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거울 15—풍접화>
이가림
벌거벗은 바람이
살짝 손을 내뻗어
족두리꽃의 젖가슴을 어루만지고
족두리꽃이
살짝 손을 내뻗어
바람의 맨살 허리를
몰래 휘어 감는
참 황홀한 애무의 한때를
전주 설예원(雪藝苑) 안마당에서
엉겁결에
나는 엿보았네
그대 이름은 풍접화(風接花)
바람의 손길이 스쳐야
비로소
피가 도는 여인
이 천지간
저 혼자 몸부림쳐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아아,
살갑게 간질이는
바람의 수작(酬酌) 없이는
족두리꽃 한 송이 피어나지 못함을
전주 설예원 안마당에서
문득 나는 엿보았네
코스개관: 가평 용추계곡 원점회귀 (확실히 덜 더웠던 날, 당나귀 6명)
8월 3주 산행은 더위로 쉬었다 가니 한달 만에 당나귀 산행을 하게 된다.
작가님은 새바위 산행에 결석하셔서 두달 만이다.
모처럼 완전체가 되어 농수산에서 출발해 대성리역에서 회장님 차 만나 3:3 나누어 타고 가평 용추계곡 주차장에 차 대고 출발. 아직 시간이 일러서인지 주차장은 널널하다.
인증샷 하고 출발.
여벌옷을 가지고 오라고 해서 물에 발을 적셔야 하는줄 알았다.
헌데 계곡을 낀 포장도로를 올라가 다소 지루하다.
아침인데 간간히 계곡에 사람들이 보인다.
오늘 산길은 거의 평지성 길이라 무릎보호대도 안해도 되고 스틱도 필요없을 지경.
아무튼 여기저기 구곡 경치 좋은곳 이정표를 보고 올라가긴 하지만 감탄이 나올 정도는 아니다.
감동을 찾아야 하는 수준.
그래도 계곡은 정말이지 길고 수량도 적지는 않다. 비 많이 오면 통제를 한다는데 물에 빠질 만한 곳에는 징검다리가 놓여있어 빠질 염려는 없는것 같다.
다리가 나왔다. 원래 계획은 여기까지 왔다 되돌아 가려고 했는데 길이 너무 순~해 더 진행한다고....
돌아올 수 있는 다리를 건넜고 예전 학교가 있던 건물도 보이고 가래나무가 있어 열매를 돌로 깨서 맛도 보고 도깨비가 있다는 계곡도 지나고 하다보니 계곡의 종점이다.
여기서 연인산 정상을 올라갈 수는 있지만 거리가 만만치 않고 차량 회수도 문제가 된다고...
종점 평상에 앉아 점심을 먹었고 먹은 김에 우리도 잠시 쉬었다 가자고 해 각자 편한 자리에 누워 잠시 잠이 들었다.
산행 하다 탈출 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널널한 산행은 당나귀 역사에서 아마도 처음인것 같다.
응봉산 덕풍계곡은 내년 6월에는 꼭 간다고 회장님이 약속 하셨다. (나의 숙원사업)
내려오는 길은 올라가는 길보다 확실히 빠르다. 올라오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우리도 물에 좀 들어가 놀기로 해서 2키로 남짓 남은 곳에서 나와 작가님 빼고는 다들 동심의 세계를 맛보았다.
한바탕 놀고 몸 좀 말리고 걸어 내려가니 주차장 바로 아래가 완전 물놀이 터.
구명조끼는 무료로 빌려준다고....
옷 갈아입고 출발. 회장님은 시간이 이르다고 식사 안 하고 가신다는데 지난번에도 그냥 가셔서 서운해서 안된다고 국수라도 먹고 가자 하니 바로 콜~ 하신다. ㅎㅎㅎ
내려가다 용추2경은 차창 관광으로 봤고 1경은 잠시 차에서 내려 폭포 구경하고 잣콩국수 한다는 설악면으로 고고씽~
설악면 식당을 찾아가 콩국수와 두부전골을 시켜 먹었는데 둘다 맛이 좋고 주인장도 소박하니 좋았다.
오늘 저녁은 총무님이 쏘셨다.
배부르게 먹고 회장님과 헤어져 출발.
차는 좀 밀려 국도를 타고 오긴 했지만 아무튼 무사히 여름의 끝자락에서 물놀이를 즐긴 하루였다.
감고사. 추석 잘 쇠고 9월 4주에 뵙겠습니다~
-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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