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산행기

암릉미가 백미인 영동 백화산 가기 (9/22)

산무수리 2024. 9. 24. 18:06

<추분의 코스모스를 노래함>
                          
                                    김명인

길섶에 뿌려놓은 코스모스 
여름 내내 초록줄기를 뻗더니
길가에 추분의 꽃대들을 잔뜩 세웠다

아침나절에 내려놓는 햇살 
제법 선선해졌지만
아직도 한 무더기 무더위가 짓누르는 한낮,
코스모스가 이룩한 생산은 
수백수천 꽃송이를 일시에 피워낸 것인데
오늘은 우주의 깃털바람 그 꽃밭에다
하늘하늘 투명한 햇살의 율동 가득 풀어놓고 있다

알맞게 온 색색의 꽃잎들이 결을 맞춘다
새털처럼 가벼워진 지구가
코스모스 잎잎 위에서 저마다의 이륙을 준비한다

 

코스개관: 반야교-백화산 산림욕장-주행봉-부들재-한성봉 (백화산)-계곡길-주차장 원점 회귀 (덥지만 덥지 않던 날, 당나귀 6명)

 

 

9월초 계곡산행을 끝으로 여름이 끝날 줄 알았는데 추석까지 아주 더웠다. 헌데 금욜 비가 많이 내리더니 토욜부터 갑자기 가을의 향기가 나기 시작.

추석으로 4주 산행 하기로 한 날. 오늘 산행지는 충북 영동 백화산. 회장님이 농수산으로 오셔서 6시 6명이 차 두대에 나누어 타고 출발.

원래는 황간역 앞 동해식당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는데 올갱이는 산행 끝나고 먹기로 했고 안성 휴게소에서 아침 일찍 먹고 잘 사람 자라고....

안성국밥응 한그릇 뚝딱 먹고 나 회장님 차 뒷자석이 이불 덮고 잘 잤다. (오마니 입원으로 금욜 잠을 설쳤고 마음도 심란했고) 자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 회장님 차는 등산로 바로 앞에 댔고 총무님 차는 댈 자리가 마땅치 않다고 백 해 주차장에 대고 출발. 오늘 사람들이 제법 있다.

 

 

원래 계획은 바로 앞 계단으로 올라가는건데 왼쪽 임도성 길로 올라가는데 좀 더 짧다고. 

조금 올라가니 산림욕장 주차장도 나온다. 여기까지 차 가지고 올걸 하며 올라가는데 불규칙한 돌계단이다.

능선으로 붙는 길이 지그재그 길로 경사도 만만치 않다. 

우리보다 한발 앞선 팀(창원에서 온 11명이라고) 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는데 드디어 선두가 쉬고 있다.

쉬긴 쉰다고 하니 우리도 사람이라나? 총무님 시원한 포도쥬스로 갈증을 달래고 출발.

 

 

능선에 서니 드디어 암릉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암릉미가 심상치 않고 길어 보인다.

양쪽 쇠난간이 있어 심리적으로 무서움은 덜한데 군데 군데 힘써야 하는 길이 나오고 바로 저긴가 하면 한번 뚝 떨어졌다 다시 올라서는 구간이 계속 나온다.

아무튼 선두 2명이 안 보이고 작가님 꽁무니 쫓아 겨우겨우 쫓아가니 드디어 주행봉.

헌데 회장님과 총무님이 안 보인다. 곧 나타난 두분은 전망대에서 놀다 왔다는데 창원팀이 있어 우리는 통과해서 미처 못 본것.

아무튼 신천씨와 윤호씨도 왔고 창원팀도 곧 도착했고 각자 단체 사진 찍어주고 이 팀은 먼저 출발하고 우리는 좀 이르긴 했지만 점심을 먹었다.

윤호씨 맥주가 아직은 반갑게 햇살 아래서 밥을 먹었지만 햇살도 나쁘지 않았다. 가을은 가을인것 같다. 

