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벽/이성부
내 젊은 방황들 추슬러 시를 만들던
때와는 달리
키를 낮추고 옷자락 숨겨
스스로 외로움을 만든다
내 그림자 도려내어 인수봉 기슭에 주고
내 발자국 소리 따로 모아 먼 데 바위 뿌리로 심으려니
사람이 그리워지면
눈부신 슬픔 이마로 번뜩여서
그대 부르리라
오직 그대 한몸을 손짓하리라
코스개관: 밤골-숨은벽-위문-용암문-대동문-칼바위-빨래골 (덥게 느껴진 화창한 가을날, 당나귀 5명)
10월 3주 산행은 총무님네 혼사로 패스.
11월 첫 산행은 회장님이 일욜 제주에 가신다고 해 토욜로 바꾸었는데 총무님은 피치못할 사정이 있어 참석 못한다고.
이참에 북한산 숨은벽 단풍을 보러가자 했다.
7:10 범계역에서 윤호씨랑 만났고 인덕원역에서 작가님과 신천씨 합류해 구파발에 가서 회장님을 만나다.
산성가는 버스 줄이 있어 줄을 서는데 갑자기 버스가 도착해 줄이 무너져 우리도 뛰어가 셋은 앉고 두 오라방만 서서 갔다.
이 버스는 산성 입구까지만 가 여기서 다시 704 환승해 효자2통에서 하차.
아직은 시간이 일러서인지 줄서서 가는 수준은 아니다. 인증샷 하고 출발한 시간이 9:20.
대부분 왼쪽 능선길로 가는데 우린 계곡길로 가니 사람이 적어 한갖지다.
두 오라방이 쉬지도 않고 가더니 계곡 갈림길에서 드디어 기다리고 계신다.
여기서 차와 함께 간식을 먹고 출발.
능선길고 합류가 되니 점점 사람이 많아진다. 원래 가을 숨은벽을 주말에 오려면 각오해야 하는 부분.
그나마 예전보다 데크를 깔아 놓은 곳이 많아져 정체구간이 줄어들었다.
테라스 바위 가기 전 단풍이 제일 예쁜 곳인데 올해 단풍은 시기가 늦은건지 나무에서 마른잎이 많다.
그래도 말라도 단풍 색깔은 곱기만 하다.
테라스에 올라서니 예상대로 사람이 장난이 아니다. 작은 빨래판으로 올라오는 길도 정체가 되어 줄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보여준다.
보통은 여기서 쉬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인증샷만 하고 대슬랩을 향해 출발.
두 오라방은 사진도 찍지 않고 앞서 가버려 셋만 주로 사진을 찍었다.
반달바위와 타이타닉 찍는 곳 등에서 사진 찍고 행복해 하며 대슬랩을 보는데 웬일인지 등반 하는 팀은 한 팀밖에 안 보인다. 부러워 하며 내려서서 백운봉 쪽으로 올라서는데 약수터 앞에서 두분이 기다리고 계시다.
물을 마시고 나니 사실 위에서 누군가 볼 일을 봤단다. 헐~ 진작 알려주시지....
한바탕 웃고 넘어가서 점심을 먹자 했다.
보통 숨은벽은 셤때 평일 오후에 오니 숨은벽 보고 도로 밤골로 내려서서 백운대쪽으로 넘어서는건 아주 오랫만이다. 그래서인지 이 길이 익숙한듯 낯설다.
예전보다는 길도 정비가 됐고 데크도 중간 부분부터는 깔려있긴 하지만 이 구간이 오늘 산행 중 제일 힘들다는 회장님.
정말이지 은근 힘빼는 구간인건 맞다. 간식을 든든하게 먹어서 그나마 올 수 있었다.
위문 가기 전 한갖진 곳에 자리잡고 점심 먹기.
백운대는 올려다보니 예상대로 줄이 장난이 아니다. 덩달아 위문 주변도 사람들로 바글거린다.
위문 통과하고 만경대 우회길도 데크가 깔려 예전보다는 순해졌고 교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그리고 백운대에서 멀어질 수록 길이 조금은 헐렁해 진 느낌.
만경대 지나고 대동문 가는길은 될 수 있으면 산성을 끼고 걷다 뒤돌아 보면 삼각산과 도봉산이 한눈에 보이는 멋진 경치가 보인다. 성곽 군데 군데 공사중이라 막아 놓았다.
대동문까지 가는데 산성 주능선에 단풍이 이렇게 많았었나 새삼스럽다. 시들긴 했지만 나도 단풍이라고 소리치는듯 하다. 더러는 싱싱한 단풍도 보이지만 시들어도 예쁘긴 예쁘다.
드디어 대동문. 여기서 한참을 쉬고 차도 한잔 더 마시고 칼바위를 향해 출발.
칼바위 가는길도 진작 데크가 생겨 순해졌다. 시간이 오후가 되니 사람도 별로 없고 한갖져서 좋았다. 정점에서 사진 찍고 이제는 진짜 하산하자~
내려서는 몇몇 구간이 조금 경사가 급하긴 하지만 쇠난간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되는데 이런길이 예전보다는 확실히 험해 보이는건 사실.
청수장 갈림길이 나와 칼바위 통제소로 하산하기로 했는데 이 길이 생각보다 아주 괜찮다. 헌데 결국은 빨래골로 하산하고 보니 화장실 끼고 올라가는 길인다 우측 칼바위길보다 훨씬 낫다.
한참 걸어 내려와 삼양역 가는길 동태한마리집에서 동태해물전골을 시켰는데 생각보다 양도 많고 맛도 좋았다.
시간이 일러 배도 별로 안 고팠는데 맛있게 잘 먹었다. 오늘 은근히 날이 더워 마신 하산주도 시원하니 맛이 좋았다.
서울도 회장님 구역이라고 저녁을 쐈다.
산행 빡세게 잘 했고 맛있는 저녁도 잘 먹었습니다. 다리가 아직 뻐근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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