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도 없이>
홍수희
나무도 비를 맞고
말없이 서서 있는데
풀꽃도 비를 맞으며
꽃잎꽃잎 하늘거리는데
유독 사람만이
우산을 쓰고 빗속을
서둘러 간다
유독 사람만이
부끄럽고 서러운 일도 많아
하늘 아래 또 다른
지붕 있어 그리 숨는다
아, 한 번쯤은 우산도 없이
비 오는 날의 나무가
되어 볼 일입니다
내가 바로 젖은 우산이
되어 볼 일입니다
-7/29 (월)
그 더웠던 날씨가 산에 들어오니 춥다.
시트도 못덥고 자다 어젠 담요까지 덮고 잤는데도 추울 지경이다.
라면을 국삼아 아침 해 먹고 7:50 출발.
-Passo sella
살면서 제일 무서운 도로는 스위스의 투르카 패스. 그 옛날 몽블랑 산행 후 스위스로 넘어오며 길이 어찌나 무서운지 두고 두고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 우리가 오르티세이로 넘어가는 길이 그 길 못지않은 셀라 패스라고.
황샘 컨디션 난조로 운전은 홍샘과 오샘이 교대로 하고 있다. 네비는 한국에서 빌려온 네비와 스마트폰 구글 네비가 있는데 둘 다 화면이 작고 유럽은 신호등은 거의 없고 로타리 돌다 몇번째 출구로 나가도록 되어 있어 가끔 길도 헷갈린다.
그래서 운전 하는 사람 못지 않게 네비 읽어주는 남자도 중요하다.
어제부터 오샘이 본격적으로 오기사 모드로 운전을 해 준다. 셋 중 가장 안정적으로 운전을 하는데도 길도 워낙 험하고 수동이라 가끔 시동이 꺼진다.
비는 다행히 내리지 않는다.
구불구불 오르막을 올라갔고 정상 즈음에서 잠시 조망을 하고 오르티세이에 1시간 걸려 도착.
처음엔 무료 주차장을 찾았는데 여의치 않다. 오늘 오전엔 혹시 비가 올지 몰라 조망이 더 좋다는 세체다를 오후에 올라가고 오전엔 알페 디 시우스 부터 올라간다고.....
-알페 디 시우스 트레킹( ~11:25) 5키로
~11:25
이쪽 주차장은 하루치 주차료를 받는데 세체다보다 싸다고...
돌로미티 지역에는 곤도라, 리프트 등이 400여개가 된다고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돌로미치 지역은 여름에도 사람이 많지만 겨울 스키 시즌도 그에 못지 않은것 같다.
우리가 타는 이 시설들이 겨울에는 스키어들이 이용을 하고 여름에는 관광, 등산, 잔차 타는 사람들이 이용을 할 수 있다.
Super summer card는 이 중 100여개 의 케이블카, 곤도라, 리프트 등을 탈 수 있다는데 5일간 제한 없이 탈 수 있다고 한다.
홍샘 고민하다 1인당 144 유로 주고 이 카드를 샀다. 카드를 사니 이제 많이 타는게 남는다는 목표가 생겼다.
곤도라에서 내리니 사람들로 버글거리고 구름이 걸린 산이 눈을 확 사로잡는다.
Mont Seuc (알페 디 시우시의 라틴어 표현이라고 함)는 Sella 산군 - Sasso Lungo & Piatto - Sciliar 산군 - Santner에 이르기까지 Alpe di Siusi의 파노라마 전경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우와~ 저절로 감탄이 나오는데 등산로가 도대체 어디인지 여기 저기 등산로 아닌데가 없는것 같다.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 올라가는 사람, 천지 사방이 다 등산로다. 어디로 가야 하지?
우리 이번 여행에서는 트레킹 모드로 널널하게 한다고 했으니 비교적 완만해 보이고 사람들 많이 가는 코스로 출발.
길은 번호가 매겨져 있어 갈림길에서 자기가 가고자 하는 번호를 따라 가면 되는것 같은데 우리가 어디까지 갔다 어디까지 오는지 도통 모르겠다.
곤도라에서 내리고 올라가는게 아니라 내려간다.
길은 완만하고 가까워 보이는데 걸어보면 멀고 굉장히 멀어보이지만 막상 걸어보면 생각보다 멀지 않은 이상한 곳이다.
야생화는 피크는 지난것 같지만 보이고 다 좋은데 땡볕이라 쉴만한 곳이 별로 없다는 곳. 길은 끝이 없다. 길 끝까지 간다면 산행을 절대 끝낼 수 없는 곳이 아마도 돌로미티가 아닐까 싶다.
호텔을 하나 지났고 사진에 잘 나올만한 곳이 나와 단체 사진도 찍었고 너무 멀리오면 되돌아가기 힘들것 같아 대충 접고 돌아가는길 그늘에서 잠시 쉬면서 간식도 먹고 사진도 찍고 가는데 산장이 나온다.
