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1산행

무늬만 둘레길? 인왕산 둘레길 (8/10)

산무수리 2021. 8. 10. 18:16

<여름을 보내며>

 

이향아


절정은 지나갔다
8월은 이제 만만한 풋내기가 아니다
말복을 향해 불을 뿜던 칸나도
제풀에 지쳐 목이 잠기고
감출 것도 머뭇거릴 것도 없는
그렇다고 으스대지도 않는
이미 판가름이 난 굿판
발표가 남았어도 조바심하지 않는다
결과는 우리가 다 아는 바와 같을 것
두근거림도 가라앉히고
평온하게,
아주 평온하게 익어가는 대낮
햇발은 느긋하게 그림자를 늘인다
그래도 매미는 죽을힘을 다해
최후의 공연을 부르짖는다

 

코스개관: 창의문-윤동주 문학관-가온다리-수성동계곡 상단-황학정-무학어린이공원-인왕사 입구-무악하늘다리 입구-개미마을-북악 배수지-창의문-찻길로 자하문 터널-창의문 입구 (10:00~14:10)

 

지난주 하늘과 안산 자락길을 하며 이번주 한번 더 걷자 했다. 원래 같이 걷기하는 친구도 시간되면 같이 걷자고 해 화욜 날을 잡았다. 오늘은 다행히 10시 만나기로 해 경복궁역에서 버스 타고 부암동 주민센터앞 내려 두사람을 바로 만났다. 여기서 창의문을 처음 통과해서 어느 방향으로 갈까 우왕좌왕하다 그래도 이쪽 주민인 하늘 친구 남해의 의견으로 황학정 방향으로 가게 되었다.

 

처음 땡볕 포장도로를 가 염려했는데 바로 그늘로 들어가는데 인왕산 둘레길, 자락길, 종로 건강 걷기길 등이 뒤엉켜 이정표가 매우 복잡하다. 아무튼 인왕산에 올라왔던 여러 코스 초입을 모아놓은것 같은 둘레길은 둘레길 치고는 계단이 많고 업다운도 많은 편이다.

가온다리도 처음 건너보고 두 여인이 힘들어하면 쉬면서 간식도 먹고 아무튼 그동안 정상을 향해 고고씽 하면서 중간에 갈라지는 길은 어디로 가나 궁금했던 길이 다 둘레길로 가는 길이었다.

무학 어린이공원에서 올려다보는 인왕산은 멋있고 정상을 안가도 되는건 한편 위안도 된다. 여기서 인왕사 초입에서 아파트 뒷쪽 길이 연결되어 무악 하늘다리에서 올라왔던 길을 만난다.

여기서 가는길은 가본 길이고 개미마을 가는길이 생각보다 오르막도 많고 계단이 많았다. 급기야 남해의 다리에서 쥐가 날듯한 신호가 온다고 한다. 원래 두 여인은 종로구간인 무악 하늘다리까지만 오는건줄 알았다고.....

힘들면 독립문역으로 하산하자고 하니 홍지문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 가자고 해 조심스럽게 진행을 하는데 안산도 조망 되고 멀리 북한산이 조망되는 멋진 조망터가 나오고 여기가 배수지 윗쪽으로 한참 육교성 길을 내려가니 상명대 방향으로 하산하면 나오는 데크길과 만났다.

 

창의문에서 다시 산으로 올라가야 인왕산 둘레길인데 남해가 여기서부터는 찻길로 가자고 해 아무튼 한바퀴 돌아 자하문 터널을 지나 창의문 앞 계열사에서 오랫만에 치맥 먹기. 셋이 맥주 1000에 닭 한마리를 모처럼 남기지 않고 클리어.

부른 배를 끌어안고 길 건너 찻집에 들어가 차를 마시는데 의외로 커피맛도 좋았다.

둘이서만 왔다면 절대로 홍지문까지 안 왔을거라는데 미안하기만 한데 하산하니 벌써 행복하다는 하늘. 선택적 치매 중세가 점점 빨리 나타난다. ㅎㅎㅎ

난 궁금했던 인왕산 둘레길을 거의 다 가게되어 예전 다녔던 입산, 하산코스를 와보니 참 좋았고 보람있었다.

오늘 하늘, 남해 (바다), 산무수리 (산) 셋이 만났던 날이었다. 감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