 점심을 먹었고 바로 옆 마트가 있다.
산에 들어가면 장을 제대로 볼지 잘 모르겠어서 신샘과 난 빨리 밥을 먹고 마트에 가 내일 먹을 간식인 빵도 사고 닭백숙용 닭도 사고 장을 보고 있는데 불이 꺼진다.
여기도 휴식 시간이 있어 조금만 늦었으면 들어오지도 못 할 뻔했다.
부랴부랴 장을 보고 빈 박스에 바리바리 담고 산으로 가자~
-Campitello di Fassa
돌로미티는 크게 오르티세이 쪽과 코르디 담페초 2 구역으로 나누어 지는것 같다.
전반기는 오르티세이쪽 트레킹을 할 예정인데 여기가 숙소를 구하면 가까워 좋진 하지만 숙박비가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어차피 우린 차로 이동하니 1시간 이내의 이 동네로 숙소를 잡았다는 홍샘.
에어엔비에서 이 숙소를 정했는데 인터넷은 아들이 영어로 대화가 되는데 막상 집 주인인 부모는 영어가 안된다고....
15:30 우리가 숙소에 도착할때 비가 내리고 산악 지대여서인지 날이 추워졌다.
주인이 마중을 나왔는데 주차장 들어가는데 기역자로 꺾어 들어가는데 거의 차를 접어 들어갈 지경이다.
시에나 주차장보다 더한 주차장을 겨우겨우 집에 넣고 우리가 묵을 집을 들어가보니 날이 추워 벽 난로가 피어져있다.
주인장은 안 통하는 말로 열심히 난로 불 피우는 법, 장작 가져오는 곳, 가스레인지 켜는 법, 재활용 분리수거 방법 등을 열심히 설명해 주신다.
말은 안통하지만 의사소통은 충분히 가능하다.
주인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주인장은 가셨다.
오늘 점심이 부실한지라 저녁을 일찍 먹게 되었다.
소고기와 상추쌈으로 밥을 먹었고 내일 저녁은 닭백숙을 하기로 한지라 마늘을 열심히 깠다.
그동안 더워 찬물 샤워를 했는데 여긴 추워 도저히 찬물 샤워를 할 수가 없다. 신샘은 춥다고 원정 기념티에 내 우모 잠바까지 입고 있다.
비도 그치고 구름에 가렸던 산도 보이고 잠 자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 넷이 동네 산책을 나섰다.
여기도 마트도 있는데 문을 닫았고 장비점도 있는데 역시나 문을 닫았고 가게들 대부분이 늦게 열고 점심시간 쉬고 일찍 닫는다.
문 연 곳은 식당 뿐이다.
내일은 우리차 대기가 힘드니 8시 이후에는 무료 주차 가능한 곳에 차를 대고 오자 했다.
11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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