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
복효근
저녁
풀잎에 맺히는 이슬
그 이슬에 앉는
별빛 하나
몇 광년 전 어느 별
어느 누가 켠 불빛이었을까
가슴이 마른 낙엽 같은 밤은
나도
촛불 하나 켜자
그러면
몇 광년 뒤
어느 별
가슴이 마른 낙엽 같은 어느 뉘
풀잎 이슬에
별빛 하나 맺힐까
코스개관: 도봉산역 1번 출구-입구-다락능선-은석암-포대전망대-사패산-원각사-원각사 입구 (10:05~16:20, 더워서 땀 많이 흘린 시계가 뿌옇던 날, 둘)
존폐 위기에 처한 나름 산악회. 하늘은 연속 결석 신고했고 리사도 지난번 모처럼 둘레길에 와 이번주 못온다고 하고 에인절고도 못 온단다.
목욜 남의편과 1박 예정이던 용화산을 당일에 가기로 하니 금욜 도봉산에 가면 붐비지 않고 산행을 할 수 있을것 같다. 작년 사패산 산행에 결석한 장공주도 오랫만에 사패산에 갈 수 있고 혹시나 단풍 찌끄러기라도 볼 수 있을까 싶었다.
10시 도봉산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속이 헛헛해 호떡집 호떡 만들자 마자 1개 천원 2000원에 3개라 어쩔 수 없이 3개를 받아 장공주 하나 먹고 내가 2개를 해치웠다.
지난번 사패산은 짧은 코스로 가기 위해 망월사역에서 올라갔는데 그것도 은근 진을 빼 오늘은 아주 오랫만에 다락능선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도봉산 입구 단풍이 절정이다. 장공주 사진 찍다 장갑 잃어버렸다고 한참만에 나타났다. 산행 준비하고 다락능선으로 가니 북한산 둘레길 이정표가 보이고 이쪽은 사람이 거의 없어 호젓해서 좋다.
다락능선 바위가 은근 많지만 그렇다고 위험한 정도는 아닌지라 천천히 올라가는데 은석암 지나니 사람들이 많아졌고 조망 좋은 곳에서는 사람들이 있다.
버벅대며 쇠난간 잡고 올라가 포대능선에 붙으니 기억에 있던 직벽성 길이 나온다. 장공주 팔힘이 없다고 늘 한탄인데 염려와는 달리 잘 채서 올라간다. 기럭지도 길고 체중이 덜 나가서 그런것 같다. 한팀이 스틱을 넣으라니 잔소리를 한다. 먼저 올라가시라구요....
올라가다 기운이 딸려 커피와 호두파이도 먹고 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엄청 시간 잡아먹고 포대주능선에 올라섰다. 올라서서 장공주표 냉동홍시를 먹으니 갈증도 가시고 아주 달고 맛이 있다. 원기 보충하고 출발.
망월사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다락능선에서 올라오는 능선이 기억보다 거리가 아주 멀다. 그나마 험한곳은 적어 다행이긴 한데 중간 길을 잘못 들 뻔도 하고 아무튼 간간히 나오는 쇠난간 구간을 대부분을 내려가는 코스다.
회룡사 갈림길까지 내려가는 하염없는 계단길은 가을이 무르 익었고 올라오는 사람들은 힘들어 하지만 우리는 그나마 내려가니 훨씬 낫다. 갈림길에서 잠시 쉬면서 사패산을 찍을까 하산할까 고민하다 거리가 1.2K에 속아 사패산을 향해 출발. 그나마 길이 순해지긴 하지만 막판 사패산 정상을 올라가는데 정말이지 기운이 소진된것 같다.
정상에서 남은 쿠키와 커피를 타서 원기 보충하고 출석부도 찍고 어디로 하산할까 고민하다 안골로 가려니 낙엽이 얼마나 쌓여 있을지 걱정된다. 원각사 1K 이정표 있는곳 까지 백해 내려오다 낙엽에 미끄러져 하마트면 사고칠뻔 했는데 아직은 순발력이 남아 있는지 넘어지지 않았다. 그러니 낙엽만 보면 두 여인은 기다시피 내려가는데 다행히 초장 계단보다 내려가니 경사가 조금씩 순해지고 원각사 절 앞에서부터는 포장도로다.
스틱 접어넣고 하산하는데 북한산 둘레길 산너미길 출발점을 지나고 사패터널 앞 고속도로인지 엄청 시끄럽다. 토끼굴에 의정부, 구파발 버스타는곳 이정표가 보인다. 굴을 통과 해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려니 영업을 안해 할 수 없이 구파발로 나가는데 360번 버스를 탔더니 일영을 돌아 한참만에 구파발 도착.
롯데몰 식당가에서 간단하게 분식과 식혜로 저렴하게 허기를 면했다. 힘든데도 내색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해 준 장공주께 감사함과 미안함을 전합니다. 고의는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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