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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만나러 숨은벽 가기 (북한산, 10/21)

산무수리 2022. 10. 22. 19:04

 <열매>
              장순금
우주에 떠 있는 한 점 온기도 꼭 짜서 끌어오고
땅속 냉골에 죽은 듯 숨 쉬는 흙의 내공도 끌어와
죽을힘을 다한, 산 힘으로 좁은 문을 밀어 태아 바깥세상 언뜻 보이듯
세포와 세포 사이 실핏줄로 뜨거운 밀서 힘껏 밀어 올려
세상에 혼자 떨어지는
기도와 고통 억만 톤의 목숨값이
피붙이로 오는

 

코스개관: 효자2리-국사당-숨은벽-밤골-국사당-효자비 (약간 더웠던 화창한 가을날, 공주와 무수리)

 

화욜 동상과 오마니 면회, 수욜은 탁동과 현충원 걷기, 목욜은 하늘, 은샘과 함께 하는 독서 모임이었다. 헌데 하늘이 약속시간 다 되 못 온단다. 헐~

은샘과 단 둘이 만날 정도로 친한건 아닌데 참 당혹스럽다. 남,녀 사이라면 썸이라도 타지?

아무튼 화기애매모호하게 은샘이 정리한 책 요약 내용을 들었고 둘이 걷다 은샘이 올라가기도 전 힘들어해 얼른 하산해서 귀가.

 

오늘은 셤 마지막 날이다. 숨은벽을 이 철 주말에 가면 줄서서 가는걸 아는지라 혼자라도 가리라 마음 먹었는데 장공주가 오랫만에 산에 와 겁내 하면서 함께 가기로....

2시 구파발역에서 만나 바로 버스 타고 효자2리 하차.

국사당에서는 오늘 큰 굿판이 막 시작된것 같다. 우리가 올라가는데 사람들이 간간히 내려온다. 평일인데도.....

계곡 갈림길에서 커피와 함께 간식을 먹었고 본격적으로 산행 시작. 장공주는 엄살과 달리 처지지 않고 바로 쫓아 올라온다. 동행자가 잘 쫓아와서인지 생각보다 빨리 진행했고 테라스 가기 전 단풍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본격적으로 단풍의 향연이다. 

가을 산행은 늘 숨은벽이 정답인것 같다. 행복해 하며 테라스에 서니 바람이 많이 불고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다. 아예 누워있는 사람도 있고 아무튼 여기저기 사진찍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도 오봉을 바라보며 복숭아 만한 자두를 먹고 숨은벽으로 출발~

 

우리가 올라가는데도 계속 내려오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다들 좋은건 알아가지고.....

오늘은 가급적 우회하지않고 숨은벽 능선을 탄다. 장공주 조금 겁내 하면서도 잘 쫓아 올라오고 내려오고....

숨은벽의 진수를 보고 반달바위도 올라가고 타이타닉도 찍고 암릉을 올라 서는데 막판 장공주가 못 내려오는데 마침 오라방 한팀이 올라와서 그 광경 목격. 역시 공주는 공주라니까...

젊잖은 오라방들이 격려해 줘 무사히 발을 착지했고 밤골 내려서는 곳의 단풍은 역시나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 경치.

우리뿐 아니라 다들 행복해하며 여기저기 사진 찍느라 바쁘다. 

이쪽 하산길이 너덜성 길이고 사실 그지같은데 오늘은 용서가 된다. 시간이 된다면 우이동 하산도 생각했으나 아무래도 무리일것 같아 패스.

혹시나 몰라 랜턴을 챙겼는데 무사히 해 있을때 하산했고 국사당 굿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우린 조금 아쉬워 둘레길로 가 효자비에서 아웃. 효자비 앞 해장국집에서 저녁을 먹었고 장공주가 냈다.

버스 타고 구파발역에서 전철 타고 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