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를 찾다가>
목필균
여름이 기울어간다
말복이 오고 입추에 들어서고
하늘이 퍼렇게 날이 서고
잠자리들이 낮은 비행을 하고
텃밭에 붉은 고추 달랑거리고
산들바람 들락거리다가
잠자리가 잠자리를 찾다가
낮게낮게 날며 잠자리를 찾다가
선잠에 날개도 접지 못하다가
여름을 떠나보낸다
-8/4 (일)
다들 잠을 설쳤다.
현지에서 산 쌀로 밥을 해 샐러드, 밑반찬, 상추로 아침을 먹고 가이드와 9시 베네치아 역에서 만나러 출발.
9시 베네치아 역에서 가이드를 만나기로 해 8시 경 집 뒷쪽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탑승.
1회병 버스권인 숙소 주인장이 줬다고 한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다리를 건너 베네치아 본섬으로 들어간다고..
다리가 꽤 길다. 도로를 버스만 다니는게 아니라 트램도 같이 다니는데 버스가 조금 빠르다.
베네치아 본섬은 차량이 아예 다닐 수 없고 수상 버스나 택시를 타고 다닌다고. 가보니 차가 다닐 도로가 아예 없었다.
조금 일찍 와 역 상가에서 눈썰미 좋은 신샘은 미니백과 화장품까지 샀다.
역에서 가이드 만났고 우리 말고 몇명이 함께 관광을 나서게 되었다.
수상버스도 1회권이 있고 1일권이 있어 우리는 1일권 구입.
표를 사고 개찰을 해 배 탄 줄 알았는데 배 정류장이었다.
베네치아에는 유난히 크루즈선들이 많이 정박되어 있었다.
베네치아는 훈족을 피해 롬바르디아 난민이 흘러들어와 마을을 형성한 곳으로 지중해 무역으로 번영을 누렸고 리알토섬이 번영의 15세기에 번영을 누렸으나 18세기 후반 나폴레옹에게 점령 당해 한때 오스트리아의 영토가 되는 격량의 역사끝에 1866년 이탈리아에 병합되었다고 한다.
베네치아 본섬은 물고기 모양으로 자연섬과 인공섬을 연결해 만든건데 나무가 많은 곳은 자연섬이고 나무가 거의 없는 곳이 인공섬이라고.
인공섬을 만들기 위해 갯펄에 나무를 박고 그 위에 공사를 해 만든 도시가 베네치아라는데 조금씩 가라앉고 있고 실제로 눈으로 봐도 피사의 탑처럼 기운 건물도 보였다. 이쪽 물가는 정말이지 살인적이고 집값도 겁나 비싸다고 한다.
우리는 물고기 머리 부분에서 시작해 배 부분인 산마르코 광장까지 관광한다고 했다.
배는 나름 번호대로 직행이 있고 완행이 있었다.
우리는 직행을 타고 가며 설명을 하는데 건물 건물이 안 유명한게 없고 책에서만 보던 인물들이 글을 쓰던곳, 카사노바가 살던곳, 어느 연예인이 결혼한곳 등 명소 아닌곳이 없다.
우린 아카데미아 역에서 내린건가?
물이 많이 불어나면 집에 물 들어오는 방지판을 끼우는 장치라고 한다.
-아카데미아 다리
가이드비는 1인당 4만원이고 4시간 동안 진행하고 야간 가이드도 있는데 내용은 같은데 약간 생략된 내용이라고 한다.
오늘이 일요일이라 매우 붐빌줄 알았는데 이태리 사람들인 일요일 오전엔 예배를 봐서 오히려 길은 한갖지다고 한다.
수상버스는 직행을 타고 갔는데도 배의 속도는 매우 느리다. 대운하에 나가면 그나마 속도가 조금 빠르고 소운하는 당연히 더 느리다.
제일 먼저 내려서 간 곳은 아카데미아 다리로 아카데미아 미술관 앞에 있는데 유일하게 나무로 된게 남아있다고 한다.
여기서 보이는 건물에 크로바 문양이 있는데 이런 문양은 아무나 쓸 수 있는건 아니라고 한다.
배를 정박하는 나무 기둥이 그냥 나무로 된 것도 있지만 색도 칠해져 있고 장식도 있는건 나름 유명한 사람을 배출한 가문이라고 한다.
화려한 기둥에 황금사자 문양이 붙은 가문은 교황을 배출한 가문이라고....
