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김해 무척산
코스개관: 무척산 주차장-석굴암 입구-모은암 입구-장군바위-천지못(기도원)-정상(신선봉)-흔들바위-주차장 (10:15~13:20, 햇살 따갑던 봄날, 여섯)
코로나 사태에서 13구간으로 나누어 하던 비슬기맥을 3년 만에 마지막 구간을 하기로 했는데 막판 총무님 확진으로 끝까지 발목을 잡혀 4월 3주 진짜 마지막 구간을 하기로 한 날. 기맥은 5K 인지라 산 하나를 더 탄다고.....
보너스 산행을 오후에 하면 가기 싫어질것 같아 오전 보너스 산행을 하고 오후 기맥을 하기로.
오늘은 완전체가 될 줄 알았는데 까멜이 상견례라고. 좋은 일이니 반갑긴 하지만 오늘도 못 보니 많이 아쉽다.
일단 출발해 여주 휴게소에서 3명은 아침을 먹고 오늘 오전 산행지인 무척산 주차장으로.
이름도 특이한 무척산은 듣보잡인데 그래도 여기가 블랙야크 100대 명산에 들어간다고. 밀양인줄 알았는데 김해에 있는 산이다. 헌데 검색해 보니 200대 명산에 들어간다.
주차장은 넓고 무료이고 안내소, 화장실이 잘 만들어져 있다. 주차장 나서서 석굴암 옆을 지나 급경사길로 올라가자니 일단 올라가는건 능선으로 올라갔다 급경사로 내려온다고.....
멀리 보이는 암릉이 심상치 않다. 급경사 포장도로를 올라가는데 총무님이 우리도 차로 올라올걸 하고 웃긴다. 모은암 입구에서 왼쪽 등산로로 올라서는데 잔돌, 큰돌 등 돌 투성이다. 길은 지그재그로 돌아서 올라가게 만들었는데 바위 사이로 난 구멍도 많고 테라스 같은 곳도 나오고 기대 이상이다. 아쉽다면 꽃 철이 지난것. 총무님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꽃도 피크일뻔 했다.
올라가다 쉬기 좋은 곳에서 윤호씨가 가져온 커다란 빵과 총무님표 코코아로 배를 채우고 올라가며 비가 온다면 폭포도 흐를것 같고 작은 계곡이 나온다.
올라서니 기대보다 큰 천지못이 나타났다. 기대보다 컸고 벚꽃이 날리고 제비꽃도 어여쁘다. 바로 옆 기도원은 문은 닫혀 있는데 자리는 기가 막히게 좋다. 신앙심 없으면 여기까지 올라오기 힘들었겠다.
호수 옆 능선길이 있는데 호수를 돌자고 한다. 기도원으로 들어가 호수를 도는데 당나귀 2마리가 보인다. 당나귀가 당나귀를 만났으니 그냥 갈 수 없다고 사과도 나누어 주고 사진도 찍고 올라가니 능선길이 아닌 길로 올라가는데 얼레지가 지천이다. 꽃은 이미 졌지만 정말이지 피었을 때는 장관이었겠다.
능선길 갈림길이 나왔고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니 정상인 신선봉. 사람은 많지 않은데 한팀이 블랙야크 인증샷 사진을 어찌나 여러장 찍어대는지 정말이지 짜증났다.
밀어내고 사진 얼른 찍고 점심 먹으로 하산하는데 점심이 늦다고 투덜대니 바로 아래 식당 안 보이냐고 총무님이 웃긴다.
여기서 흔들바위 이정표를 따라 하산하는데 염려보다는 완만했고 경사 급한 곳은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역시 문화의 혜택을 받는 곳이 좋다고 하며 내려가니 흔들바위가 보인다. 사진 찍고 데크 내려서다 미끄러지며 무릎이 땅에 닿아 먼지가 한가득 올라온다.
윤호씨와 신천씨가 밀어보고 틈새로 메고 해봤지만 무늬만 흔들바위인지 꿈쩍도 안한다.
하산해 먼지 털고 차 타고나가 곰탕집이 나와 여기서 늦은 점심을 먹었고 작가님이 점심을 쏘셨다. 여기서 차로 10분이면 오늘 마지막 구간이 나온다고....
