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물고기에 관한 명상>
가영심
나는 햇빛이 되고 싶었다.
햇빛의 신선한 고기떼가 되어
푸른 등지느러미를 푸득이면서
도시의 숲 사이를 이리저리 헤엄쳐 다니고 싶었다.
수맥을 차단시킨 무수히 많은 콘크리트 빌딩들
그 목마름 속에서
비상구 안에 갇힌 내 삶을 탈출하고 싶었다.
따뜻한 눈물 세상 밖으로 떠나고 싶었다.
육교를 오르내리며
욕망의 높낮이를 숨가쁘게 재어보다가
시간의 빠른 물살처럼 빨려들어 가는 지하도 입구에서
구걸하는 앉은뱅이의 가난과 비애를 들이마신다.
금빛 비늘 아무리 아름답게 번쩍거려도
어쩐지 막막한 날엔
뽀골 뽀골 아가미로 내뱉던 생의 물음표
돌아보지 마라. 삶의 그물에 건져 올려지는 건
도시의 더러운 악취와 어둠뿐
생의 고통이란 덧없음을 알아버릴 때
나는 세상을 끌어안는다.
적당히 해초처럼 흔들리면서
심해어처럼
더 깊은 수심 속으로 헤엄쳐 가기 위하여
코스개관: 뾰루봉식당-가래골-뽀루봉-안골고개-화야산-고동산-수입리 (9:40~18:00. 오전은 맑음 오후는 흐렸던 덥게 느껴진 날. 당나귀 6명)
아침 오늘도 까멜이 빠진 5명이 평촌 출발. 신천씨 차 한대로 이동해 대성리역에서 회장님 태우고 근처 해장국집에서 해장국 먹고 (작가님이 계산) 오늘 산행 기점인 뽀루봉식당 근처 공터에 차 주차.
예전 마음이 다쳤을 때 오진관광이 태워다 주고 산행 끝나고 픽업 해주어 갔던 뽀루봉-화야산이다. 얼마만인지 기억 조차 없다. 아무튼 오늘 수도권 마지막 단풍을 보고 다음 산행부터는 비슬기맥 나머지 구간을 한다던가?
오늘 산행은 원점 회귀산행이 아닌지라 산행 끝난 후 택시 타고 온다고....
산행 기점 3명 한팀이 바로 앞에서 출발했고 우리도 산행 준비하고 출발하는데 매어 놓은 견공이 회장님에게 놀아 달라 재롱을 떨고 식당 손주인지 창문을 열고 인사를 한다. 뽀족해서 뽀루봉이라는데 기점은 가을이 무르익었다.
조금 올라가자마자 급경사 오르막을 올려친다. 그럼 그렇지 이름값 하네 하면서도 거리가 멀지 않기에 얼마 안가면 되는줄 알았는데 갈수록 산이 경사도 급해지고 설상가상으로 암릉이 자꾸 나타난다. 낙엽이 미끄러운데 총무님은 앞서 간 팀 뒤로 바짝 쫓아가고 회장님은 낙엽 쓸어주며 진행을 하니 조금 속도가 쫓아갈만 하다. 헌데 여기 이정표가 제멋대로라 두개가 다른건 물론이고 가도 가도 남은 거리가 그대로이다. 헐~
낙엽 쓸어준 보람도 없이 미끄러지며 정갱이를 바위에 부딪쳤는데 엄청 아프다. 그나마 발목 다치진 않았지만 힘 줄때 마다 통증이 온다. 엉엉.....
급경사. 암릉이 자꾸 나타나니 팔,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조금 평평한 곳도 마음 놓고 걷다가는 낙엽 속에 숨겨진 돌, 도토리, 나뭇가지에 걸려 자꾸 미끄러진다.
이 산을 내가 온게 맞나 싶게 험하고 힘들게 땀 흘리며 겨우겨우 정상 도착하니 총무님은 추워 잠바 입고 기다리고 앞서 간 팀에게 단체 사진을 부탁해 찍었다. 이 침은 총무님이 뒤에서 바짝 쫓아 가 오바 페이스를 했다고 힘들다고 되돌아 가신다던가?
우리가 올라온 길은 가래골이고 능선에서 양지말 하산 이정표가 있다. 예전에는 양지말에서 올라온건가?
정상에서 과일, 총무님표 머시멜로 코코아로 당 보충하고 화야산을 향해 출발. 거리는 4.6K.
뾰루봉에서 화야산 가는길은 그래도 올라왔던 길 보다는 순한 편이지만 오르내림도 많고 낙엽은 가득 쌓여 있어 조심스러운건 마찬가지. 이 와중에 회장님은 인간 청소기가 되어 낙엽 쓸어 내느라 바쁘시다. 산행 끝나면 다리가 아니라 팔과 허리가 아플까봐 걱정 될 지경. 윤효씨가 어깨 수술 한곳 다 나으신것 같다 놀린다.
