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물걸레질>
오규원
눈송이들이 조심조심 가지에 앉아 쉬다가
몸을 바꾸어 어디론가 떠나가고 있다
떠나갈 때는 앉았던 자리 모두
깨끗이 치워
물걸레질한 흔적이 한나절 더
남아 있다
코스개관: 하남검단산역-안창모루 출발점-애니메이션고 갈림길-검단산-고추봉-용마산-은고개 (눈발 날리던 날, 당나귀 6명)
오늘 7:50 범계역에서 만나 출발하는데 작가님은 시간이 남는다고 인덕원에서 범계로 왔다 다시 타고가는 해프닝. 인덕원에서 신천씨까지 타고 무사히 앉아서 이수, 군자에서 환승해 늦지 않게 하남검단산역에서 회장님과 조우.
평소에 늦게 일어나는 총무님이 정신 차려야 한다고 편의점에 커피 사러 가려니 이왕이면 제대로 된 커피를 먹어야 한다는 회장님.
그래서 산행 출발 전 카페부터 들려 커피를 마시는데 건데기는 없냐고. 그래서 내 간식인 피낭시에를 커피와 함께 먹고 출발.
보통 유길준묘에서 출발하는데 거기까지 가기 전 동네길로 들어가니 철조망이 쳐있다.
주민께서 전봇대 뒤로 가면 등산로가 나온다고. 덕분에 초장부터 능선을 타고 올라가니 애니메이션고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선두는 진작 보이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내 달렸다.
간간히 눈이 보이긴 했지만 오르막인지라 아이젠 없이 살살 올라가는데 갈수록 빙판이 나오고 내려오는 사람들은 거의 다 아이젠을 착용.
정상 1.3 키로 남은 구간에서 다들 아이젠 착용하는 분위기라 우리도 얼른 차고 출발하니 마음도 편안하다.
정상 가까워지는데 사람수가 팍 줄었다.
산길은 생각보다 눈이 많이 쌓여있어 경치는 아주 멋지다.
정상 가기 전 전망대에 가니 사람들이 많다. 우리팀도 여기서 차 마시고 하염없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막 카페 접으려고 했다나 뭐라나?
쌍화차 마시고 출발 하려는데 눈발이 날린다. 오늘 눈 예보가 있었나? 오후 늦게 온다더니 오늘도 눈?
고어잠바로 갈아입고 출발.
정상 가는길 능선 우측은 나무들이 눈을 뒤집어쓰고 있어 경치가 끝내준다. 검단산이 이렇게 높은 산이었나 새삼스럽다.
정상에서 인증샷 하고 바로 아래에 자리잡고 비닐 뒤집어쓰고 밥을 먹으니 덥기까지 하다.
밥에 딱딱한, 말랑한 곶감을 먹고 숭늉에 생강차까지 마시니 내 커피는 꺼내 보지도 못했다.
정상에서 산곡초 방향으로 내려오다 왼쪽 능선을 타고가는데 정상 지나면 업다운이 별로 없다는 윤호씨.
초장엔 비교적 길이 순했다.
헌데 오르내림이 기억보다 많았고 길었다. 오르막은 빙판길, 눈길, 낙엽길이 뒤섞여 있다.
트랭글이 운다. 벌써 용마산? 아니었다. 기억도 나지 않는 고추봉이다. 인증샷 하고 용마산을 향해 출발.
고추봉에서 용마산은 거리는 길지 않은데 정말이지 하염없이 내려왔다 급경사 올려치는데 방판도 많다. 그나마 우리는 올라가는 길이라 다행이다 싶었다.
정상에 올라가니 멀리 보이는 강이 얼어있다.
누가 업다운 없다고 했냐니까 다들 기억보다 멀다는게 공감.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 만나 정상 인증샷고 하고 총무님 감을 회장님이 인심쓰며 나누어 주신다. ㅎㅎㅎㅎ
조금 더 내려가면 설경이 좋단다.
설경 좋은데서 사진도 찍고 하산하는데 문제는 눈이 줄어들며 낙엽과 뻘밭이 점점 자주 나타난다.
이런데서 아이젠은 하기도 그렇고 빼기도 그렇고 정말이지 대략난감이다.
막판 희망봉 갈림길이 나왔다. 대표로 보낸다는데 아무도 안 간단다.
작가님 왈, 아프리카가 이렇게 가까웠냐고 하신다. ㅎㅎㅎㅎ 이제 진짜 하산 시작.
하산길은 정말이지 거의 흙과 낙엽길. 이젠 진짜 아이젠을 빼야 하는데 이 더러운 아이젠을 들고 갈 일이 대략난감.
대충 털어 통에 넣고 내려가는데 신천씨는 땅 사기 싫다고 끝까지 아이젠 하고 가다 포장 도로 만나서야 뺐다.
토끼굴 통과하고 오늘 식사 할 만두집을 찾아가는데 버스 정류장 하나 지나니 나오는데 상호 자체가 만두집.
만두전골 1인분이 만원인데 내용이 푸짐하다. 양도 많아 겨우 정량 먹을 수 있었다.
총무님이 내려오기 전 전화 예약을 했다는데 아무도 몰랐다. ㅎㅎㅎ
다시 길을 건너 버스 기다렸다 타고 나오는데 차가 많이 막힌다. 명일역에서 내려 전철타는데 회장님은 하나 앞차 타고 가시고 안양팀은 다음차 타고 무사히 집으로~
집에 와 검색해 보니 당나귀랑 함께 검단-용마산은 안 온것 같다. 다들 착각을 한것 같다. 우리가 총무님에게 우겼는데. 죄송~
다음 산행은 눈 예보가 없으면 강원도에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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