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편' - 천양희(1942~ )
성당의 종소리 끝없이 울려퍼진다
저 소리 뒤편에는
무수한 기도문이 박혀 있을 것이다
백화점 마네킹 앞모습이 화려하다
저 모습 뒤편에는
무수한 시침이 꽂혀 있을 것이다
뒤편이 없다면 생의 곡선도 없을 것이다
뒤편을 볼 줄 아는 사람은 넉넉한 사람이다. 넉넉한 사람은 고통을 몸소 참고 견딘 사람이다. 자신의 뒤란으로 돌아가 본 사람이다. 뒤란에서 쪼그리고 앉아 무릎을 모으고 울어 본 사람이다. 뒤편에는 숭고도 있고 남루도 있다.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는 일은 뒤편을 감싸안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뒤편에 슬픈 것이 많다. 당신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마치 비 오기 전 마당을 쓸 듯 그의 뒤로 돌아가 뒷마당을 정갈하게 쓸어주는 일이다.문태준 <시인>
일찍 깼다 도로 잤다.
겨우 일어나 배 아픈날 기념을 위해 미역국을 끓이고 콩나물, 시금치 나물을 무치는데 깨소금이 떨어졌다.
서로 안 입는 옷 좀 제발 버리라는 우리집.
생각 난 김에 이젠 작아 입지 못하는 바지 몇개를 꺼내 놓았다.
이 바지 맞는 유일한 사람인 동상한테 놀러오라 문자를 보내니 바로 전화.
안 일어나는 아들 겨우 깨워 아침 먹고 약 먹고 도로 잔다.
은행 볼 일을 보고 집에 오니 동상이 집 앞에 있다.
아들이 자느라 문을 안 열어 준단다.
방금 왔단다.
점심을 먹고 케잌 불을 끄라니 들은 체도 하지 않는 도치.
파리는 친구들과 저녁에 하신단다.
그래 사진만 찍고 먹어 버렸다.
배 아팠던 날 기념?
동상에게 바지를 입어보라니 다 맘에 든단다.
이왕이면 길이도 줄여 달란다.
할수없이 미싱을 꺼내 바지단까지 줄이는 서비스 제공.
동생은 흐뭇해 하며 바지 5개 들고 가고 난 장롱을 좀 헐렁하게 만들고....
허나 이럼 뭐하나?
또 사면 도로묵인데?
사지 말고 버텨 봐야지?
그럼 보지도 말아야지?
그러려면 산에나 다녀야지?
그럼 또 등산복을 사겠지?
그래도 등산복은 많이나 입지?
남푠은 약속 있다 나가고 아들도 파리 하러 나가고 내 차지가 된 컴 앞에 앉아 밀린 산행기도 쓰고 미싱 꺼낸 김에 수저집, 시에라 컵 주머니나 몇개 만들어야지...
Cavatina(The Deer Hunter OST)/John Williams
성당의 종소리 끝없이 울려퍼진다
저 소리 뒤편에는
무수한 기도문이 박혀 있을 것이다
백화점 마네킹 앞모습이 화려하다
저 모습 뒤편에는
무수한 시침이 꽂혀 있을 것이다
뒤편이 없다면 생의 곡선도 없을 것이다
뒤편을 볼 줄 아는 사람은 넉넉한 사람이다. 넉넉한 사람은 고통을 몸소 참고 견딘 사람이다. 자신의 뒤란으로 돌아가 본 사람이다. 뒤란에서 쪼그리고 앉아 무릎을 모으고 울어 본 사람이다. 뒤편에는 숭고도 있고 남루도 있다.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는 일은 뒤편을 감싸안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뒤편에 슬픈 것이 많다. 당신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마치 비 오기 전 마당을 쓸 듯 그의 뒤로 돌아가 뒷마당을 정갈하게 쓸어주는 일이다.문태준 <시인>
일찍 깼다 도로 잤다.
겨우 일어나 배 아픈날 기념을 위해 미역국을 끓이고 콩나물, 시금치 나물을 무치는데 깨소금이 떨어졌다.
서로 안 입는 옷 좀 제발 버리라는 우리집.
생각 난 김에 이젠 작아 입지 못하는 바지 몇개를 꺼내 놓았다.
이 바지 맞는 유일한 사람인 동상한테 놀러오라 문자를 보내니 바로 전화.
안 일어나는 아들 겨우 깨워 아침 먹고 약 먹고 도로 잔다.
은행 볼 일을 보고 집에 오니 동상이 집 앞에 있다.
아들이 자느라 문을 안 열어 준단다.
방금 왔단다.
점심을 먹고 케잌 불을 끄라니 들은 체도 하지 않는 도치.
파리는 친구들과 저녁에 하신단다.
그래 사진만 찍고 먹어 버렸다.
배 아팠던 날 기념?
동상에게 바지를 입어보라니 다 맘에 든단다.
이왕이면 길이도 줄여 달란다.
할수없이 미싱을 꺼내 바지단까지 줄이는 서비스 제공.
동생은 흐뭇해 하며 바지 5개 들고 가고 난 장롱을 좀 헐렁하게 만들고....
허나 이럼 뭐하나?
또 사면 도로묵인데?
사지 말고 버텨 봐야지?
그럼 보지도 말아야지?
그러려면 산에나 다녀야지?
그럼 또 등산복을 사겠지?
그래도 등산복은 많이나 입지?
남푠은 약속 있다 나가고 아들도 파리 하러 나가고 내 차지가 된 컴 앞에 앉아 밀린 산행기도 쓰고 미싱 꺼낸 김에 수저집, 시에라 컵 주머니나 몇개 만들어야지...
Cavatina(The Deer Hunter OST)/John Willi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