양지 바른 곳에서 총무님이 기다리고 계시다. 바람도 안 부니 점심 먹고 가자고....
우리가 밥 먹는 동안 반대편에서 한팀이 넘어간다. 오늘 2팀 만났다. 윤호씨 와인으로 식전주 삼아 점심 먹고 커피도 마시고 출발.
밥 먹고 화야산 가는길 계속 하산 할 수 있는 이정표가 보인다. 여기도 역시나 거리가 늘었다 줄었다 하는 이정표. 화야산까지 안 쉬고 가나 죽을둥 살둥 쫓아가는데 평상에서 총무님이 기다리고 계시다. 여기가 삼회1리 하산 갈림길이라고. 이쪽에서 한팀이 올라오더니 쉬지 않고 올라간다. 우린 쉬면서 과일 먹고 쉬었다 정상으로 가니 정상에는 정상석이 3개나 있다. 양평군, 가평군에 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까지.... 높이는 화야산이 뾰루봉보다 높다. 삼회리에서 올라온 팀은 블랙야크 수건을 들고 인증샷 하느라 바쁘다. 여기가 100대 산이냐고 하니 200대 산이라고.... 이 팀 덕분에 여기서도 단체 사진 찍고 고동산을 향해 출발.
고동산 까지는 3.1K 남았고 고도가 낮아지니 힘이 덜드나 싶었는데 역시나 만만한 산은 없는것 같다. 한 봉우리 올라가면 또 앞에 봉우리가 있고 계속 반복하다 막판 암릉성 길을 올라가니 꼭대기가 고동산 정상이라고....
헌데 정상 조망이 강이 내려다보이고 환상이다. 시간은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저녁같다. 날이 흐려진다. 여기서 경치 감상하며 행복해 하며 왼쪽 능선이 쉬워 보여 저기로 가자 했다.
헌데 쉬워보였던 이 능선으로 왜 오자 했던가 후회가 된다. 생각보다 급경사가 많았고 낙엽도 겁나 많이 쌓여 있고 밧줄도 매어 놓았고 회장님이 열심히 낙엽을 쓸어내주셨지만 결국 여기서도 엉덩방아 찧고 미끄러지고 총체적 난국. 막판 수입고개에서 원래 계획 대로면 끝까지 능선을 타고 아밀마을로 하산해야 겠지만 해가 지려고 한다. 헌데 삼회리 하산길은 길이 안 보여 수입리로 하산하니 컴컴하다.
택시 회사 전화를 하니 안온다고... 차도 막히고 운행 구간을 짧아서 그런갓 같다. 일단 큰길까지 나가기로 했다. 나가니 서정ic 가려는 차들이 길게 줄 서서 있다. 여기서 조금 더 걸어나가 우리가 가려는 방향쪽에서 차를 얻어 타려고 해도 아예 차가 서지도 않는다. 총무님이 절을 100번은 한것 같다. 양수에서 명달리 들어가는 버스는 들고 나고 하는데......
한참만에 트럭 한대가 세워주어 총무님과 신천씨는 차량 회수하러 갔는데 그나마 그 차는 청평대교로 건너가는 차량이라 거기서부터 걸어서 식당까지 갔단다. 신천씨가 우릴 태우러 온 시간이 하산 후 1시간 반이 걸렸다. 총무님은 식당에 저녁 주문하고 기다리고 계시다고......
빗고을 광주식당이라는 한정식 식당에서 곤드레정식으로 늦은 저녁을 먹게 되었다. 다들 배가 고파 허겁지겁 하산주 마시고 저녁 먹기. 신천씨는 내심 총무님이 운전을 해주면 술 한잔 하고 싶었는데 총무님이 거절한다. 나중에 알고보니 안경을 차에 놓고 가 보이는게 없어 하고 싶었도 못했다고.....
일단 저녁을 먹었고 회장님을 어디에 내려드리나 설왕설래 하다 막히건 말건 일단 대성리역으로 갔는데 다행히 많이 막히지는 않아 회장님 내려드리고 우리도 무사히 평촌 도착했는데 신천씨가 몸고생 마음고생 많이 한것 같다. 총무님이 미안해 기름이라도 넣어주려니 미리 넣고 왔다고.
이덕 저덕으로 지나면 추억이 될 하루를 지내고 무사히 귀가를 했다. 자고 일어나니 지리산 무박보다 힘들었는지 넘어져 멍든 곳보다 팔이 더 쑤신다. 안 넘어지려고 스틱을 잡고 용을 많이 쓰긴 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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