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봄>
김소월
봄에 부는 바람, 바람 부는 봄,
작은 가지 흔들리는 부는 봄바람,
내 가슴 흔들리는 바람, 부는 봄,
봄이라 바람이라 이 내 몸에는
꽃이라 술잔이라 하며 우노라.
코스개관: 가오치항-배 이동-금평항-버스 이동-수우도 전망대-지리산-절골재-달바위-가마봉-옥녀봉-면사무소 (아침엔 쌀쌀했지만 낮에는 햇살 좋고 바람불어 좋은 날, 당나귀 7명이 건산회 산행에 조인)
최근까지 작은 버스지만 버스 운행하던 당나귀도 적은 인원과 물가 상승으로 버스를 포기했다. 이 문제는 회장님이 대장님으로 계신 건산회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건산회 산행 중 여수 영취산, 방태산 아침가리골 등을 따라간 적 있지만 최근엔 가 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사량도 지리산을 간다고 한다. 그동안은 총무님이 생업 때문에 토요 산행을 못 갔지만 이젠 자유인이 되어 갈 수 있게 되었고 원정 산행을 그것도 통영까지 간다고 해 즐거운 마음으로 참석하기로 했다.
작가님도 처음엔 남의 산악회에 안 따라 간다 하시더니 최종 함께 가기로 했고 정임씨도 오랫만에 산행에 합류하게 되었다.
밤 11시 농수산시장에 온다던 버스가 20분이나 늦었다. 안 그래도 추워진 날씨에 개 떨듯 떨다 버스를 탔고 죽전에서 몇분 더 타 최종 20명이 산행 인원.
사과, 귤, 물을 건산회 총무님이 나누어 주셨고 불 끄고 자다 금산휴게소 서고 다음엔 고성에서 한참 쉰다. 아침 맞춰놓은 식당 시간 맞추느라 그렇다고....
통영 식당에서 소고기 전골로 아침을 잘 먹었고 버스로 가오치항에 도착해 표 받고 승선. 오늘 배가 만선이라 배 타고 내리면 빨리 버스를 타야 한다고.....
배 안은 따뜻해 누워 잠도 잠깐 자고 40분 지나 금평항 도착. 뛰어가 무사히 상도행 버스를 탔고 여기도 버스카드가 된다.
15분 정도 버스로 달려 수우도 전망대 도착.
수우도 전망대에서 길 건너 등산로 입구에서 올라가는데 초장 까끄막이다. 까끄막이 지났나 했더니 섬 산 특징인 뽀쪽한 바위들 (주상절리?) 이 앞에 나타난다. 무서울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룰루랄라 갈 만한 길은 아니다. 조금은 긴장하며 올라가야 한다.
한 바탕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바다가 펼쳐지는데 장관이다. 난간이 설치되어 있는 곳도 있지만 산은 전반적으로 거리에 비해 속도를 낼 수 없는 그런 길이다. 순한가 하면 암릉을 넘어가거나 비껴 가야하고 우회길이 난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암릉을 넘어서 올라간다. 헌데도 군데군데 흙길이 나타나면 고맙기까지 하다.
첫번째 정상인 지리산이 나타났다. 정상 사진 찍느라 정상석 옆에서 우린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정상 비껴 바람 덜 부는 곳에서 아침 회장님이 총무님에게 맡겨놓은 족발과 막걸리를 꺼내 전을 펼치니 사람들이 오며 가며 한점씩 먹는데 특히나 윤호씨와 신천씨가 어찌나 장사를 잘 하는지 족발 하나가 금방 동났다. ㅎㅎㅎ
먹느라 시간을 지체하다보니 정상이 헐렁해져 건산회와 함께 단체 인증샷 하고 다음 정상을 향해 출발.
여기가 고향인 윤호씨 산친구가 신림동에 살면서 주말에는 여기로 와 막걸리 장사를 한다고 한다. 어디쯤 하나 하고 진행하는데 갑자기 막걸리 파는 구간이 나왔다. 사량도에 배가 들어오는 항구가 6곳이라고 한다. 이곳이 내지에서 올라오면 가깝게 올 수 있는 곳인것 같다.
막걸리 큰거 한병 한잔씩 나누어 먹고 건산회 분들도 나누었는데도 술이 남으니 페트병을 찌그려서 윤호씨 배낭에 넣어준다. 이 친구는 산에서 만난 동생인데 가끔 연주대에서 만난다던가?
