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2산행기

경주 2- 남산 도전기 (1/20)

산무수리 2022. 1. 22. 16:14

<산, 산을 오름은 마치 나의 인생길 같아>

 

권오은

 

산, 산을 오름은 마치 나의 인생길 같아

꽃 계단이 아니니 말이야

 

맨바닥 평지도,

작은 언덕도 지나고,

잔 자갈길도

가시나무 넝쿨도 헤치며 지났었어

 

숨이 가빠서 셀 수가 없는

수많은 돌계단과 나무계단들을

한 계단씩

두 계단씩

쉬지 않고 열심히 올라왔었지

 

때로는

컴컴한 밤은 어둠을 더듬어서 내려서고

한 때는

불빛을 따라 모서리 돌아가며 올라 왔었지

 

산의 정상을 향한 나의 마음은 포기하지 않았고

절대로, 돌아서 내려서지도 않았었어

 

숨이 가쁘다고

계단이 있다고, 주저하지도 않았고

바위가 있고

가시넝쿨이 있다고, 비켜가지도 않았었어

 

지나간 어제도,산를 올라 갔어야 했고

오늘의 시작과 알 수 없는 내일도

나의 마음에 산이 있는 한

산으로 올라가야겠어,언제나

 

꽃 계단이 아닌 산을 오름은

땀으로 살아가야하는

나의 인생길과도 같기 때문이지

 

아침 하늘이 잠을 제일 못 잤나보다. 일단 7시경 일어나 8시 호텔식 부페를 먹으니 해외여행 느낌이 나 이것도 나쁘지 않다. 다행히 먹을게 다양하지 않아 과식 하지 않아도 되는건 좋다.

아무튼 이것 저것 든든히 먹고 짐 챙겨 9시 넘어 보문정에서 출발 해 팔우정 하차.

팔우정에서는 길을 건너 500번 대 버스를 타야 하는데 버스 안내가 전광판에 뜨지도 않는데 택시 한대가 버스비만 받고 데려다 준다는데 환승한다고 안탔는데 거의 40분 만에 드디어 전광판에 도착 예정이 떴고 버스를 겨우 탔다. 당연히 환승 안됐다. 지방에 와서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택시를 타던 선택을 해야 하는 경험이라고 하늘이 놀린다. 버스는 황리단길을 지나 가는데 생각보다 멀지 않아 다시 한번 놀랐다.

 

코스개관: 삼릉골 입구-삼릉-상선암-바둑바위-금오산-비파골-임도-용장사지-이영재-산정호수-백운재-칠불암-양피지 저수지-남산동서삼층석탑-통일전 주차장 (10:52~17:30, 맑고 춥지 않았다)

 

삼릉 근처 화장실은 주차장에 가야 하나본데 버스 정류장에서는 걸어가야 해 그냥 통과. 초소가 하나 있고 삼릉이 보이고 휘어진 소나무숲이 장관이다. 평지성 길이 끝나고 등산로가 나와 스틱 꺼내 들고 출발.

우리가 오늘 잡은 코스는 경주 남산 연구회에서 등산 추천코스인데 내심 산이 높지 않고 크지 않을거라 생각. 그래도 혹시나 몰라 스틱을 준비했는데 없었으면 훨씬 더 힘들뻔 했다.

 

 

-삼릉계곡 머리없는 석불 좌상

-삼릉계곡 마애관음보살상

 

-삼릉계곡 선각육존불

 

-삼릉계곡 석조여래좌상

책에서 보던 불상을 직접 보는 느낌은 예상보다 감동적이다. 더 좋은건 등산로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고 조금만 이동하면 되는게 더 좋았다. 아마도 등산로를 그렇게 만들었겠지?

상선암 올라서는 길은 길지는 않아도 급경사를 올려쳐야 했다. 잠시 쉬면서 숨 고르고 출발.

 

-상선암

 

-바둑바위

상선암에서 바둑바위 가는길은 예전엔 마애석가여래좌상을 보면서 올라가게 등산로가 되어 있었던것 같은데 지금은 막아 놓아 좌측으로 우회하게 만들어 놓았다. 올라가 조망 좋은곳이 바둑바위라는데 엽서를 쓰면 보내준다는데 남산 엽서인지라 한장씩 챙겼다.

 

-삼릉계곡 마애석가여래좌상

삼릉계곡 마애여래좌상은 금오산 정상 가는길 이정표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니 보이는데 가까이 보는것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고 이곳 자체 풍광도 아주 멋지다. 한 팀이 그냥 지나간다고 보고 가라 했더니 많이 봤다고. 뻔데기 앞에서 주름 잡았다고 웃었다. ㅎㅎㅎ

 

마애불을 조망할 수 있는 이곳이 멋진 조망처이고 풍광도 좋다. 사실 여기서 조금만 가면 금오산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멀었다.

 

드디어 정상. 단체 인증샷 하고 앉아서 차와 간식 먹기. 여기서 오늘 우리의 목적지인 통일전으로 바로 내려가는 이정표도 보였다. 헌데 여기서 앞으로 우리가 갈 길이 만만치 않다는걸 눈치 챘어야 했는데......

 

정상에서 용장사지 이정표를 따라 내려오는데 비파골 안내가 있어 잠시 여기가 맞나 헷갈림. 조금 더 진행하니 임도가 나오고 용장사지 표지가 있고 임도라 이젠 평탄한 길이 있는 줄.

조금 내려가니 우측 산길은 용장사지, 좌측은 통일전 가는길 3.5K. 하늘이 혼자 통일전으로 하산 한다는데 혼자 보내는것도 그렇고 해 길이 험하지 않은줄 알고 함께 용장사지로 가자 했다. 