그 산장 앞 벤치에 한국인 2명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 일때문에 왔다 잠시 짬을 내 들렸다고 한다. 이분들에게 부탁해 단체 사진을 찍었다.
우리들은 9번으로 갔다 6ab로 오다 리프트를 타고 곤도라 내렸던 곳으로 올라갔다.
리프트 타고 곤도라 내렸던 곳에서 곤도라는 타고 내려와 점심 먹기 위해 오르티세이로 다리를 건너는데 왼쪽 야외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모습이 보인다.
웬 수영장이?
이곳이 스파가 딸린 호텔이었다. 그 호텔 앞 식당에서 샌드위치와 커피 등으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오후 트레킹으로 세체다로 걸어서 이동.
-세체다 트레킹 (13:00~15;30) 4키로
나름 이쪽 지역의 하이라이트라는 세체다. 그래서 오후 날씨 좋을때 올라오려고 오전 스케줄과 바꾸었다는 홍가이드.
곤도라는 갈아타고 올라오니 여기다 알페 디 시우시보다 더 높은가보다. 여긴 야생화가 아직 절정이다.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그런 경치다. 김샘은 무릎때문에 오래 걸으면 안되는데 경치가 너무 좋아 안 걸을 수 없는 그런 경치.
알페 디 시우시에서 바라보는 세체다도 좋지만 세체다에서 바라보는 알페 디 시우시도 아주 근사하다.
옆으로 가로질러 가며 지천의 꽃도 보고 지날때 마다 달라지는 경치와 내려다보는 경치를 만끽하고 암벽 하는 사람만 가라는 곳에서 정지해 어디로 갈까 하는데 저 아래 동네 리프트가 보인다고 거기까지 가서 타고 올라오자고 한다.
경치 좋은 곳에서는 서로 올려찍고 내려찍고 어디를 찍어도 작품이고 엽서인 그런 풍경이다.
한 곳에서 독사진을 찍는데 지나가는 외국 여인에게 아가씨 하며 김샘이 부르니 얼른 와 함께 포즈를 취해준다. 알고 보니 위에서 뭔가 하고 있을때 작업(!) 을 좀 하셨다고...
내려오는 길에 산장이 보이고 산장을 지나 리프트 타는곳까지 와 다시 타고 우리가 타고왔던 곳 아닌 조금 더 위로 올라갔다.
여기서 조금만 올라가니 여기가 세체다 정상인가보다.
십자가가 보인다. 정상에서 인증샷 하고 처음 곤도라 탔던 곳으로.....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아주 근사했다.
이런 저런 사진 찍고 곤도라 타고 하산 완료.
이젠 푸니쿨라를 타러 가야 한단다. 다행히 운행 시간 맞출 수 있다고 한다.
-푸니쿨라 Resciesa 15:45~17:05
푸니쿨라 타고 올라가니 산장이 보인다. 여기서 차만 마시고 내려간다는데 너무 아쉽다.
여기도 등산로가 이어지는데 조금이라고 걷고 싶었다. 그래서 제일 짧은 코스로 올라갔다 온다고 하니 류, 황샘이 쫓아 왔다.
잠시 올라가니 여기도 산징이 있는데 이 산장 뷰도 장난이 아니다.
후다닥 올라갔다 후다닥 내려왔다. 차 마시고 기다리고 있어 우리도 커피 한잔 마시고 사진 찍고 늦지 않게 출발.
푸니쿨라 타고 내려와 몇명은 차로 가고 우리는 근처 마트에 들려 (숙소까지 가면 마트 문 닫을까봐) 쌀, 커피, 과일 등을 사고 카레짜 호수 Lake of Carezza 로 이동 18:40
-카레짜 호수 트레킹 ~19:20
카레짜 호수는 정비중이라 공사중이라 한쪽은 어수선하고 호수도 그닥 크지 않다.
저녁 시간이어서인지 주차장은 한갖지다.
차 대고 길 건너 호수 한바퀴 도는데 호수가 크지 않아 쉽게 돌았다. 볼때 보다는 사진상 경치가 더 나은것 같다.
19:50 숙소로 귀환. 20:00부터 차를 무료로 댈 수 있어 오늘은 길가 주차장에 차 대기.
어제 열심히 깐 마늘 넣고 백숙을 해 먹었다.
매끼 사진을 찍었더니 사진 잘 나오라고 들고 있어 인증샷 하고 저녁 먹기.
점심이 뭔가 부실하므로 저녁은 한국식으로.....
우리가 들고 온 쌀이 생각보다 밥을 많이 해 먹어 쌀을 거의 다 먹었다.
현지에서 한 쌀로 밥을 했는데 역시나 날아 다닌다고.....
26000보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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