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똥풀>
김승기
에이 여보슈, 똥이라니요
내 몸에 흐르는 신성한 피
노란 색이 어때서, 구린내라도 난단 말인가요
당신네들 입 가볍게 놀리는 건 진즉에 알았지만
안하무인으로 아무 때고 남 깔보는 버릇은
너무 지나치다 생각되지 않나요
당신들이 푸른 하늘을 이고 살듯이
이 노란 피로 이 땅에 뿌리 내린
내 속에도 뜨거움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당신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못 되는
그저 시덥잖은 풀이었던가요
당신들의 그 잘난 입맛 돋구는
쑥갓 상추 씀바귀 만삼 더덕 고들빼기
이들의 유액(乳液)은 또 뭐라 부를 건가요
고약하게는 부르지 않겠지만 궁금하네요
당신네들 몸 속의 붉은 액체만
피라고 믿는 건 아니겠지요
내 얼마나 당신들의 착한 자연이 되어
헐벗고 허물어진 땅 깁으며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로 꽃을 피우는데,
그게 사랑 아니었는가요
에이, 그래도 그렇지 똥이라니요
오늘 어렵게 에인절고 스케줄 빈다고 잡은 날.
원래는 산나리와도 산에 가자 했는데 오마니 병원 예약이랑 겹친다고.
10:30 독립문역에서 만났다. 그새 살이 많이 빠진 에인절고.
원인 모르게 몇번 토했는데 내시경에서도 별 다른 진단이 나오지 않아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고.
오늘은 장공주와 갔던 길 반대방향으로 자락길 걷기.
그늘이 많고 평일인지라 확실히 사람이 적다.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고 정상 들리겠냐고 하니 사양한다.
그래서 자락길만 걷다 황토길을 만나 황토길을 왕복하고 오늘도 인공폭포로 하산.
홍제천 걷다 홍제역 가는길 장미 터널이 있어 길을 건너니 사촌 올케언니가 앉아 있다.
뜻밖에 만나 서로 놀래고 인사하고 안부를 전하는데 부부가 병원 다니는게 일이라고.
같이 점심 먹자하니 아침 늦게 먹었다고 사양한다.
홍제역에서 헤어졌고 나와 에인절고는 오늘도 유진식당에서 갈치조림을 시켜서 밥 한그릇 먹고 에인절고는 조심하느라 조금만 먹었다고.
다니는 한의원이 이 근처라고 차 마시고 가면 되겠다고 한다.
차 마시고 한의원 연락해 보니 오늘은 쉬는날이란다. 헐~
전철 타고 에인절고는 이촌역에서 아웃.
아프지 말고 월 1회 정도는 얼굴 보고 살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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