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저녁>
김소월
바람 자는 이 저녁
흰눈은 퍼붓는데
무엇하고 계시노
같은 저녁 금년(今年)은......
꿈이라도 꾸면은!
잠들면 만날런가
잊었던 그 사람은
흰눈 타고 오시네
저녁때, 흰눈은 퍼부어라
코스개관: 오색-대청봉-희운각-양폭-비선대-와선대-설악동 (9:10~17:20, 춥지 않았고 눈도 귀했던 설악, 둘)
10월 설악을 가려다 버스표가 매진이라 같이 못가고 나무천사 혼자만 다른날 다녀왔다.
지리산을 무박으로 가려다 그것도 비 예보가 있어 취소하고 동계 지리 종주를 약속했는데 번거롭다고 안 간단다.
아쉬운대로 당일 동계 설악을 가기로 했는데 계속 날짜를 바꾸다 버스표 사고 빵, 떡 등을 사고 새벽 5시 집을 나서 첫차를 타고 오색 가며 원통에서 김밥집을 문을 열었다고 아침으로 먹을 김밥 2줄을 사왔다.
버스는 헐렁했고 홀로 온 여인은 장수대에서 내리고 남자 한분 흘림골 내리고 오색에서 3명 하차.
헌데 입구 평상이 없어져 버렸다. 밥을 어디서 먹나...
화장실은 공사를 해 호텔 화장실 부럽지 않아 난 여기서 김밥 한줄을 먹고 눈발이 날리는것 같아 고어잠바로 갈아입고 스패치도 착용하고 출발.
예상대로 눈이 거의 없고 어제 살짝 내린 눈이 덮여있긴 했지만 올라갈 때는 큰 문제는 없다.
내가 하도 헤매니 짐을 줄여주는 나무천사. 일단은 아이젠 없이 ok 쉼터까지 진행.
간간히 올라가는 사람, 내려가는 사람이 보이긴 하지만 이렇게 한가한 설악도 오랫만인것 같다.
쉼터에서 아이젠 착용하고 출발.
문제는 둘 다 속이 별로 편치 않아 간식이 안 땅긴다. 안 그래도 기운 없는데 간식도 못 먹으니 더 기운이 없다. 천천히 가서인지 숨도 차지 않고 쉬지 않고 올라가니 그나마 몇명 안되는 사람도 추월까지 했다.
다행이 내내 흐릴것 같던 날씨가 간간히 햇살을 보여주니 설경과 하늘이 어여쁘다.
고도가 올라가며 기대하지 않던 상고대가 나타났다. 우와~ 횡재했다.
천국이 따로 없지 싶다. 홀로가던 한 분이 사진을 찍어 달라신다. 이런 멋진 경치를 늘 볼 수 있는건 아니니까.....
드디어 정상. 헌데 아무도 없다. 대청봉을 전세 내다니. 이런 날도 있구나 싶다.
헌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얼른 인증샷 하고 내려가자~
바람에 날아갈것 같다. 무사히 중청에 내려오니 좀 살것 같다. 체감온도가 영하10도도 넘는것 같다.
중청은 공사중이라 컨테이너 박스 하나 갖다놓긴 했는데 어두워서 들어가 쉴 마음이 나진 않는다.
일단은 그냥 진행하는데 희운각 내려가는 길의 눈도 예년의 반도 안되는것 같다. 봅슬레이장이 아닌 눈썰매장 수준이다. 헌데 여기서 2번이나 넘어졌다.
계단참에 내려서니 바람도 안불고 사람도 한명도 안 지나가 여기에 앉아 간식을 먹고 출발.
희운각 내려서는 곳도 군데군데 눈이 없는곳이 많다. 중청에서 한계령에서 넘어오는 등산객 한명에 희운각에는 올라오는 청춘 2팀을 만난게 전부다.
희운각도 가물어서인지 수세식 화장실을 폐쇄 해 놨다. 여기도 쉴 마음이 나지않아 대청에서 입었던 잠바만 벗고 출발.
희운각에서 내려오는데도 흙이 많이 보인다. 아이젠을 어디서 벗어야 하나 싶었는데 폭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철계단이 나오는 곳에서 아이젠을 뺐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양폭도 조용하기만 하고 군데군데 눈이 조금 남아 있는 곳이 있지만 큰 어려움은 없다. 양폭 내려와서는 스패치도 뺐다. 설악에 사람이 없는건 눈이 없어서 그런것 같다.
그동안 힘들었던 귀면암은 그나마 빨리 나타나긴 했지만 예년에 비해 속도는 다소 늦어졌다.
비선대 지나고 미친듯이 와선대 지나 부처님 뵈니 허리아파 부러질것 같지만 무사히 내려올 수 있어 감사 드리고 다음에도 또 설악에 올 수 있게 기원을 했다.
마침 버스는 곧 도착해 속초 시내로 나가며 7시20분 버스표 예매했고 가을에 혼자 와서 먹었다는 터미널 근처 안동식당에서 대구탕을 시켰는데 대구가 아니라 소구인데 시원하다.
아직도 속은 썩 편치 않아 소화제도 하나 먹고 밥도 조금 남겼다.
버스를 타고 터미널에서 전철 타고 집에 오니 밤 11시.
생일선물로 설악 받기 점점 힘이 든다. 몇살 까지 받을 수 있으려는지.....
-나무천사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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