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남프랑스 8 (니스~리옹, 3/29)

산무수리 2024. 5. 6. 21:11

<봄비>
 
            박유라

봄비, 희고 조그만 이빨을 반짝인다
푸르스름 안개가 피어 오르는
저녁 식탁 위
능선들이 부드러운 산
윗입술과 아랫 입술 사이
목젖을 간당거리며
햇마늘 밭을 씹고 녹차 잎 새순을 씹고
강아지 한 마리 조용히 눈 감는
저 아슬한 길 끝
연둣빛 바다 잘근잘근
속절없이 부서져 내리는 봄,

사이렌이 내 입속 노랗게 중앙선을 끌고 간다

 

 

오늘 5시 기상. 아침에는 어제 남은 닭백숙에 쌀을 넣고 끓이 닭죽 먹기.

짐싸고 체크 아웃하고 나오는데 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우산 좀 안 갖고 다니고 싶은데 우산 쓰고 역까지 걷기.

무사히 기차 탑승.

 

 

기차는 11:40 리옹 도착 예정.

아침 일찍 죽만 먹은지라 점심으로 빵, 바나나, 삶은 계란, 귤 등을 싸가지고 와 기차에서 먹기.

내 옆자리 사람이 내리고 젊은 청춘이 탔는데 냄새 난다.

그나마 밖에 자리가 있어 수산나는 답답하다고 내내 나가 있었고 나도 나갔다 들어왔다 하며 무사히 리옹 도착.

 

 

리옹에 도착하니 도시에 온 실감이 난다. 그동안 우리가 지방에 있었나보다.

역사 내에서 버스표를 사려고 하니 기차표만 살 수 있다. 물어물어 역사 밖 기계에서 사야 한다고.

우리가 리옹에 2박이지만 만 이틀이면 될것 같아 48시간 표 매표 성공.

 

 

버스를 무사히 탔고 비 내리는 강을 지나니 ibis가 강 건너에 보인다. 

여긴 체크인을 일찍 할 수 있어 일단 체크인을 하는데 수산나네는 트윈을 줬는데 우리 방에는 아무리 봐도 트리플이 아니다. 보조 침대도 안 보인다. 당황스럽다.

다시 방을 바꿔주어 보니 머리맡의 2층 침대에 아비뇽 숙소보다 조금 더 열악한것 같다.

리사가 2층을 쓴다고 한다. 일단 짐 놓고 오후 관광 하러 가자~

 

 

비는 그친것 같은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모자가 날아갈것 같아 스카프로 모자를 묶고 다녀야 한다. 그나마 바람이 차진 않아 춥지 않은게 천만 다행.

우선 숙소에서 가까운 강만 건너면 나오는 떼뜨 도흐 공원을 찾아 갔는데 굳게 닫혀있고 경찰이 안에서 지키고 있다.

수산나가 물어보니 강풍이 많이 불어 다칠 위험이 있어 일시적으로 폐쇄 한거라고.

 

 

원래 우리 스케줄은 위에 나온것 중심으로 하기로 한건데 처음부터 계획대로 안된다. 다음 행선지는 리옹 미술관으로 가기로 해 버스와 지하철로 이동.

 

 

지하철에서 나오니 번화한 곳이 나온다.

조금 걸어오니 떼호 광장이 나오고 여기서 오른쪽이 시청사, 그리고 옆 건물이 리옹 미술관이고 트레비 분수가 생각나게 하는 분수가 보인다. 청사 앞에도 바닥 분수가 나오는데 물이 많이 나오진 않는다.

리옹은 마르세유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도시라는데 남프랑스 책에는 리옹이 안 실려있다. 거의 중프랑스에 가까운곳 같다.

여기 저기에서 사진 찍고 미술관으로...

 

- 리옹 미술관

 

 

이 미술관은 원래 수도원이었던 건물이라는데 그래서인지 중정이 가운데 있는데 고호 병원을 생각나게 한다. 헌데 중정은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놓았다.

일단은 엘리베이터 타고 4층으로 올라가 보면서 내려오기로 했는데 이 미술관의 하이라이트가 3. 4층의 회화 작품이라고 한다. 여기 저기 단체 학생들도 만날 수 있었는데 작품도 아주 많았고 잘 알려진 화가의 그림도 많았다.

여기도 종교화가 많았고 나중엔 지쳐 나가려는데 지하에는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내려가보니 여기도 로댕 작품 등 유명한 작품이 많은지 여기서 수업하는 어린 학생에 어르신 학생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수산나는 힘들어 먼저 내려와 1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 시네마 & 미니어처 박물관

 

시청사에서 아주 멀지 않다고 해 걸어서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는데 미니어처 박물관이 근처여서인지 장난감 가게가 눈에 띈다. 특히 어린 왕자가.

나중에 보니 여기서 생 떽쥐베리의 고향이라고. 그래서 벨꾸르 광장에 어린왕자 동상이 있었다는데 못 봤다.