윤호씨의 인생경험은 진짜 다양해 한가지씩 나올때 마다 감탄이 나오는데다 여기 저기 안가본 데가 거의 없고 인간관계도 정말이지 다양하다. 거기에 친절하기까지 하니 이런 사람이 사기를 치면 안 넘어가는데 이상할것 같다. ㅎㅎㅎㅎㅎ
달바위산이 오늘 산행 중 제일 높은 곳인데 절골재에서 달바위산 가는 길은 계룡산 자연성릉이 생각나게 한다. 여기 저기 앞, 뒤에서 사진 찍느라 지체가 되고 정상에는 사람들이 너무 바글거려 우린 뒤에서 사진을 찍고 출발.
달바위산에서 가마봉 가는길도 험하다. 우회로가 있어 겁 많은 백성은 우회 하는게 좋을것 같은 그런 길이다. 정체까지 되니 조심스럽게 진행을 하는데 경치는 그만이다.
밀리는 구간을 지나 봉우리에 앉아 간식 먹고 후미 기다리는데 갑자기 한 사람이 미끄러져 떨어졌다. 다행히 크게 다친것 같진 않은데 여기저기 까지고 손가락과 손바닥이 찢긴것 같다. 파스가 있다고 하니 파스까진 없어도 된다고 한다. 연고, 반창고, 압박붕대를 주었다.
가마봉 가는길도 은근히 긴장해야 하는 길이다. 이 산은 겁많은 사람은 안 오는게 좋을것 같다. 예전 기억에는 땡볕에 걸은 기억만 나고 지금처럼 보조 시설도 없었는데도 이렇게 험하다고 못 느꼈는데 나이 탓인지 무섭게 느껴진다.
가마봉엔 사람이 별로 없어 우리도 인증샷 하고 마지막 옥녀봉을 향해 출발.
가마봉 지나 옥녀봉 가는길 계단이 어찌나 쎈지 계단의 폭이 좁아 옆으로 내려가야 할 지경이다. 여기도 우회로가 있어 고소 공포증 있는 사람은 우회하는게 좋을것 같다. 무사히 내려왔고 예전에 없던 흔들다리가 2개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 회장님 기다리다 포기하고 사람도 별로 없어 노느니 사진 찍는다고 윤호씨에게 찍어달라고 폰을 맡겼는데 맡긴 사람이 건산회 회장님이시네? 윤호씨는 뒤에 계시네? 이 분은 얼떨결에 핸드폰을 받이 찍어 주시네? 죄송해라. 너무 젊어 보여 일어난 해프닝.
출렁다리 내려와 안부에서 회장님 기다리며 신천씨표 개떡을 먹고 작가님 천혜향도 하나씩 하사 받고 총무님 과일까지 곁들어 먹고 있으니 회장님 도착. 함께 간식 먹고 옥녀봉을 향해 출발.
놀며 쉬며 하다보니 후미가 되었다. 부지런히 우리도 마지막 옥녀봉에서 인증샷 하고 하산하는데 날이 더워져 땡볕이다. 여름엔 이 산 쉽지 않을것 같다. 이젠 길이 평탄할 줄.....
길은 마지막까지 긴장해야 하는 길이고 하산하는 곳으로 이제 올라오는 사람들 진짜 걱정될 정도. 관광 모드 사람들은 옥녀봉까지 올라왔다 가는것 같다. 드디어 길을 만났고 내려오니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비가 온 후라 먼지도 안나고 날씨도 좋고 시계도 좋고 적당히 바람이 불어주어 산행하기 아주 좋은 날이었다. 먼지털고 회장님이 예약하신 식당으로 이동.
항구 바로 앞 대박식당에서 회, 멍게, 해삼까지 나오는데 우리 테이블이 입질이 뜸하다. 몰랐는데 총무님도 회를 아주 좋아 하진 않으신다고. 다른 곳에는 리필까지 했는데 우리는 왜 안 먹느냐고 해 회덮밥 하려고 아끼는 거라고 했다.
회로 배를 채울 수는 없고 매운탕 달라고 아우성 쳤는데 우리 매운탕은 물을 어찌나 많이 부었는지 배 타기 전 끓지도 않을 것 같다. 물을 세컵이나 따라내니 끓어서 1차 회덮밥을 먹었고 2차 매운탕으로 마무리. 이제가 배가 부르다.
회장님이 아들 결혼 턱으로 내셨다고. 밥 잘 먹고 이닦고 표 받고 배 타고 누워 따뜻한 바닥에서 허리 펴고 잠시 잤고 내려 예정 시간에 맞춰 4시 전 출발.
금산 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달려 8시반 전 평촌 도착. 신천씨 일찍 왔다고 당구 치자고 하니 총무님은 집으로 내빼고 윤호씨와 둘이 당구치러 가며 집까지 태워다줘 편안하게 집 도착.
이덕 저덕에 섬 나드리 산행 백배 즐기기 완성~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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