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2산행기

북한산 자락길+백련산 가기 (2/5)

산무수리 2022. 2. 5. 20:13

<행복한 겨울>

 

김종해


봄이 오기 전에 나는 안경을 샀다.
겨울 동안 세상은 근시가 되어 있었지만
바늘귀도 볼 수 없는 내 눈을 탓하며
나는 가급적 촛점을 풀고 편하게 지냈다.
무사안일주의의 세상을 껴안고
참으로 행복하게 지냈다.
싸우지 않는 사람의 칼,
무저항주의의 따뜻한 난로 곁에서
보이는 세상을
보이지 않는 세상과 맞바꾸었다.
우리나라 겨울 날씨와
시력의 상관 관계를 역설하며
안과의사들마저
나의 시력이 지극히 정상적이라 했지만,
보지 않고 듣지 않고 말하지 않는 자의 월동,
겨울은 가지 않고,
세상은 안경알의 수증기
그렇다,
봄이 오기 전까지 나는 안경을 써야 한다.
풀잎이 돋는 것을 보며,
이젠 눈물을 보이지 않아도 된다.

 

코스개관: 홍제역 1번 출구-풍림아이원 아파트-실락 어린이공원-자락길-옥천암-홍제천-산골고개-백련산-서대문구청 (10:30~13:30, 춥지만 춥지않던 날, 넷)

 

지난주 산계 대장님과 백련산을 녹번역에서 시작해 불광천에서 마무리 한 적이 있다. 녹번역 1번 출구에서 진로아파트 뒷쪽으로 올라가면 정자가 나오고 거기서 생태다리를 건너면 백련산인데 건너기 전 북한산 자락길 이정표를 봤다.

집에 와 검색 해 보니 서대문구에서 안산 자락길 반응이 좋아 자락길을 하나 더 만들어 실락 어린이 공원에서 옥천암까지로 4키로가 조금 넘는것 같다.

백련산만 하면 너무 짧기고 하고 자락길도 궁금해 홍제역에서 만나 실락 어린이공원을 찾아 자락길 출발은 아주 잘했다.

모처럼 넘버4도 참석해 넷이 즐거운 걷기를 했다.

이 코스는 북한산 옛성길과 만났다 헤어졌다 하는데 둘레길보다 훨씬 순하게 길을 펴놓아 행복한 걷기였다. 옥천암 가기 전 생태다리가 나올줄 알았는데 못 찾고 결국 옥천암까지 갔다 홍제천을 따라 되집어 올라오다 길로 올라와 녹번역 방향으로 가다 산골고개를 만났고 백련산 올라가는 길을 겨우 만났다. 휴~

 

백련산은 낮아도 산은 산인지라 눈이 있지만 다행히 등산로는 미끄럽지 않게 갈 수 있다. 조망 좋은 곳에서 커피와 맛있는 이집 저집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 팔각정 방향으로 하산하니 여기서도 백련산 둘레길로 한바퀴 돌 수 있는것 같다. 오늘 걷기가 충분한지라 서대문 구청 방향으로 찻길따라 내려오니 동신병원 근처다.

마침 길건너 식당이 보여 생대구탕을 푸짐하게 먹었고 근처 찻집에서 차 마시고 모자라는 회비는 넘버4가 정산해 주었고 이야기를 아주 길게 나누었다.

여기서 홍제역이 제일 가깝다는데 청춘들을 물어봐도 모르고 우리 또래 언니가 언덕을 넘어가면 나오는데 언덕이 아주 길었다. 청춘이 모를만도 싶었다.

무사히 홍제역에서 전철 타고 집으로~ 다음 산행은 12일 토욜 예정.

집에 와 지도를 검색해 보니 실락 어린이공원에서 조금 진행하다 홍록 배드민턴클럽에서 녹번역쪽으로 진행해야 했나보다. 다음엔 옥천암에서 반대로 오던지 백련산에서 생태공원을 건너봐야 자락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실히 알것 같다.

부실한 대장 따라 다니며 고생했는데도 고생을 행복으로 아는 나름팀. 감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