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이태리 여행기 5 (산 지미냐뇨~베로나, 7/27)

산무수리 2019. 8. 16. 18:00

<내 생의 이파리는 브리스틀 콘 소나무 가지끝에 걸려 있다>

 

고명수

 

 

섭씨 사십 도가 넘는 사막길과 건조한 고원지대를 지나 해발 삼천 미터의 고산지대로 가자 한 해 강수량이 고작 삼백 미리 안팎, 강렬한 자외선이 내리쬐는 그곳에서 죽음을 잊은 소나무는 자란다 안내표지판 하나 없는 그곳, 건조한 산비탈 돌투성이 급사면에 달라붙어 살아가는 세계 최장수의 나무, 수분과 양분을 박탈당하면 당할수록 더욱 더 단단하게 안으로 응축하여 온갖 병충해를 이기며 살아간다 그렇다, 그를 썩힐 그 어떤 균도 이러한 고산지대에선 살지 못할 것이다 그의 정신은 거기서 일 센티미터 굵어지는데 수십 년이 걸렸다, 그리하여 그 마음의 나이테는 오천 개가 넘는다 그 몸뚱이 자체가 방부제인데 누가 있어 그를 병들게 하겠는가 내 오늘도 이곳 고산지대에서 老子와 바둑이나 한판 두며 브리스틀 콘 소나무 가지끝에 마흔 두 해째 매달려 흔들리는 바둑알 하나를 바라보느니


-7.27 (토)








더위와 모기와 싸우며 하루밤을 보냈다.

아침이 되 창문을 열어보니 바람도 시원하고 포도밭, 올리브밭이 한가롭기만 하다.

그 한가로움을 넘어 열기구가 떠있다. 뭐지?

뛰쳐 나가보니 어디서 뜨는건지 열기구 몇개가 보이는 아주 한가로운 농촌 풍경이다.

이번 준비물에 각자 라면을 5개씩 가져오라고 했는데 오늘 아침은 신샘이 가져온 짜파게티와 빵으로 아침을 먹었다.

식사 후 짐싸고 7:40 출발. 피렌체 미켈란젤로 광장 8:10 도착.


-피렌체 관광



미켈란젤로 광장




광장에서 내려다본 피렌체 시가


7:40 출발. 8;10 미켈란젤로 광장 도착.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무리 없이 차를 댔다.

피렌체는 외부 차량이 들어갈 수 없다는데 광장에서 내려다본 피렌체 전경은 감동이다.

홍샘. 나 여기 데려다줘 정말 고마워요.

이런 날 보고 신샘 왈, 감동도 참 쉽게 잘 한단다. 헌데 사진에서만 보던 광경을 보니 정말이지 너무 멋지고 좋다

.이 광장이 피렌체에서 높은 지대에 있어 한눈에 피렌체 시내가 내려다 보인다.1860년 주세페 포지가 조성했으며 중앙에 미켈란젤로와 다비드상 모조품이 있다. 남학생들은 이곳에서 다비드 흉내를 내며 사진을 찍는다. 영화에도 많이 나오고 해질녘 광경이 아름답다고 한다.






피렌체는 르네상스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는 도시이다.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메디치 가문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도시로 크지는 않다는데 도시 전체가 문화재인것 같다.

아침 일찍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신샘. 헌데 찾을 수가 없다. 급한대로 일찍 문 연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잔 마시고 화장실을 이용했다고....

광장에서 도보로 걸어 내려가면 강을 만난다. 이 강가에 책에서 보던 베키오 다리를 볼 수 있다.


-베키오 다리















광장에서 내려서 아르노 강을 끼고 걷다 보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다리가 베키오 다리이다. 오래된 다리라는 뜻이라는데 색상과 모양이 특이해 눈에 잘 띈다.

김샘 왈, 강과 함께 저런 색상은 작가들이 환장하는 피사체라고 한다.

원래 이 다리에는 푸주간, 대장간, 가죽 처리장이 있었으나 냄새가 난다고 철거되고 현재는 보석상이 들어서 있다고 한다. 아직 영업 전이라 닫혀있는 가게만 보고 지나가게 되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관광객은 여기에 많이 보인다.

다리 끝 부분의 동상이 있어 이곳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누구인지는 모르겠다.


-우피치 미술관






베키오 다리를 건너서 왔던 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우피치 미술관이 나온다.

여행 가기 전 이 미술관 구경을 하냐고 홍샘이 물어 봤는데 아무도 그 실체를 모르는지라 반응이 없었다.

이 미술관에는 메디치 가문의 수집품을 소장한 곳으로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조토,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러, 카라바조의 작품이 모두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른 시간인데도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여기를 관람하려면 사전 예약을 해야 줄서는 수고를 덜을것 같다.

이태리 예약은 관람비나 예약비나 거의 같을 지경이다. 즉 줄서지 않는 대신 거의 2배의 관람료를 내는 (유전 호의호식?) 시스템으로 합리적인건지 모순인건지 모르겠다.

우린 예약을 안했으니 패스~


-시뇨리아 광장


미켈란젤로와 다비드와 헤라클레스상 (원래 진품이 여기 있던 건데 지금은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소장)












코시오 1세



베키오 궁전과 바다의 신 넵툰의 분수


우피치 미술관 골목을 빠져나오면 조각상이 엄청 많은 광장을 만나게 된다. 아무 지식 없는 사람이 봐도 뭔가 중요한 장소인걸 직감하게 되는 그런 장소인데 아침이라 아직 사람이 많지는 않다.

육면체 안의 나무도 무슨 작품인것 같은데 눈 뜬 장님인지라 사진만 찍고 패스.