배 정박료만 해도 만만치 않은데 지나가다 독일 부호는 가끔 베네치아에 오면 배를 타고 싶다고 전용 부두와 배를 세워놓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에는 베네치아 화파와 르네상스 시대 미술품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운하에 배들이 떠다니는 풍경은 매우 시적이다.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
설명을 하느라 마당에만 잠시 앉아 있다 나온 곳이다. 구겐하임 가문의 딸로 베네치아를 매우 사랑해 이곳에 미술관을 만들었는데 지반이 약해 1층으로 지었다고 한다.
얼굴은 예쁘지 않았고 남성 편력은 많았는데 기난한 미술가를 경제적으로 후원해 유명해진 화가들도 있다고 한다.
죽으면서 베네치아에 기증 되어 일반에게 공개한다고 한다.
이 호텔은 유명한 영화를 찍은 곳이라고...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아카데미아 다리에서 보이던 성당으로 살루테는 건강을 기원하는 이태리 건배사라고 하는데 흑사병 이후 감사의 마음으로 지은 성당이라고 한다.
나름 이 안에도 유명한 작품이 있다는데 무료로 들어가 그냥 한바퀴 휙 돌아보고 나와 기억에 별로 남지는 않는다.
-리알토 다리
다시 배를 타고 리알토 다리에서 내렸는데 이곳이 베네치아 가장 번화가는 맞는것 같다. 사람이 많아 다리에 접근이 힘들 정도다.
리알토 다리는 제일 먼저 생긴 다리로 섬과 섬의 거리가 제일 짧아 이곳에 건설했다고 한다.
우리는 리알토 다리 주변을 보기 위해 백화점 건물로 올라가 예약된 시간에 전망을 한다는데 비용은 무료라고 한다.
줄서서 기다렸다 시간이 되면 내보내줘 나가서 다리 주변의 조망을 보고 사진을 찍었다.
백화점 내부에는 천장에 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데 이건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품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곳 뿐 아니라 백화점 곳곳에 손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너무 땡볕이라 시간 덜 됐는데 건물로 다시 들어와 화장실 갔다 아이스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1층 찻집에서 커피를 맛보기로 했다.
마침 자리가 나 앉아 주문을 했는데 아이스 라떼를 주문하니 온리 라떼? 오케? 했더니 얼음 든 우유가 나왔다. ㅎㅎㅎ
다른 샘 커피를 얻어 넣어 아이스 카페 라떼를 겨우 맛볼 수 있었다. 오샘이 사주셨다.
한 서점을 안내한다.
서점 안에는 물이 많이 찼을때 물에 젖은 책들을 쌓아 놓은 모습과 중요한 책들은 곤도라에 실어 보관을 한다는데 서점 내부에 실제로 곤도라가 있었고 책을 쌓아 만든 계단을 올라가 보니 건물 밖을 내다볼 수 있었다.
일년에 몇번씩 물이 불어 잠기는 일이 종종 있다는 베네치아. 예전 수해 났을 때의 한국이 생각났다.
베네치아는 특히 가면이 유명한데 이 집은 수제 가면을 만드는 집으로 가격은 매우 비싸다고 한다.
너무 화려하고 예쁘긴 하지만 집에 걸어두면 무서울것 같다는 신샘. ㅎㅎㅎ
-산마르코 광장
산 마르코 대성당
대종루
시계탑
두칼레 궁전
분홍빛 기둥이 죄인의 목을 걸어 놓던 곳이라고
기둥의 조각은 시민들에게 교훈적 내용을 조각해 놓은거라고 한다
저 다리가 죄인이 마지막으로 바깥 세상을 내다보던 탄식의 다리라고
오른쪽이 감옥인데 유일하게 카사노바가 이 감옥을 탈출 했다고....
이 가이드는 날이 더워서인지 아니면 베네치아 거리의 특성인지 골목으로 우리는 안내한다.
덕분에 땡볕을 피할 수 있어 좋았다.
로마 가이드는 전문성이 철철 넘친다면 베네치아 가이드는 너무 권위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가이드 내용은 나름 충실하다.
골목을 빠져 나오니 햇볕과 인파에 던져졌다.
누가 봐도 심상치 않은 성당과 긴 회랑이 있는 3면의 건물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 저기 가이드 인솔 팀들이 많이 보인다.
