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에 봉선화 물을 들이면서'- 허난설헌(1563 ~ 89), 김지용 역
금동이에 저녁 이슬 규방처럼 맺히면
예쁜 아씨 섬섬옥수 곱기도 해라
빨간 꽃잎사귀 찧어내어 쪽잎에 말아
등불 앞에서 곱게 돌돌 묶었다가
새벽에 일어나 발을 걷어올리면
거울에 비치는 밝은 빛을 보노라
풀잎을 주울 때면 붉은 범나비 날 듯
거문고 탈 때는 놀란 복사꽃잎 떨어지네
두 볼에 분 찍으며 비단 댕기 손질하면
소상강 대나무가 눈물 묻어 얼룩진 듯
때때로 붓으로 지는 달을 그리노라면
붉은 비가 봄 동산을 지나가는 듯
봉숭아 만발했다. 봉숭아꽃 물들인 아이들의 손톱을 떠올린다. 그것은 참으로 기발하고도 거룩한 행사라고만 생각된다. 길고 지루한 장마 지나 열 손가락에 은은하고도 서글픈 빛깔을 물들여서 추석 무렵까지 들여다보던 마음씨의 기원을 짐작해 본다. 오백여 년 전 모노크롬의 시간 속에서 걸어 나오는 컬러풀한 아가씨를 맞는다. <장석남 시인>
8.1(화)
기차에서 하루가 지난다.
3층에서 난 일단 잤다. 한갖져 좋긴 한데 너무 더웠다. 우리 가이드는 정말이지 잘도 잔다.
식사를 세끼 다 기차 식당칸에서 해결해야 한다.
메뉴가 다 비슷비슷해 갈수록 고역이었다. 맥주도 맛도 없단다.
가져간 과일도 먹었다. 헌데 뭘 해도 시간이 안 흐른다.
책보면 졸립고 너무 누워있으면 허리도 아프고....
침대 칸 옆 2, 3층 승객을 위한 간이의자와 테이블.
밤기타를 타고...
3층에서 내려다본 풍경
입맛 안 땡기는데 아침먹기
너무 심심해 화투로 말도 달리고...
각자 자기 월을 정하고 몇번째 들어온게 1등인가 미리 정해놓고 4장이 다 나오면 이기는 게임.
경마대신 화투로...
류선생이 세번, 나와 신선생이 2번, 대장님과 황선생이 한번인가 이겼다.
기수와 중계를 한 오선생은 내내 잃기만 했다던가?
창 밖의 풍경들
길게 가는 사람들 수건도 말려 가면서...
점심먹기
입맛 안 당긴다고 둘이 봉지라면과 김치로 점심 때우기
중간중간 쉬는 역에서 내려 몸도 풀고...
밤새 안 주무신 대장님께 일출을 보았냐고 하니 날이 흐려 해가 안 떴다고 한다. 창밖 풍경도 별로 볼게 없는 황량하다고 한다. 난 비몽사몽 자다 깨다 해 제대로 보지 못했다.
헌데 잠을 자도, 밥을 먹어도, 놀아도 시간 너무 안간다. 만 하루 넘는 시간을 기차안에 같혀 있으니 당연히 힘이 들고 잠을 자도 피곤하기만 하다.
그나마 아무데서나 잘 자는 사람은 간간히 잠이라도 자는데 낮잠은 안 잔다는 대장님은 정말이지 많이 피곤하셨을거다.
끼가 넘쳐보이는 중국 소녀
어린 마음에 류선생이 젤로 미남으로 보였나 함께 사진 찍자고 다가왔다.
서녕역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드디어 종점인 서녕.
거의 자정무렵 가까스로 도착. 정말이지 길고도 긴 하루였다.
이쪽 사람들이 차를 가지고 나와 호텔로 갔다.
호텔 로비에서
호텔에 도착하니 청해성 연락관과 청해성 등산협회에서 사람이 나와서 우리 장비를 점검하고 청해성 안내 팜플렛을 나누어 준다.
내일 아침 일찍 다시 거얼무로 이동을 해야 한다. 그 시간도 거의 12시간 걸린다.