시뇨리나 광장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서면 스테이크집, 가죽 제품 파는 곳이 나온다.

피렌체는 가죽공예와 스테이크가 특히 유명하다는데 여기에 오면 꼭 스테이크를 먹고 오라고 한다.

유명한 스테이크집은 예약을 안 받고 오픈 시간도 12시 다 되야 문을 연다고 한다. 가게들도 대부분 문을 열지 않아 눈으로만 감상을 해야 한다.




두오모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조토의 종탑

414개의 계단을 올라가면 두오모 쿠폴라와 피렌체 시내 전경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스테이크집 골목을 빠져 나오자마자 어마어마한 규모의 두오모가 보인다.

성당이 어찌나 큰지 길이 좁을 지경이고 주변 공간도 넓지 않아 한장의 사진으로 다 넣을 수가 없다.

여기서 스마트폰 파노라마를 상하로 찍으면 종탑 끝까지 찍을 수 있다.

아침인데도 여긴 어마어마한 인파가 줄서서 있고 근처 상점들 물건도 굉장히 고급지고 멋진 모습이다.

연인과 함께 오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성당이라는데 로마의 성베드로 성당과 함께 쿠폴라가 특히 아름답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 성당이 세계 4번째 큰 성당인데 바시리가 그린 천장화 '최후의 심판'이 특히 유명하다고 한다.



산 로렌초 성당


두오모를 지나 조금 한갖진 길을 건너니 평범한 건물이 보이는데 책을 찾아보니 산 로렌초 성당인데 여기도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다.

이 성당도 메디치 가문의 성당으로 르네상스식 건축물로 두오모의 쿠폴라 (돔)을 설계한 브루넬레스키가 건축한것인데 갑자기 사망을 해 정면을 완성 못한 모습이라고 한다. 겉에서 너무 소박해 그냥 성당인 줄만 알았는데......






성 로렌초 성당 뒤는 재래 시장으로 가죽제품을 판다.

각자 자유시간을 주어 쇼핑을 하게 했는데 한 가게 점원이 한국 사람이 있다고 한다.

노점상 뒤 가게에 진짜 한국말을 아주 잘하는 이태리 사람이 있는데 한국 친구들에게 필요에 의해 한국말을 배웠다고 한다.

가게 안에 손바닥 그림은 뭐냐고 하니 수제품 파는 곳이라나?

여기서도 수제품은 비싸고 명품 카피도 제법 값이 나가나 보다. 홍샘이 여기서 벨트를 구입했다.

뭔가 사고 싶은데 마음에 드는게 없어 못사고 나왔다.



시장 구경을 하고 다시 두오모쪽으로 가는데 자전거 투어를 하는 단체를 만났다.

걸어다녀도 복잡한 곳을 자전거로 투어가 되려나 싶다. 헌데 무작정 걷기엔 피곤해 사람만 많지 않다면 자전거 투어도 한 방법인것 같다.



다시 두오모에 오니 어마어마한 인파가 줄을 서서 구경을 포기하고 이른 점심을 먹기로.....








11시에 오픈하는 Ristorante Da Lino에서 드디어 스테이크 게트 메뉴 맛보기. 스테이크는 아주 부드럽고 맛이 좋았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수받 겉핧기 식으로 피렌체를 둘러보고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가다 만난 성당은 로마네스크과 고딕 양식이 조화를 이룬 곳이라고 한다.

성당 안에 미시초의 삼위일체가 특히 유명하다고 한다.








점심을 1시간 여 먹고 홍샘 (애칭 홍가이드) 은 차 뺀다고 먼저 광장으로 올라갔고 우리들도 곧 비가 올것 같은 날씨에 후다닥 광장으로 올라가자 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젠 오늘 묵을 베로나로 출발~


-베로나 입성






그 더웠던 날씨가 비가 내리면서 갑자기 서늘하다 못해 추워진다.

황샘은 몸이 점점 안 좋아지고 코피까지 나 응급처치를 해 주었고 목도 수건으로 감싸고 있다.

당연히 운전도 못하고 술도 못 마시는 상태. 감기약 남은걸 알아서 먹으라고 다 주었다.

16:40 베로나의 숙소 도착.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집인데 영어도 통하고 집도 아주 깨끗하고 예쁘다.

이번 이태리 여행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숙소라는데 다들 공감.

베로나는 물이 풍부한지 도심 곳곳에 강이 흐르고 있었다.


비는 계속 오락가락 한다. 몇몇이 그 동네에서 조금 큰 마트에 가서 장을 봐다 저녁은 황태 해장국을 해 먹었다.

그친줄 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밖에 널어 놓았던 빨래를 걷어 거실에 빨래줄을 매고 널어 졸지에 피난민 살림이 되었다.

원래 저녁마다 옵션관광(?)으로 야경을 보러 나갔는데 오늘은 비때문에 옵션 관광이 취소 되어 저녁이 널널하다.

김샘 초저녁부터 주무시고 황샘고 감기로 일찍 취침.

날이 서늘해져 찬물 샤워가 힘들 정도다. 에어콘도 끄고 잤다.

홍샘은 방에서 안자고 거실에서 잠을 잔다고.

매일 우리를 데리고 다니고 돈 계산하고 내일은 또 어디로 데리고 가나 계획 짜느라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난다.

머리만 대면 자던 사람이 잠이 안 온단다. 믿거나 말거나....

음식도 남은 음식을 남기지 않고 깨끗히 먹어 치워 처갓집 가면 사랑받을 캐릭터라나 뭐라나?

내일은 베로나 관광하고 드디어 돌로미티로 가는 날~


14,000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