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반>
정지용
내 무엇이라 이름하리 그를?
나의 영혼 안의 고운 불,
공손한 이마에 비추는 달,
나의 눈보다 값진 이,
바다에서 솟아 올라 나래 떠는 금성,
쪽빛 하늘에 흰꽃을 달은 고산식물,
나의 가지에 머물지 않고
나의 나라에서도 멀다.
홀로 어여삐 스스로 한가로워 - 항상 머언 이,
나는 사랑을 모르노라 오로지 수그릴 뿐.
때 없이 가슴에 두 손이 여미어지며
굽이굽이 돌아 나간 시름의 황혼길 위 -
나 - 바다 이 편에 남긴
그의 반임을 고이 지니고 걷노라.
코스개관: 용두공원-천왕봉-도암재-새섬봉-민재봉 (와룡산)-기차바위-까치봉-덕룡사-와룡골 (포근한 겨울, 당나귀 6명)
1월 첫 산행은 가볍게 대모-구룡산을 했는데 3주는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간단다. 그것도 사천?
우리야 멀어도 상관없지만 운전하는 두 분께는 정말이지 쉽지 않은 거리인데 아무튼 6시 농수산에서 회장님차도 오셔서 3:3으로 나누어 출발.
나 푹 자라고 아침은 안성휴게소에서 먹고 고고씽~
함양에서 기름 한번 넣고 사천에 도착하니 10시가 조금 지났다.
원래 총무님 계획은 저수지에서 출발하는걸로 되어 있는데 회장님이 조사한 코스로는 용두공원에서 원점회귀 코스가 훨씬 경치가 좋다고.
아무튼 주차장에 차를 댔는데 바람이 차다. 바닷가라 그렇다고.
우리 말고도 산행 팀이 간간히 보인다. 아무튼 주차장 바로 옆 국궁장 지나니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아무래도 잠바는 벗어야 할것 같아 한껍데기 벗고 출발.
오늘 이 산에는 고수들만 왔는지 다들 우리를 앞질러 갔는데 초장 오르막 경사가 제법 빡세서 은근 힘을 뺀다.
조망 좋은 곳에 선두가 쉬고 있어 쉬며 간식 먹기. 바다와 아파트, 택지가 어울어진 특이한 경치가 보인다.
이때만 하도 오르막 경치는 별거 없는걸 하며 내심 생각했다.
헌데 긴 슬랩이 나타나더니 제법 험한 길이 나오더니 나타난 첫번째 봉우리. 여기서 멀리 보이는 조망미가 일품이다. 멀리 보이는 큰 바위가 있는데 아마도 이게 상사바위인것 같다.
12시가 넘었다고 천왕봉 옆 공터에서 점심을 먹고 배낭을 좀 비우고 출발.
천왕봉에서 내려서는 길도 제법 험하다. 그래도 계단이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 새섬봉을 가려면 거의 바닥을 치고 가야 하나보다. 드디어 나온 도암재. 아주 넓은 평지에 평상도 있고 여기로 직접 올라오면 크게 힘들지 않을것 같다.
도암재에서 새섬봉 올라가는 길이 길도 험하고 경치도 백미인것 같다.
힘은 들지만 그래도 천왕봉 오르막보다는 경사는 좀 완만한것 같다. 멀리 새섬봉 정상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 모습도 아름답고 뒤돌아서 보는 천왕봉도 정말 멋지다.
정상에 사람이 좀 빠지고 일단 인증샷 하고 정상석 뒤 쉬기 좋은 자리가 있어 여기서 2차 카페를 열어 차와 간식 먹기.
새섬봉에서 내려서는 길도 험해 걱정했는데 내려서서 민재봉가는 길은 의외로 순한길이 이어진다. 멀리서 보는 민재봉 정상 모습이 중청에서 바라보는 대청모습이랑 흡사하다.
능선에는 진달래가 터널을 이루고 안부에 올라서니 억새가 바라를 배경으로 장관이다. 이 산은 봄, 가을도 멋질것 같은데 한 여름은 머리 벗겨질것 같다는 의견.
아무튼 넓은 민재봉에 서니 사방이 트이고 멀리 지리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한참 놀다 마침 진주에서 오신 분이 있어 출석부 찍고 하산 시작.
민재봉 지나 기차바위가 있다는데 바위 있는곳은 험하지만 그래도 새섬봉 가는길 보다는 덜 험했고 막상 기차바위는 우회를 해 멀리 보는 경치만 못하다. 바쁜 와중에 총무님은 상황버섯을 캐셨다.
지도에 없는 까치봉을 지났고 용두마을 갈림길이 나타났는데 능선을 끝까지 타려면 아직 한참 남아 여기서 하산하는데 다들 기쁜 마음으로 동의.
헌데 내려서는 길도 경사는 급하지 않지만 잔돌이 많아 조심조심 내려와야 하는 결코 만만하지 않은 길이다.
무사히 임도를 만났고 임도에서 걸어 내려오니 절이 있어 약수물 한그릇씩 먹고 (오늘 물 안 가져온 백성이 있었는데 이젠 물 가지고 다녀야 할 철이 돌아온것 같다) 내려오니 마을이 나타났다.
혹시나 해 차를 수배하니 새섬봉 정상에서 온 부부가 회장님을 태워주셔서 차량 회수하러 가시고 우리도 노느니 걸어서 가다 회장님 차를 만나 차 태워달라고 개그를 하며 무사히 용두공원 도착.
오늘 저녁은 사천 용궁시장 옆 우도 전복죽으로 간다고.
전복죽은 15000원으로 담백하니 맛이 좋았다. 죽을 먹어서인지 술 시킬 생각도 하지 않고 양이 적지 않은 죽을 한그릇씩 먹고 난 포장도 한개 했고 밥은 총무님이 소신공양한 돈으로 사주셨다.
내 휴대폰이 방전 되 전복죽 사진은 윤호씨 사진으로 대체.
멀리 사천까지 운전해 주신 두분께 감사하고 밥까지 사 준 총무님에는 정말이지 감고사~
-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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