가이드는 시간을 때우려고 인지 아니면 시간상 순서가 있는건지 왔다 갔다 하면서 설명을 했는데 산 마르코 대성당은 굉장히 화려하다.
이 성당은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인 마가 유해를 어찌어찌 해 무사히 반출해 이 성당에 안치하기 위해 지었다는데 여러 양식이 어울어진 성당으로 기둥, 조각품 등은 여기 저기 약탈과 정복의 산물을 장식했다고 한다.
과연 종교가 남의 자유를 침해하면서 까지 전파해야 하는건지, 누가 전파를 해 달라고 한건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 화려함의 끝판왕인것 맞다.
나폴레옹이 특히 좋아했다는 베네치아는 긴 회랑의 한쪽에 세계 최초의 카페라는 플로리아가 아직도 영업을 하는데 저녁이 되면 이곳에서 연주를 한다고 한다.
성당 왼쪽 건물에 시계탑이 있고 달이 그 날의 달의 모양에 따라 바뀐다고 하고 위에 종을 치는 조형물이 있는데 종 치려는걸 보려고 해도 순식간에 지나가 제대로 보진 못했다.
베네치아 전경을 볼 수 있다는 대종루도 야경 보면서 본다고는 했는데 결국 시간을 놓쳤다.
바다를 향해 있는 긴 기둥 2개에서 죄수를 처형했던 곳이라 베네치아 사람들은 이곳을 지나진 않는다고 한다.
처형한 목을 두칼레 궁전 중 2개 분홍빛 기둥 사이에 효수 했다고 한다. 원래 분홍빛 대리석인지 효수의 산물인지는 모르겠다.
두칼레궁전에는 과거 '도제'라는 직위의 베네치아 통치를 하던 사람이 머물던 곳인데 늘 시민의 감시와 감독을 받았다던가?
아무튼 시오노 나나미의 베네치아에 관한 책을 읽고 궁금했던 베네치아를 와서 본 소감은 생각과 현실은 늘 같진 않은것 같다.
-Ristorante Marciana 13:00~14:20
가이드가 자주 간다는 산마르코 광장에서 가까운 식당을 안내 해 줘 우리도 들어가 먹물 리조또, 먹물 파스타, 스테이크, 새우 등을 시켜서 먹었는데 덜 짜긴 했지만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그동안 먹은 밥 중 가장 비싼 밥을 먹은것 같다.
먹물 리조또를 먹은 날 본 홍샘 왈, 이가 새카많게 되 비주얼이 영 그렇다나 뭐라나?
바가지 쓴 기분으로 밥을 먹고 나왔다. 일단 숙소로 와 쉬었다 야경을 보러 나오면 좋겠지만 더운 집에 들어갈 엄두가 안나 그냥 섬을 보러 가기로....
류샘이 젤라또를 사 줘 더위도 식힐겸 맛 보기
밥을 먹고 젤라또도 먹고 베네치아 주변 섬 중 조금 먼 부라노 섬부터 우선 간다고 한다.
이리 저리 골목을 빠져 나오는데 관광지 골목에서 한 블럭만 벗어나니 의외로 조용한 주택가가 나온다.
아무튼 무사히 배를 탔는데 다들 어제 더위때문에 잠을 못자서인지 다들 자고 있다.
-부라노 섬
베네치아 본섬 주위에는 베니스 영화제가 열리는 기다랗게 생긴 리도가 있고 건물이 원색으로 색칠 된 건물이 인상적인 부라노섬은 무라노섬보다 조금 멀리 떨어져 20여 분 배로 온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내렸고 선착장 앞 그늘 잔디밭에 사람들이 많이 앉아있어 뭐지 했는데 조금 이따 그걸 이해하게 되었다.
레이스 판매점이 눈에 띄고 운하 골목 골목을 누비고 다리를 건너니 각양각색으로 색칠한 건물이 너무 예쁜데 지금은 한낮이라 빛이 너무 강하다는 김샘.
이런 곳이 한국에 있으면 사진 찍는 사람들 난리 났을 거라며 더구나 여긴 바다를 끼고 있어 아주 좋은 출사지라고 한다.
여기 저기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땡볕을 피해 그늘을 찾아 다니는데 홍샘이 찍은 사진이 예술이다.
멋있다고 하니 아들이 괜히 미대를 간게 아니란다.
아니 그럼 미대 아빠? 하고 놀렸다. ㅎㅎㅎ
김샘은 햇살이 조금 누그러져 사진 찍기 좋은 빛이 되었다고 열심히 작품활동 하셨다.