-비슬기맥 마지막 구간
코스개관: 평촌고개-마산고개-210봉-붕어등-처녀묏등-외산교 (14:25~17:40)
점심을 먹고 차로 나가는데 삼랑진을 지나 고속도로로 다시 들어갔다 밀양으로 나와 지난번 끝난 곳에서 조금 지나 등산로 입구에 서니 버스 정류장이다. 정류장에 차 세워도 되냐고 하니 우리 버스도 버스란다. ㅎㅎㅎ
여긴 애기똥풀이 나무처럼 우거졌다. 여기가 다 감 과수원인데 비료 먹고 자라 야들도 키가 크다고.....
날은 갑자기 더워지고 땡볕이다. 점심을 푸짐하게 먹어 배도 부르고 갈증도 나고....
과수원은 크기가 크고 비탈이다. 농사 지라고 해도 못할것 같다는데 다들 동의를 했다. 과수원 하나 넘어서 또다른 과수원으로 올라가는데 일 하느라 바쁘시다. 고생하는걸 보며 신천씨가 가을에 단감 많이 사먹겠다고 덕담 나누고 능선에 섰다. 산길로 접어드니 길도 좀 순해지고 그늘이라 좋았다.
룰루랄라 가다 급경사는 아니라고 올려치는데 너무 힘든데 210봉에서 선두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차와 과일로 갈증을 달랬다. 여기사 붕어등인줄 알았는데 하나 더 올려치니 붕어등 표지가 붙어있다.
오후 산행이 은근히 힘들다. 여기서 배 꺼질 새도 없어 간식 또 먹고 조금 더 진행하니 정자가 나오고 처녀묏등 표지가 보인다. 정자와 운동기구는 있는데 사람들이 이용을 안해서인지 먼지가 쌓여있다. 여기서 내려가면 끝이라는데 길을 못 찾은건지 길이 없는건지 갑자기 급경사 길로 내려치는데 살 떨렸다. 어찌어찌 내려가니 경사가 완만해 졌고 길이 나왔고 길따라 가니 무덤가 지나 마을이 보인다.
이 와중에 선수들은 드릅을 땄다. 신천씨 오늘 드릅 따가면 마눌님이 장아찌 담근다고 했는데 드릅이라고 딴게 가중나물 순이라고.
그나마 마을 근처에 가니 드릅이 몇개 보이고 머위가 보여 나까지 머위를 뜯고 내려와 길을 조금 걸어 내려가니 우리 버스가 보인다.
옷 갈아입고 차 타고 나가다 다행히 식당을 찾았다. 늦었지만 오늘 신천씨 환갑축하 하는 날이라고 총무님이 산삼주를 들고 오셨다. 회장님와 이대장 회갑에는 더덕주를 먹었다고 하니 다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생깐다. ㅎㅎㅎ
축하하고 돼지갈비 구워 맛있게 먹고 (신천씨가 본인 회갑이라고 쐈다) 출발하는데 7시인데도 아직 환하다. 해가 많이 길어졌다.
차 타고 가다 잠깐 자다 잠이 잘 오지 않아 비몽사몽 앉아 가는데 갑자기 쾅 하면서 우리 차가 앞차를 받았다. 앞에 접촉사고로 차가 서 있는데 우리 바로 앞차가 미처 못 봐 급제동을 했는데 우리 차도 그걸 보고 제동을 했지만 차체가 커서 부딪친것 같다.
앞차는 뒷 유리가 깨졌고 우리 버스도 오른쪽 옆구리가 나간것 같다. 보험사 전화하고 경찰 나타나고 앞차는 수입차라 실어서 옮겨야 한다 하고 남여주ic로 나갔다. 우리 보험사가 왔고 1시간 여 만에 종결 되 차가 찌그러져 앞에 바람이 숭숭 들어오지만 그래도 차가 굴러가니 천만 다행이다.
기사님은 내일 대타 뛸 사람까지 구하느라 더 분주하시다. 저녁 먹을때 까진 행복했는데 사고가 나니 다들 찜찜하다.
코로나 처음 생길때 늘상 하던 일상을 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겪고 보니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3년째 코로나에서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 안 남은 지금 교통사고를 접해보니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좋은일이 생기는게 좋은날이 아니라 아무일도 없는 날이 좋은 날이다. 사고가 잘 수습되 기사님 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사진 추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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