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0산행

지맥길에서 선경에 빠지다 (경산묘원-삼성산-우록재, 11/1)

산무수리 2020. 11. 1. 22:13

<낙엽 곁에서> 
  
                  현상길 
  
  
서서히 
손끝부터 불붙을 줄 알면서 
지친 길모퉁이 돌아 
흔들리며 휘청대며 
서러운 꽃잎이나 만날까 
가지 뒤 숨어 추억을 엿보다가 
낯선 둔덕 아래 
상처투성이로 뒹굴 줄 알면서 
너는 
여름내 뙤약술을 퍼마셨다 
스스로 타는 열정 못 이겨 
바람 속에 내던지는 
빈 몸 그리도 가벼운가 
부서지는 침묵으로 일어설 때 
붉은 날갯짓 더욱 뜨거워지는 
우리의 피날레를 위하여 
오늘밤은 
홀로 가을비를 들이킨다

 

산행일: 2020.11.1 (일)

코스개관: 솔정고개-차량이동-경산묘원-634봉-상원산-변전소-팔조령 (점심)-봉화산-대바우봉-삼성산-우록재 (10:10~15:40)

날씨: 오전에 내리다 그친 비 덕분의 무릉도원의 경치를 만끽하다.

멤버: 당나귀 6명

 

안 그래도 까멜이 시부상을 당해 못나와 6명인데 휴게소에서 아침 먹는데 벌써 비가 내린다.

오늘 우리가 갈 지역은 잠깐 오후에 내리는걸로 예보가 되어 있었는데 김샌다.

지난번 산행 끝냈던 곳에 도착하는데 비가 제법 내린다. 기사님 경산묘원까지 건너뛰는건 어떠냐고....

오늘 산행이 길어 변전소에서 버스를 만나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건너뛰면 3.5k 벌고 (?) 팔조령에서 점심을 먹으면 될것 같단다. 조금 찜찜하긴 했지만 비만 내리면 주춤거리는 당나귀의 습성을 기사님이 너무 잘 알고 계시다.

경산묘원 거의 정점에 올라서니 비는 내리지만 조망이 끝내준다. 정말이지 여기가 하늘공원인것 같다.

이런곳에서 경치 바라보며 누워 있는것도 나쁘지는 않을것 같다. 비옷 입고 대부분 비무장으로 출발.

 

묘원 문을 열고 나가 다시 닫아 달라는 현지인 부탁. (멧돼지가 묘지도 파헤친다고...) 으로 문을 나서서 호젓한 산길을 올라가는데 트랭글이 벌써 운다. 뭐지? 동화산은 아직 멀었는데?

동화산은 기맥길이 아니라고... 

 

634봉에서 내려오니 임도가 나타나고 오른쪽 이정표에는 아름다운 자전거 길이라고.....

조금 더 내려오니 철탑 위가 상원산이라고가깝고 시간도 남으니 찍고 가자는 총무님.

상원산 정상은 기지국인지 뭔지 이중 철문을 열고 들어가니 폐허가 되어 있고 억새가 자라 길도 희미한데 막상 정상은 철조망으로 갈 수 없다고 한다. 비는 소강상태라 비옷을 벗었다.

다시 백해 내려오는데 바위송이 많다는 회장님. 눈도 밝으시다.

갑자기 바위송 채취팀이 되어 신천씨에게 몰아주기.

다시 백해 임도에서 총무님표 굵은 더덕꿀차 마시기. 

 

차 마시고 급경사 임도를 내려오는데 오른쪽 변전소에서 전기가 우는 소리가 윙윙댄다.

거의 다 내려와 다시 산길로 들어서며 자연스럽게 왼쪽길로 내려서는데 길은 소나무가 많고 좋다 했는데 이 능선이 아니라고.... 다시 되집어 내려오니 직직하면 되는 길이다. 그나마 알바 조금만 하고 산길도 임도성 길이라 눈누난나 하며 팔조령을 향해 내려가는데 운해와 단풍이 어울어져 선경을 보여준다.

행복해 하며 버스를 만났는데 조금 위에 휴게소가 있는데 밥 먹을 곳 찾고 있는데 주인이 욕지거리를 해 여기로 내려왔다고....정자까지 있어 선경을 바라보며 점심 먹기. 

 

팔조령에서 얼마 안 올라왔는데 트랭글이 운다. 봉화산이다. 오늘 처음 보는 정상석이다.

헌데 여긴 사유지라고 cctv 설치되어 있다고 여기 저기 붙어있어 이왕이면 예쁘게 찍혀야 한다고 웃었다. 

 

길은 계속 행복한 길이고 멀리 보이는 산색은 그야말로 가을인데 운해까지 어울어져 정말이지 오전에 내린 비가 이런 경치를 선물한다. 비가 적당해 내려 산길은 먼지도 나지 않고 좋았다.

가다 회장님 상황버섯까지 발견해 버섯까지 땄는데도 생각보다 빨리 대바우봉이 나타났는데 정상석이 안 보인다. 작가님은 패스 했나 하고 우리끼리 사진찍고 가는데 진짜 대바우봉에는 데크가 있고 조망이 끝내준다. 오전에 생략한 덕분에 시간이 쫓기지 않고 경치도 감상하고 사진도 찍는 여유를 부려본다.

 

대바우봉에서 삼성산까지는 2.5K 인데 크게 올려치는 봉우리가 없고 가을색이 너무 예뻐 경치 덕분에 힘이 덜든다.

앞에서 총무님이 빨리 오라 난리다. 삼성산 정상에는 데크가 깔려있고 데크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는 지리에서나 볼 수 있는 운해를 보여준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경치에서 신선이 되어 총무님표 찹쌀떡에 더덕꿀차에 작가님 단감, 윤호씨 방울 토마토까지..... 먹다 먹다 남겼다. 이래서 저녁 어찌 먹냐 하니 산행 종점에 닭갈비 맛집이 있다는 총무님.

 

삼성산에서 우록재까지는 1.4 키로이고 우리는 헐티재 방향으로 가는거라는데 길이 큰 오르막 내리막이 없으니 시간이 단축된다. 거기에 우리 기사님이 운전신공으로 다음 구간 연결되는 곳까지 차로 올라와 우릴 기다리고 계시다.

여기서 내려가니 길이 장난이 아니다. 돌로미티 산길을 가는것 처럼 급경사 좁은 길이다...

 

여기서 조금 더 달려 산수정 닭갈비집에서 숯불 닭갈비에 칼국수로 마무리. 회장님 이 뽑을때 밥 사야 한다며 총무님이 저녁까지 쐈다. 배부르다던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다들 많이 배부르게 잘 먹었다.

출발 했는데도 아직 해가 남았다. 처음 구간을 빼먹지 않았으면 아직도 산에 있을거라고 하며 취침하고 버스 전용차선을 씽씽 달려 9시도 되기 전 농수산시장 도착. 집에 오니 웬일로 이렇게 빨리 왔냐고 놀란다. 안양에는 많지는 않지만 거의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고.....

이덕 저덕에 오늘도 많이 먹고 많이 웃고 행복한 산행이었다. 감고사!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