밥 잘 먹고 사진 몇장 더 찍고 출발.

 

 

밥 먹고 다시 암릉을 타는데 밥을 미리 먹길 정말 잘한것 같다. 쉴곳이 없었다.

이 산 초보 데리고 왔다간 인간관계 청산 당할거라는데 의견 일치.

그래도 암릉만 있는건 아니라 흙길 있는게 신기할 지경이다. 헌데 우리가 온 길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진짜 칼바위는 우리 앞에 있다나? 

여기서 창원팀 3명은 힘들다고 하산. (탁월한 선택이었음. 물론 이 길도 험했을것 같다)

 

 

고도표에는 주행봉에서 많이 안 내려가고 백화산인것 같았는데 계속 내려간다. 반대로 올라오는 것도 만만하진 않았을것 같다.

중간 길이 헷갈리는 길이 나와 조금 헤매다 겨우 능선에 다시 붙었다. 

칼바위가 험해 길을 우회시켜서 정작 칼바위는 구경도 못했다. 한군데 나무 붙잡고 바위 내려서는 구간은 무서워 온몸 산악회의 진수를 보여주며 내려왔다. 휴~

무사히 백화산 정상에 서니 정말 좋았다. 창원팀도 곧 도착해 서로 사진 찍어주고 정상에서 방 빼주고 바로 옆 공터에서 간식 먹고 고생끝 행복 시작인줄......

 

 

정상 지나 능선과 계곡 갈림길이 보인다. 계곡길에는 반야사 방향으로 표시되어 있다.

데크가 깔려있어 계속 길이 순할줄 알았는데 웬걸?

비 온 후라 바위도 미끄럽고 흙길도 미끄럽고 중간중간 너덜성 길까지 보인다.

오늘 작가님이 컨디션이 영 안 좋으신것 같다. 예전에는 무서운 암릉 겁나 못가는 곳도 회장님과 둘이 올라가던 분인데 오늘은 약한 모습을 보여 좀 걱정이 됐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청계로 이사간 후 산이 멀어지고 날도 더워 매일 가던 모락산 대신 백운호수 걷기를 하셨다고.....

매일 산에 다니는것과 걷기는 다르구나 싶다.

아무튼 미끄러지고 넘어지기도 하고 팔과 다리에 힘 줘가며 내려오니 식은땀이 많이 났다. 계곡도 엄청 길어 가도가도 끝이 안 보이는것 같았다.

그래도 끝이 거의 다 온것 같다. 계곡 건너는 길과 따라 걷는 길이 나오는데 따라 걷는 길이 조금 짧다고 이리로 간다고.....

 

 

여기는 데크가 잘 깔려있었고 데크길 따라 한번 더 올라갔다 하산하니 회장님 차 세워놓은 바로 앞이다. 웬 횡재~

여기까지 왔으니 월류봉 보고 씻을 수 있으면 월류봉에서 씻고 가자는 회장님.

 

 

얼마 안 가니 월류봉인데 비가 많이 와 정자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물에 잠겨 건너갈 수 없어 사진만 찍고 동해식당에 전화로 예약하고 출발.

 

 

황간역 주차장에 차 대고 화장실에서 씻고 올 갈아입고 계단(넓고 깨끗해 짐) 을 내려가 동해식당 도착.

여사장님은 갑자기 돌아가셔 지금은 남동생이 한다는데 주방장은 그대로라 맛은 그대로이다.

올갱이 해장국과 올갱이전을 맛있게 먹었고 난 포장을 2개나 했다. (아싸~)

회장님이 지난번 차량 운행비 안 받는다고 했는데 보냈다고 아침에 저녁까지 사 주셨다. 

차는 하나도 안 막혀 쌩쌩 달려 죽전에서 회장님과 헤어져 집으로~ 

덕분에 새로운 산을 가보게 되어 행복했는데 아직도 팔, 다리에 근육통이...... 

 

 

사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