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06년 일기장

빕스에서 밥먹기

산무수리 2006. 11. 18. 09:16
'새벽 하늘'- 정희성(1945~ )

감나무 가지가 찢어질 듯

달이 걸려 있더니

달은 가고

빈 하늘만 남아

감나무 모양으로 금이 가 있다

고구려 적 무덤 속에서

三足烏 한 마리

푸드덕 하늘 가르며 날아오를 거 같은

새벽 어스름

즈믄 해여

즈믄 해여

잎 다 떨군 겨울나무 사이 달 뜨면 그것, 한 풍경입니다. 달 가도 자글자글 금간 시퍼런 하늘, 한 풍경입니다. 한밤에 불 끄고 내다보면 차츰차츰 다가오는 한겨울의 제로, 혹은 오메가의 풍경. 품격으로 말할 수 없는 경지입니다. 새벽녘까지 그렇게 앉아서 먼 옛사람이 맞던 새벽을 함께합니다. 그때 푸드덕! 변하지 않는 것, 그것. 낡아도 낡아도 새것! 그것. <장석남.시인>




우리 나이쯤 되면 본인 결혼할 일도 없고, 집들이도 넘의 일이고, 돌잔치 할 일도 없고, 자식 결혼은 아직 이르고...
밥도 사고 떡도 해서 돌리고 싶지만 그럴 일이 없다. 그래서 갈비뼈 부러졌다고 빨리 뼈 붙으라고 갈비탕 먹기, 마라톤 완주해 기록 단축했다고 밥먹기, 아들 조금 다쳤는데 보험금 나왔다고 밥먹기, 심지어는 구하기 힘든 책 구했다고 밥을 산단다.

빕스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등촌동 빕스가 메뉴도, 맛도 제일 좋다고 한다. 두 여인은 점심메뉴로 가서 돈 좀 아낀다고 조금 일찍 가고 나머지 사람들은 퇴근 후 만났다.
미리 6명 분을 예약하려고 하니 자리에 착석한 시간으로 계산한다고 두사람도 3:59에 겨우 들어와 점심메뉴로 접수 했단다.
아무튼 부페식당은 많이 먹는게 남는거라 자연 과식을 하게 된다. 특히나 빕스에서는 연어와 닭튀김이 맛이 있다고 한다.

수요일 거한 한정식을 먹은지라, 그리고 아직 시간이 일러 배도 별로 안 고픈데 먹으려니 처음엔 별러 식용이 안 땅긴다.
샐러드부와 스프로 시작을 했다. 그리고 나서 골고루 조금씩 두루 맛보기 시작했다. 헌데 초반 오바페이스 하지 않아서인가? 시간이 갈 수록 술술 잘 넘어간다. 부페 먹는일도 마라톤과 비슷한가?
오늘 쫓겨날 때까지 있을거라는 강직이. 동갑나기들과 이야기를 하니 너무 잘 통한다. 동시대를 함께 살아서인것 같다. 우리끼리는 너무 말이 잘 통하는데...

이곳 빕스는 특히 연어와 녹차 아이스크림이 맛이 좋다.
우리 옆 테이블은 정말이지 겁나게 가져다 놓고 먹는다. 보기만 해도 질린다.
한 애가 하도 떠들어 야단쳤다는 박강직. 강직이 답다.
스파게티, 피자, 아이스크림과 쿠키, 거기다 커피 마무리~~
운동도 안하고 이렇게 거하게 먹다니...
날 보고 천변에 내려줄테니 뛰어 가라는 사람들. 헌데 복장도 불량이지만 이렇게 무거운 배를 끌어 안고 어찌 뛰라고?

빕스 회원카드는 10% 할인인데 CJ카드는 20%. 좀 웃긴다.
아무튼 모처럼 잘 먹고 재미나게 웃고 떠들고....
구로역까지 도로 태워다 주는데 많이 막혔다. 시간이 늦어 그나마 운동도 못하고...
많이 먹는게 남는데 너무 많이 남나보다.
이젠 이거 어찌 빼나?

사진-고창식(안면도 꽃지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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