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2산행기

KTX타고 오대산 가기 (비로봉, 상왕봉, 1/3)

산무수리 2022. 1. 3. 21:30

<새벽밥>

 

김승희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 무르익고 있습니다

 

코스개관: 상봉역ktx-진부역-상원사 (203 버스)-적멸보궁-비로봉-상왕봉-북대암갈림길-두로령-임도-북대암-상원사 주차장 (9:45~15:40, 제법 쌀쌀하고 맑은 날씨, 둘)

 

원래 1.3~5 안동행을 계획했다 안동은 2월에 가기로 했고 제주, 부산, 대전..... 하다 화욜 차영샘 사정으로 당일 산행으로 결정. 오대산 선재길을 가자는데 아깝다. 이왕이면 비로봉을 가자고 했다.

상봉역에서 ktx를 탈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는데 교통편을 꿰고 있는 차영샘. 알고보니 퇴직 후 처음 템플 스테이 한 절이 월정사라고.......

7:29 상봉에서 기차를 탔고 빈자리가 곳곳에 있었고 어제 설레인건지 걱정이 되어서인지 잠도 제대로 못잤다. 비몽사봉 자다 9시 전 진부 도착. 화장실 들렸다 나가니 버스가 두 대가 서있어 앞차가 빨리갈것 같아 출발하려는 버스를 잡아타고 보니 상원사행. 첫차는 월정사까지만 가고 상원사 가는 버스 중 제일 빠른것. 버스가 다 역까지 오는것도 아니고 이 버스와 상원사 출발 4시 버스만 역을 온다고.....

버스 안에는 보살님들이 많이 타셨고 월정사 입구에서 젊은 사람이 타더니 입장료를 걷는다. 헌데 1인당 5천원. 허걱~

작년 10월부터 받는다는 기사님 말씀. 정말이지 칼만 안 들었지 강도가 따로 없다. 신도증 있으면 안 내니 신도증을 만들어야 하나 웃기는 했는데 진짜 너무한것 같다.

버스는 월정사에서 비포장 길을 타고 상원사가 종점이다. 이따 타고 나올걸 대비해 사진을 찍고 출발 하려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

임도는 하산하는 길이고 우리는 상원사 절에서 올라간다고.......

상원사는 지나치지만 했지 그나마 들어온것도 처음인것 같다. 경내에 들어가 등산로를 물어보니 처사님이 친절하게 알려 주신다.

왼쪽 문으로 나가 계단 올라가기 전 (적멸보궁 가는길로 예측) 차영샘이 찰밥을 아침으로 싸 와 집에서 아침을 먹었지만 2번 아침을 먹었다. 그나마 아침을 먹어 든든하게 갈 수 있었다.

 

계단길로 올라가는데 간간히 보살님들이 내려오신다. 이 길이 맞긴 맞나보다. 적멸보궁 관리하는 절이 나왔고 여기서도 계단을 한참 올라가니 왼쪽은 적멸보궁, 비로봉은 직진이다. 계단만 올라가면 적멸보궁인데 차영샘 안 올라간다고 해 나만 올라가니 마당에서 법문을 하고 계셔 구경도, 절도 여의치 않아 사진만 대충 찍고 내려와 아이젠 하고 본격적 산행 시작.

 

응달을 지나고 올라가며 햇볕이 나니 더워진다. 올라가다 잠바 한껍데기 벗고 올라가는데 거리는 짧은데 경사가 급하다. 그나마 눈이 적당히 덮혀있어 지루한 계단길이 좀 덜 힘들다. 멀리 알펜시아 스키장이 보이고 노인봉으로 보이는 정상도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정상. 헌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사방이 트여 조망은 끝내주는데 디카가 금새 얼어 방전된다. 휴대폰으로 얼른 인증샷 찍고 출발.

 

디카 배터리도 교환하고 벗었던 잠바도 다시 입고 상왕봉 가는길은 눈이 기대 이상으로 쌓여있어 모처럼 눈산행으로 눈이 호강을 한다.

비로봉만 기억에 있지 상왕봉은 기억조차 안나는데 이쪽 가는길도 주목 군락지인것 같다.

쉬고 싶은데 바람이 불어 쉴곳이 마땅치 않다. 상왕봉 가기 전 큰 나무 있는 양지바른 곳에서 앉아 호두파이와 커피로 간식 먹고 힘내기.

헌데 상왕봉 가니 바람도 자고 햇살도 좋고 의자까지 있었다. 이럴줄 몰랐다.

 

상왕봉 지나 두로봉까지 가고 싶지만 시간상 안될것 같아 두로령까지 갔다 임도타고 내려오기로 했는데 북대암 갈림길에서 두로령까지는 사람들이 많이 안 다녔는지 발자국도 희미하고 군데 군데 발이 빠지는 길이다.

여긴 스패치가 필요할 정도. 그래도 누군가 발자국이 있어 의지하고 넘어오니 드디어 임도를 만났다. 휴~ 헌데 상원사까지 거리가 6.4K. 허걱~

 

임도는 처음엔 눈이 많이 있었는데 군데 군데 눈이 없는 구간도 있고 홀로 올라오는 사람이 아이젠을 하지 않았다. 우리도 아이젠 빼고 무릎보호대도 빼고 걷는데 눈이 적당히 있는곳은 괜찮은데 빙판이 있는 곳은 조심스럽다.

이 와중에 난 한번은 미끄러지고 한번은 넘어지며 한바퀴 도는 생쑈를 한다. 차영샘 일으켜 줄 생각은 안하고 웃겨 죽겠단다. ㅎㅎㅎ 넘어져도 안 다치는 구간이라 다행이긴 했다.

내려오니 절이 보이는데 여기가 북대암인데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여기서 응달 구간은 제법 미끄럽고 눈이 없다면 더 지루할 길을 긴장하며 하염없이 내려오니 드디어 끝.

화장실에서 스틱 넣고 정리하는데 화장실이 제일 깨끗하다. 시간을 보니 조금 있으면 버스가 올것 같다. 아싸~

버스에서 4;59 기차표 예매.

버스를 타고 진부역에 내려 저녁은 상봉역에서 먹기로 하고 간식과 물로 허기를 달래고 기차를 타니 거의 만석.

긴장도 풀리고 생각보다 추웠는지 따뜻한 실내에 오니 잠이 잘 온다.

 

상봉역에서 내리니 이쪽으로 가면 망우, 저쪽으로 가면 상봉역이란다. 그 중간 즈음에 ktx 승강장이 있는것 같다. 상봉역 밖으로 나가 식당을 찾아 우왕좌왕 하느니 역사 내 분식집에서 떡볶이, 김밥, 어묵으로 저녁을 때우고 (이상하게 산행 길게 한 날은 식당을 제대로 못찾아 부실한 저녁을 먹게 된다) 전철 타고 집으로~ 집에 오니 빨리 왔다고 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