아무튼 피곤한 몸을 만 하루만에 호텔방에 몸을 누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진다.
금동이에 저녁 이슬 규방처럼 맺히면
예쁜 아씨 섬섬옥수 곱기도 해라
빨간 꽃잎사귀 찧어내어 쪽잎에 말아
등불 앞에서 곱게 돌돌 묶었다가
새벽에 일어나 발을 걷어올리면
거울에 비치는 밝은 빛을 보노라
풀잎을 주울 때면 붉은 범나비 날 듯
거문고 탈 때는 놀란 복사꽃잎 떨어지네
두 볼에 분 찍으며 비단 댕기 손질하면
소상강 대나무가 눈물 묻어 얼룩진 듯
때때로 붓으로 지는 달을 그리노라면
붉은 비가 봄 동산을 지나가는 듯
봉숭아 만발했다. 봉숭아꽃 물들인 아이들의 손톱을 떠올린다. 그것은 참으로 기발하고도 거룩한 행사라고만 생각된다. 길고 지루한 장마 지나 열 손가락에 은은하고도 서글픈 빛깔을 물들여서 추석 무렵까지 들여다보던 마음씨의 기원을 짐작해 본다. 오백여 년 전 모노크롬의 시간 속에서 걸어 나오는 컬러풀한 아가씨를 맞는다. <장석남 시인>
8.1(화)
기차에서 하루가 지난다.
3층에서 난 일단 잤다. 한갖져 좋긴 한데 너무 더웠다. 우리 가이드는 정말이지 잘도 잔다.
식사를 세끼 다 기차 식당칸에서 해결해야 한다.
메뉴가 다 비슷비슷해 갈수록 고역이었다. 맥주도 맛도 없단다.
가져간 과일도 먹었다. 헌데 뭘 해도 시간이 안 흐른다.
책보면 졸립고 너무 누워있으면 허리도 아프고....
침대 칸 옆 2, 3층 승객을 위한 간이의자와 테이블.
밤기타를 타고...
3층에서 내려다본 풍경
입맛 안 땡기는데 아침먹기
너무 심심해 화투로 말도 달리고...
각자 자기 월을 정하고 몇번째 들어온게 1등인가 미리 정해놓고 4장이 다 나오면 이기는 게임.
경마대신 화투로...
류선생이 세번, 나와 신선생이 2번, 대장님과 황선생이 한번인가 이겼다.
기수와 중계를 한 오선생은 내내 잃기만 했다던가?
창 밖의 풍경들
길게 가는 사람들 수건도 말려 가면서...
점심먹기
입맛 안 당긴다고 둘이 봉지라면과 김치로 점심 때우기
중간중간 쉬는 역에서 내려 몸도 풀고...
밤새 안 주무신 대장님께 일출을 보았냐고 하니 날이 흐려 해가 안 떴다고 한다. 창밖 풍경도 별로 볼게 없는 황량하다고 한다. 난 비몽사몽 자다 깨다 해 제대로 보지 못했다.
헌데 잠을 자도, 밥을 먹어도, 놀아도 시간 너무 안간다. 만 하루 넘는 시간을 기차안에 같혀 있으니 당연히 힘이 들고 잠을 자도 피곤하기만 하다.
그나마 아무데서나 잘 자는 사람은 간간히 잠이라도 자는데 낮잠은 안 잔다는 대장님은 정말이지 많이 피곤하셨을거다.
끼가 넘쳐보이는 중국 소녀
어린 마음에 류선생이 젤로 미남으로 보였나 함께 사진 찍자고 다가왔다.
서녕역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드디어 종점인 서녕.
거의 자정무렵 가까스로 도착. 정말이지 길고도 긴 하루였다.
이쪽 사람들이 차를 가지고 나와 호텔로 갔다.
호텔 로비에서
호텔에 도착하니 청해성 연락관과 청해성 등산협회에서 사람이 나와서 우리 장비를 점검하고 청해성 안내 팜플렛을 나누어 준다.
내일 아침 일찍 다시 거얼무로 이동을 해야 한다. 그 시간도 거의 12시간 걸린다.
아무튼 피곤한 몸을 만 하루만에 호텔방에 몸을 누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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