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0산행

바람은 차도 햇살은 따뜻하여라 (비슬기맥, 원명고개-상가복마을, 12/6)

산무수리 2020. 12. 6. 23:31

<할아버지 말씀>

김해인


"밤새 추위를 견디던 거지가 얼어죽는 것은 동이 틀 때다"라고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을 때 그때는 겨울밤 추위가 동틀 때 제일 추운가보다고 

"구부러진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 하셨을 때에도  나는 그저 쓸모없는 나무라서 탐내어 베어가는 이 없어서 그러려니 했다 

"거짓말도 잘만 하면 논 닷 마지기보다 낫다"지만 안 해본 것 없고 모르는 게 없다 공갈치는 놈 보고 쥐뿔도 모르고 개뿔도 아닌 "살찐놈 따라 부을 수는 없다"했느니 

동틀녘이 되었소 선산지키던 나무들은 모이시오 "개꼬리 삼년 두어도 황모 못 된다"하셨던 말씀 더 두어본들 무슨 "쥐구멍에 홍살문 세울 일" 있겠소 그려

 

산행일: 2020.12.6 (일)

코스개관: 원명고개-난두산 (마령산)-수복산-비티재 (점심)-마령산-상가복 마을 (10:10~16:40)

날씨: 오전엔 바람이 쌀쌀했는데 오후엔 더워짐

멤버: 당나귀 6명

 

3주 만에 산행을 한다. 까멜은 가족 여행이라고 미리 결석계를 내서 6명이 출발. 휴게소는 코로나 때문에 다시 한갖져 졌다. 원래 오늘 비슬산 구간인데 내년 봄을 위해 건너뛰고 다음 구간이라는데 기사님 차로 400m 까지 올라오는데 길이 좁고 구부러져 우리가 다 간을 졸였다. 산행의 반은 기사님 덕인것 같다. 나중 하산은 반대편으로가니 길이 좀 넓어 다행이라고.... 다음에 여기서 산행 끝나면 한번 더 올라와야 하는데 천만 다행이다. 

원명고개에서 인증샷 하고 출발. 

 

오늘 오전과 오후 산행 거리가 비슷하지만 오전 산이 더 높다고.... 

몸이 안 풀렸는지 초장부터 허리가 아픈데 급경사를 올려치려니 힘들다. 길은 잡목이 뒤엉켜있어 길 찾기가 쉽지 않다. 선두 총무님은 내달리고 회장님이 길 찾느라 욕 봤다. 

중간 한번 쉴줄 알았는데 1시간 여 가 오늘 제일 높다는 난두산에 올라가니 정상석은 마령산이다. 오늘 산 구간이 청도와 창원의 도계에 있는 산이라고 한다. 길은 침엽수 구간은 조용하고 호젓하고 활엽수 구간은 낙엽으로 시끄러운데 활엽수 구간이 더 많다.

바람을 피해 총무님표 꿀더덕차를 내가 싸 간 샌드위치 곁들여 큰 컵에 한가득 마셨다. 총무님은 보온병도 더 큰걸로 장만하셨다. 헌데 보기만 해도 무겁다. 그래도 따뜻한 차를 마시니 몸도 마음도 녹는것 같다.

 

난두산 올라오는 길도 가파르더니 내려가는 길도 낙엽이 쌓여있어 조심스럽다. 특히 작년 어깨 수술 받은 회장님은 또 넘어지면 안되니 조심조심 내려가는데 총무님은 축지법을 쓰는지 휘리릭 날아가 버렸다.

마령치 이정표를 잘 만들어 놓았다. 여기서 한참 올라가니 정상은 아닌데 조망이 아주 그만이다. 비슬기맥 대부분이 고압 철탑을 따라 이어지는데 여기도 예외는 아닌데 그것도 보니 나름 아름답다. 고압선에 집라인 설치해 내려가면 재미 있을 거라는 총무님. 걸어만 주면 간다는 당나귀. 헐~

 

조금 더 올라가니 수복산 정상이다. 나름 내려다보는 경치가 그만이다. 여기서 우리가 차를 만나 밥 먹을곳으로 뚝 떨어진다고해 내심 긴장. 간식먹고 출발.

 

길은 염려보다는 가파르지 않았는데 낙엽이 쌓여있어 미끄럽다. 내가 자빠지고 엎어지고 땅을 두군데나 샀는데 작가님도 사셨다. 내려오니 간이 매점이 몇군데나 있다. 우리는 변전소 들어가는 입구에 차를 대고 따뜻한 햇살 받으며 점심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출발.

 

오후 구간이 오전보다는 수월할줄 알았는데 웬걸? 기나긴 오르막이 어찌나 가파른지 자꾸 뒤로 밀린다. 정말이지 오늘 구간중 제일 힘들었던것 같다.

무사히 올라와 총무님표 더덕꿀차를 마시니 그나마 피로가 좀 가시는것 같다. 

 

올라오는 길이 가파르니 내려가는길도 가파른데다 낙엽이 많이 쌓여있어 앞에서 두 오라방들이 아예 낙엽을 쓸며 내려간다. 덕분에 난 덜 미끄럽게 따라 내려가는데 그나마 길은 침엽수림도 만나다 활엽수도 만나고 두 나무가 섞여 있는 곳도 나온다. 길은 끝날듯 끝날듯 끝나지 않고 짧은 오르막도 몇번 오르내리니 산불감시요원을 만났다. 9개월 된 개가 회장님에게 반갑다고 달겨든다.

여기서 임도를 타고 내려가니 폐 농장이 보이고 우리 버스가 서있다. 옷 갈아입고 현풍할매국밥 먹으러 출발.

 

몇년 전 왔던 현풍 박소선 할머니 국밥집에서 오늘 간식을 하도 많이 먹은지라 수육에 밥은 4개만 시켜 나누어 먹었다. 어느새 작가님이 또 밥값을 내셨다. 얼마전 회장님은 사과를 총무님 통해 문전 택배 받아 맛좋은 사과를 잘 먹었는데 당나귀 멤버들에게 너무 많이 얻어 먹는것 같다. 오늘도 산행이 무사히 끝나 기뻤다. 감고사~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