사진을 찍고 목도 마르다. 가게에서 음료수를 사서 마셨고 맥주 드신 분들은 배 타기 전 화장실을 찾아 헤매다 무라노 가는 배를 겨우 탈 수 있었다.
-무라노 섬
무라노섬은 유리공예가 유명한 섬이라는데 본섬에서 매우 가까워서 배가 자주 있는것 같다.
문제는 화장실 찾던 백성들이 화장실을 못찾고 무라노 섬에 와 유리공예 가게에서 화장실을 물어서 바닷가에 뛰어 갔으나 화장실 문이 굳게 닫혀 있어 어쩔 수 없이 바다의 염도를 높이고 돈도 벌었다는 후문. ㅎㅎㅎ
유리공예 제품을 사고 싶었는데 문 연 가게도 별로 없고 예쁘다 싶으면 가격이 장난이 아니고 파손 우려도 되고 해 망설이다 못산게 후회가 된다.
다시 배를 타고 나와서 산타루치아 역사 옆 Kfc에서 일단 저녁을 먹기로 했다.
세트 메뉴를 시키고 치킨을 시켰는데 한쪽을 누구 코에 붙이냐고 결국 2바께스를 샀고 음료도 여긴 무한리필 되는데 각자 큰 컵 하나씩 시켜 먹다 먹다 감자칩과 치킨이 엄청 남았다.
남은 음식을 싸가지고 이왕 온거 야경도 보고 가자 했다. 헌데 식당에서 기다리고 주문하고 먹는 새 해는 어느새 지는 모드.
-베네치아 야경
야경을 보기 위해 수상버스를 탔는에 이번에 탄 배는 완행인가 보다. 거의 1분 간격으로 모든 정류장에 서서 그야말로 굼벵이 모드다.
낮에는 배 안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바깥 자리가 야경 보기도 좋고 사진 찍기도 좋은지라 운 좋게 바깥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우리 옆에 학생으로 보이는 남매가 앉아 있었는데 김샘이 어디서 왔니? 한국말로 물어보니 그 학생이 영어로 말레이시아에서 왔다고 대답을 한다.
신샘은 당연히 한국 학생인줄 알고 한국말로 물어본줄 알았다고 웃는다. ㅎㅎㅎ
각설하고 낮에 사람들로 북덕이던 베네치아와는 달리 야경은 참으로 차분하고 또 다른 운치가 있었다.
몸은 좀 피곤하지만 야경 보고 가길 참 잘했다 싶었다.
배가 흔들리고 조명도 약해 사진이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는 정말이지 좋았다.
마지막으로 산마르코 광장에 내렸다.
플로리아 뿐 아니라 긴 회랑의 카페 마다 실황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그 날 관광객의 나라에 따라 연주곡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테라스 좌석이 훨씬 비싸다고 한다.
양쪽에서 한꺼번에 연주를 하는건 아닌것 같고 교대로 연주를 해 바깥에서 잠시지만 연주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시간이 꽤 지났다. 배를 타고 나와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귀가하니 밤 11:30 이미 마트 문이 닫힌 시간이다.
오늘이 이 여행의 실제적인 마지막 밤인데 좀 아쉬웠는데 오샘이 식당에서 비싼 술을 구해오셨다.
결코 짧지 않은 여행을 준비하고 매일 매일 안내하고 돈계산 하고 짬짬히 운전까지 한 홍샘이 제일 고생했고 오샘은 운전 해 주시느라 수고 하셨고 컨디션 안 좋은데도 운동에 식사까지 준비해 준 황샘도 감사.
신샘은 늘 정리정돈을 하고 우리가 어쩔까 고민하면 스케줄 정리를 해주고 상황 판단능력이 정말 좋아 순발력 덕분에 덜 헤맸다.
더구나 단체 티까지 선물 받아 부러움을 샀다.
과거 위원장이던 류샘은 몸을 낮춰 설겆이 담당으로 거의 모든날 설겆이를 해 준것 같다.
김샘은 오래 걷는데 문제가 있는데도 제일 많이 걷고 무거운 카메라 들고 사진 찍어 주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다.
딱히 존재감이 없는 난 여행기라도 써서 남기는게 의무라고 생각해 쓰긴 했지만 형편없는 기억력과 내가 쓰고도 못 읽는 메모로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1시가 넘어 잠을 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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