미니어처 박물관을 하늘은 꼭 보고 싶다는데 나는 별로 보고 싶지 않아 안 본다고 했다. 근처에 성당이 있어 거기에서 기다린다고 하니 수산나가 마음에 걸렸는지 자기도 박물관은 패스 한다고 해서 (홍콩에서 비슷한걸 봤다고) 셋은 입장하고 둘만 남았다.

 

- 크레페 맛보기

 

 

사실 오늘 새벽에 닭죽에 점심은 빵, 과일로 때운지라 배가 많이 고프다.

우리는 성당 가기 전 일단 뭔가 먹자고 했다. 헌데 딱히 먹을만한 것도 안 보이는데 크레페가 눈에 띈다.

사실 튀를리 공원에서 먹은 점심에 후식으로 나온 크레페는 맛도 없었다.

특히나 수산나는 단 음식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해서 크레페에 초코를 조금만 넣어 먹었는데 배가 고파서인지 맛이 나쁘지 않았다. 성당 앞에 걸터앉아 크레페를 먹고 성당 보러 들어가기.

 

- 리옹 대성당

 

 

리옹대성당 근처에 로마 유적이 있었나본데 놓쳤다. 

그리고 성당 내부에 천문시계가 유명하다는데 이 역시 놓쳤다. 지하 보물 관람은 관람시간이 아닌것 같아 못 들어간것 같다. 사실 미니어처 박물관 다녀오고 같이 다시 들어갈 줄 알고 대충 보고 나왔는데 이 팀은 성당 내부를 안 들어간것 같다.

우리는 기다리며 근처 초등학교인지 하교 시간이 되 부모들이 기다리는 모습, 아이들이 나와 이런 돌 바닥에서 축구 하는 모습을 보고 이런 애들을 축구로 어찌 이길까 싶은 생각을 했다.

한참만에 미니어처 팀이 나와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다음 목적지는 푸비에르 노트르담 성당인데 여기서 바로 보이는데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고. 헌데 푸니쿨라는 어디서 타지?

 

 

헌데 두리번거리는 내 눈이 빨간 뭔가가 올라가는게 보였다. 

찾았다~ 성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푸니쿨라 정류장이 있는데 지하철과도 환승이 되는 곳이다.

48시간 표로 푸니쿨라도 탈 수 있어 무사히 탑승. 내리니 성당이 바로 보이는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 푸비에르 노트르담 성당

 

 

이 성당은 마르세유의 대성당 만은 못해도 그 성당이 생각나게 하는 그런 성당이었다.

화려했고 사람도 많았고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고....

한바퀴 돌아보고 수산나 부부는 기도까지 하고 밖으로...

 

- 푸비에르 언덕

 

 

성당에서 나와 작은 에펠탑이라고 하는 탑이 보였고 성당 바로 옆 넓은 광장이 푸비에르 언덕으로 시내가 한눈에 조망이 되는 그런 장소였다.

리옹은 인구로는 3번째 도시지만 경제적으로는 2번째 중요한 도시라는데 멀리 보이는 연필같은 건물이 눈에 띄었고 구도시의 색감은 정말이지 파스텔톤으로 예뻤다.

이 도시에는 론강과 손강 2개의 강이 흐르는 모습은 파리의 세느강변이 생각나게 하는 그런 곳이었다.

한참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다시 푸니쿨라 타고 내려왔다.

 

 

다시 대성당쪽으로 내려와 저녁 식사를 하려니 대부분 브레이크 타임이라 밥을 먹을 수 조차 없다.

크레페 먹은 나도 배가 고픈데 다른 사람들은 진짜 배가 많이 고플텐데....

겨우 문 연 집을 찾아 들어가니 나이 든 여인이 영어가 가능해 여기서 식사를 주문.

리옹이 미식의 도시라는데 그래도 파리보다는 음식 맛이 좋았는데 이름과 나오는 음식은 꼭 맞지는 않았다. 

아무튼 무사히 현지식 먹고 집에 가자~

 

 

식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버스를 타면 숙소에 갈 수 있다는데 버스가 안온다.

결국 낮에 왔던 시청사 근처까지 내려가니 멀리 대성당 불이 켜져있어 야경을 볼 수 있었고 뭔가 화려한 건물은 뭔지 모르겠고 생장 성당은 늦어서 패스하고 모노프릭스에서 빵과 사과를 샀고 그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타고 무사히 귀가~

오늘 오후 관광인데도 보려는 대부분을 본것 같다. 빡센 하루였다.

다 좋았는데 이 숙소는 물도 안 주고 떠 마실 곳도 없다. 수산나 부부가 밖에 나가 (아무 것도 없는줄 알았는데 숙소 뒷쪽에 호텔, 편의점이 많다고) 물 2병을 사다 한병을 우리에게 줬다. 

 

- 아쉬운 점 또 하나

 

대성당 아래쪽에 로마시대 유적인 원형경기장이 있고 지금도 공연장으로 쓴다는데 로마 관련 유적을 전혀 못 봐서 아쉽다. 하긴 다음날도 비가 내려 비 맞지 않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