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06년 일기장

숯가마 체험기

산무수리 2006. 2. 4. 00:02


'물을 뜨는 손'- 정끝별(1964∼ )


물만 보면
담가보다 어루만져 보다
기어이 두 손을 모아 뜨고 싶어지는 손

무엇엔가 홀려 있곤 하던 친구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북한산 계곡 물을 보며
사랑도 이런 거야, 한다

물이 손바닥에 잠시 모였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물이 고였던 손바닥이 뜨거워진다

머물렀다
빠져나가는 순간 불붙는 것들의 힘

어떤 간절한 손바닥도
지나고 나면 다 새어 나가는 것이라고
무연히 떨고 있는 물비늘들

두 손 모아 떠본 적 언제였던가


성주괴공(成住壞空)이라 했던가. 생겨나서 머물다 차츰 허물어진다 했던가. 그 뜻이 크다. 오늘 사랑은 희한하다. 웃는 당신을 막 보고 있는데 당신은 어느덧 내 곁서 눈물을 달고 서 있다. 사랑은 작은 생선을 뒤집는 일만 같다. 사랑은 여윈 사람이 살찌거나, 살찐 사람이 여위고 마는 그런 변화. <문태준 시인>


Happy New Year - Abba 


꺼낸 숯을 드럼통에 넣어 뚜껑을 덮어 놓는다

 

 
숯을 꺼내는 곳

 

 

 

 
숯 꺼내는 구멍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장마리아?

산계 패미리와 1박이라도 여행을 가야 하는데 다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아쉬운대로 개학하신 대장님 빼고 셋이서라도 당일로 바람을 쐬러 가기로 했다.
산행을 못 할 사정들이 나름대로 있는지라 여주에 있는 숯가마에 가기로 했다.

풍납동에서 만나 차를 타고 1시간 가량 가니 여주군 강천면의 '여주 참숯마을(031-886-1119)'에 도착.
입장료 7,000원, 옷 빌리는 값 1,000원.
인터넷에서 천원 할일쿠폰을 출력했는데 집에 놓고 왔단다.
인터넷 보고 왔다고 하니 천원씩 깎아 주었다.
탈의실에 간단한 샤워시설이 있어 샤워를 하고 준 옷을 갈아입었다.
양말도 신어야 한단다. 그리고 뒤집어 쓸 큰 수건은 미리 준비해 갔다.

숯을 굽고 나서 하루 정도 지난 탕(?)을 꽃탕이라고 한단다.
이곳은 나무 슬러퍼를 신고, 수건을 뒤집어 쓰고 들어가야 한다. 아니면 화상을 입는것 처럼 몸이 화끈거린다.
들어갈 엄두도 못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저온, 중온, 고온 세가지 정도로 숯을 꺼낸 시간에 따라 분류하나보다.
평일이어서인지 세개만 열었다.
단체 버스 한대가 들어오니 금방 탕이 꽉 차 콩나물처럼 앉아 있어야 했다.
주말에는 좀 더 많은 가마를 비워내는것 같다.

식당, 매점이 있고 휴게실이라고 해 잠을 잘 수 있는 곳을 따로 만들어 놓았다.
아무튼 거적대기에 앉아 방공호 같은데에 앉아 있으려니 정말 웃음이 난다.
원적외선인가 뭔가가 왕창 나온다니 몸에 좋겠거니 싶다.
90%가 녀자들이고 간간히 가족단위로 온 아이들과 남자들이 보인다.

꺼낸 숯에 호일에 싼 고구마를 구워 먹으니 맛이 기에 똥차게 좋다.
점심은 숯불구이 삽겹살과 고등어구이를 먹었다.
찜질방처럼 누워 뒹굴 수 있는 곳이 적어 시간이 덜 걸리는게 장점이라고 할까?
포천 숯가마가 시설이 훨씬 좋다고 한다.
그래 다음엔 포천에 함 가 봐야 겠단다.

아무튼 말로만 듣던 숯가마에 다녀온 하루였다.
가람님은 벌써 다녀오셨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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