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4 5

초막골 생태공원에서 수리산 가기 (7/14)

박만식 극과 극의 쌍 빵 분식과 채식의 절충 궁합 패티 처음 맞대면하면 속수무책, 예의범절 우아한 겸손 잠시 접고 품위와 고상함 소심함과 망설임 꾸욱 내려놓고 다소곳이 앉았지만 입 크게 벌려 눌러 먹고 베어 먹는 햄버거 잠시 이중인격자가 되어야 와앙 물 수 있어 버거운 햄버거 소극적 성격도 바꿔 주는 빵이기에 두 손 공손히 받들어 모시고 치명적 아름다운 입놀림으로 턱에서 똑소리 나도록 욱여넣어야 젊어지는 허기와 채워지는 끼니 코스개관: 수리산역 3번 출구-철쭉동산-초막골 생태공원-야영장 입구-무성봉-임도5거리-슬기봉-슬기쉼터-태을봉 갈림길에서 수도사업소로 하산하다 엘림복지원으로 하산 (더운날 바람이 간간히 불었고 그늘이 많아 그나마 견딜만, 둘)  히로인스 친구 중 군포에 사는 분이 초막골 공원에 연꽃이..

할매 삼총사 박물관 나들이 (7/13)

정연복연인들의 사랑이 장미꽃이라면 벗들의 우정은 들꽃 같은 것 장미꽃은 눈부시지만 어느새 검게 퇴색하여도 들꽃은 볼품없어도 그 향기 은은하다 사랑의 맹세는 아스라이 물거품 되어도 우정의 언약은 길이길이 변함없는 것 사랑이 떠나 슬픔이 밀물지는 때에도 우정은 남아 말없이 생명을 보듬는다  심심이가 토욜 시간 되면 만나자고 해서 잡은 오늘.덥다고 박물관에서 만나자고.10시 이촌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가까운데서 만나면 자칫 늦는다.새벽형 인간 둘은 도착해 있는데 나는 동작대교 전철 안.부지런히 내려 박물관 지하 통로를 지나는데 할매 둘이 의자에 앉아 있다.아니 내 친구잖아? 이젠 누가 봐도 명실상부 할매다. 셋이니 삼총사라고 우겨본다.일단 박물관 뜨락 벤치에 앉아 숨 돌리고 산나리는 나에게는 커다란 호박을 심..

걷사모와 춘천 나들이 (청평사, 7/12)

박인걸 연일 멈추지 않는 불볕더위는 강변 자갈을 갓 구워낸 고드랫돌로 만들고 쏟아지는 햇살은 흐르는 강물도 끓게 하겠다. 이글이글 끓어오르는 열기에 비릿한 물 냄새로 숨이 막히고 모래밭 위를 걸어가는 뙤약볕에 신발을 신지 못한 새들은 멀리 도망쳤다. 내 인생의 한 여름에는 응달이 없었다. 깊은 가슴에 태양 하나 묻어두고 오로지 뜨거운 열정 하나로 드넓은 광야를 질주했다. 불꽃같은 야망으로 맨땅에 헤딩하며 불가능의 벽을 뚫고 사자 굴에도 들어갔다. 한 마리 붉은 곰이 되어 가파른 절벽을 밤낮없이 기어올랐고 남이 밟지 못한 땅에 나는 깃발을 꽂았다. 아직도 내 심장은 뜨겁게 고동치고 혈관에 흐르는 피는 식지 않았다. 다만 세월에 눌린 관절이 퇴행되어 시간을 따라가기 힘들 뿐이다. *고드랫돌: 발이나 돗자리 ..

친구 만나러 양평가기 (물소리길, 7/10)

이정록 안마당을 두드리고 소나기 지나가자 놀란 지렁이 몇 마리 서둘러 기어간다 방금 알을 낳은 암탉이 성큼성큼 뛰어와 지렁이를 삼키고선 연필 다듬듯 부리를 문지른다 천둥 번개에 비틀거리던 하늘이 그 부리 끝을 중심으로 수평을 잡는다 개구리 한 마리 안마당에 패대기친 수탉이 활개치며 울어 제끼자 울 밑 봉숭아며 물앵두 이파리가 빗방울을 내려놓는다 병아리들이 엄마 아빠 섞어 부르며 키질 위 메주콩처럼 몰려다닌다 모낸 무논의 물살이 파르라니 떨린다 온몸에 초록 침을 맞은 하늘이 파랗게 질려 있다 침 놓은 자리로 엄살엄살 구름 몇이 다가간다 개구리 똥꼬가 알 낳느라고 참 간지러웠겠다 암탉이 고개를 끄덕이며 무논 쪽을 내다본다  고관절의 통증으로 산행을 당분간 자제해야 하는 산나리.오늘 물소리길 걸으러 오라 연락..

친구와 월곡산~천장산 가기 (7/9)

이대준 낡은 스티로폼 화분을 이리저리 옮기시는 어머니 물을 주신다 지난 봄 어느 날 몇 포기 고추모와 함께 우리 집 마당에 터를 잡은 파프리카 세 그루 두 그루는 노랑 빨강 열매들 알찌건만 한 그루는 열매가 없다 열매 없는 녀석에게 한 바가지 물을 주시며 ‘서둘러 꽃을 피워야제’ 불편한 몸 사십이 넘도록 장가 못 든 막내를 보듯 연신 화분을 만지작거리는 어머니 못난 놈에게 함초롬 눈물을 주신다 코스개관: 월곡역 3번 출구-동덕여대 입구-오동공원-월곡산-월곡2동 주민센터-서울국유림관리소-천장산-kaist서울캠퍼스-정릉천-고려대역 (더웠지만 바람도 불던 날, 둘) 지난주 비때문에 못 간 낮은산 가기.난 1학기 마지막 출근을 하던날 1시반 월곡역에서 만나 동덕여대옆으로 올라가 오동공원으로 올라가니 무장애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