 

 

-용장사곡 3층석탑

용장사지 3층석탑은 정말이지 멋진 위치에 놓여 있었다. 자연석을 기단 삼아 감탄사가 나오는 그런 위치인데 길이 살짝 험하긴 했지만 계단도 간간히 있어 무사히 내려와 사진을 찍었다.

 

 

-용장사곡 석조여래좌상

여기서 한팀 먼저 보내고 한팀은 반대로 올라오는데 차량 회수해야 해 되돌아 온다면서 이쪽으로 진행하면 통일전 갈 수 있냐고 한다. 우리도 초행이라 모른다고 했다. 험한 길을 내려오니 머리 없는 부처님이 계시다. 이젠 길이 좀 순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보며 출발.

 

여기서 용장마을 이정표만 보이지 지도에서 본 이영재 표시는 없다. 헌데 다른 길이 없어 이 길로 내려가는데 하늘은 스트레스가 신체 증상까지 나타나 힘든가보다. 정말이지 미안해 죽을 지경인데 길이 조금 순해졌고 다리를 지나니 이영재 0.9k 이정표가 보여 여기서 좌측으로 진행하는데 이쪽이 고위봉 가는길인가보다.

 

 

-산정호수

그나마 이영재 가는길은 험하지 않았는데 지쳐 길거리에 쉬면서 당 보충하는데 간간히 반대편에서 사람들이 내려오니 좀 안심은 됐다. 드디어 이영재. 헌데 여기서도 칠불암은 까마득하다. 속으로 걱정을 하며 가는데 작은 저수지가 보이는데 이정표에는 산정호수라고 되어 있고 고위봉 갈림길이 백운재. 여기서 고위봉 정상이 0.5k 이고 고위봉에서 하산하면 용장마을인것 같다. 우리는 칠불암을 향해 출발.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

백운재에서 칠불암 가는길도 초장만 평탄하더니 곧 바위가 나타나고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하늘이 눈이 안좋아 바위 많은 내리막에 쥐약인데 여기가 바로 그런곳. 조망은 그야말로 끝내주는데 즐길 여유가 없다. 북한산 같다 하며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이더니 드디어 칠불암.

칠불암에서 화장실 가는길도 난이도가 있다 웃었다. 사진을 찍자 하니 하늘은 사진도 싫고 자기한테 산, 절 말도 꺼내지 말란다. 그래서 올해는 말 안하고 음력 내년에 꺼낸다고 했다.

잠시 쉬면서 사진을 찍고 칠불암에서 마을로 바로 내려가는길도 있을줄 알았는데 통일전까지 어차피 가야 차를 탈 수 있는것 같다. 정말이지 나도 미치겠다.

나중 엽서에서 보니 칠불암 내려오기 전 우측 신선암 마애불 안내판을 봤는데 갈 엄두를 내지 않았는데 사진을 보니 거기까지 가서 못 본게 조금 아쉽다.

 

칠불암은 한참 불사중인데 돌계단도 손잡이도 없고 급경사라 내려오기 그지같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한참 내려오니 길은 완만해 졌고 하늘 컨디션도 조금은 나아진것 같아 농담도 하며 내려오는데 나도 이렇게 험한줄 몰랐는데 가자고 해 미안하고 하늘은 자기가 민폐가 되어 속상해서 미안하고.....

평지가 나와 스틱 접고 과수원 지나 탑도 보이고 먼지 터는게 보여 스틱 집어넣고 먼지도 털고 (바지가 단벌이라 잘 털어야 함) 통일전을 향해 출발.

 

 

-남산동 동서삼층석탑

주민을 한분 만났는데 15분이면 버스 정류장에 갈 수 있다는데 생각보다 멀었고 이정표에 있던 탑도 봤고 책에서 본 저수지도 만났고 포석정으로 간다는 이정표도 보인다. 이쪽이 동남산 지역이고 삼릉골이 서남산. 즉 우리는 ㄷ자 형태로 아주 길게 남산 산행을 한거였다.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로 해 통일전 정류장에서 버스 승차.

 

팔우정에는 황남빵 본점이 있는데 방금 나온 따뜻한 황남빵을 사서 먹는데 정말이지 꿀맛이다. 4개를 샀다 5개 추가로 샀고 교리김밥집을 찾아 갔는데 정기 휴일.

어쩔 수 없이 황리단길 가다 또바기 식당이 눈에 띄어 홍합 볶음밥, 불국전, 매운 등갈비찜, 큐브 수제떡갈비 (떡볶이인줄 알고 잘못 시킴) 네가지나 시켜 다소 과한듯 한데 산행은 힘들었고 점심은 건너 뛰어 남을줄 알았는데 다 먹었다.

그리고 어제 못한 맥주 파티를 하기로 해 편의점에서 4개 11000원 맥주를 종류별로 사서 숙소는 택시 타고 문앞에서 내리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기 위해 택시로 이동. (만오천원 정도)

 

숙소에 와 씻고 팩도 하나씩 붙이고 모여 앉아 맥주 마시기. 평소 술 안마시던 장공주도 조금씩 고루 맛 보았고 마지막 한캔은 나와 하늘이 2:3으로 나누어 클리어.

헌데 술을 마셔서 푹 잘 줄 알았는데 두 언니는 꿈나라로 갔는데 나와 하늘은 잠이 오지 않는다. 밤새 뒤척이며 내일은 알람을 일단 다 끄고 체크 아웃 시간까지 있다 나가기로.....

 

-사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