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 16

무장애길에서 산길로 마무리 (우면산, 6/30)

박경희살기 위해서다푸른 잎이 가시로 변한 것도몸통만 둥글게 부풀리는 것도살기 위해서다뜨거운 태양을 머리에 이고긴 시간 버티어 본 적 있는가생명의 푸른 기운그것 지키려고 사방에 가시를 둔 거다때로는 가시가 나를 찔러도두껍게푸른 옷 입고 버티는 거다언제나 붉은 꽃 피우려고견디는 거다. 코스개관: 사당역 1번 출구-국립국악원 옆 무장애길-서울둘레길-소망탑-유점사 약수터-남태령 정상-사당역 (비가 소강상태에 바람불어 좋은날, 둘)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비 예보가 있다.그래서 우면산으로 잡았고 비가 많이 오면 새로 생긴 자락길을 걷기로 했다.사당역에서 만났는데 비가 소강상태. 산과 들 중 어디로 가냐고 하니 중간 비 올지 모른다고 해 일단 자락길로 출발.차 타고가다 본 자락길 출발점은 사당역에서 거의 3키로나..

아작산 광화문 모임 (6/29)

이병률미안하다고 구름을 올려다 보지 않으리라좋아, 라고 말하지도 않으리라그대를 데려다 주는 일그대의 미래를 나누는 일그 일에만 나를 사용하리라한 사람이 와서 나는 어렵지만두 평이라도 어디 땅을 사서당신의 뿌리를 담가야겠지만그것으로도 어려우리라꽃집을 지나면서도 어떻게 살지?좁은 골목에 앉아서도 어떻게 살지?요 며칠 혼자 하는 말은 이 말 뿐이지만당신으로 살아가리라힘주지 않으리라무엇이 비 되어 내리는 지도무엇으로 저 햇빛을 받아야 하는 지도 모르리라하지만 세상에는공기만으로도 살아가는공기난(空氣蘭)이라는 존재가 있음을 알았으니당신으로 살지는 않으리라물 없이흙도햇빛도 없이사람 없이나는 참 공기만으로 살아가리라   시모 생파하고 인덕원역까지 걸어가 전철 타고 시간 여유가 있어 서울역에서 내려 광화문까지 걷기.여기..

걷사모와 태강릉 가기 (6/21)

로버트 브라우닝 한 해의 모든 숨결과 꽃은 벌꿀 한 봉지에 담겨있고 광산의 모든 경이로움과 풍요는 어느 보석의 중심에 박혀있고 바다의 온갖 빛과 그늘은 한 알의 진주 속에 맺혀있다 숨결과 꽃, 그늘과 빛, 놀라움과 풍요 그리고 -이것들보다 높은 곳에 있는-진실,  보석보다 더 빛나는 믿음,  진주보다 더 순수한 우주에서 가장 빛나는 진실, 가장 순수한 믿음 -이 모든 것들이 한 소녀의 키스 속에 있었다 Summum Bonum  __Robert Browning(1812~1889) All the breath and the bloom of the year in the bag of one bee: All the wonder and wealth of the mine in the heart of one gem: I..

서울 둘레길 1일 2산 하기 (구파발역-증산역, 6/20)

신미나 헤어진 애인이 꿈에 나왔다   물기 좀 짜줘요 오이지를 베로 싸서 줬더니 꼭 눈덩이를 뭉치듯 고들고들하게 물기를 짜서 돌려주었다   꿈속에서도 그런 게 미안했다 코스개관: 구파발역 3번 출구-앵봉산-서오릉 고개-봉산-증산 체육공원-증산역 (더운날, 둘)  지난번 서울둘레길 불암산 구간이 짧지 않은데 무사히 끝낸 명화.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스탬프도 찍고 산행도 가능한 앵봉산으로 가기로.칼퇴근으로 갔는데도 2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조금 늦었다.앵봉산 입구 공사중이던 캠핑장은 정비가 되어 등산로로 정비가 되어 깨끗하다.오늘 평일에 더운날이라 사람이 별로 안 보이고 한갖지다.초입 점심으로 싸 온 초밥을 마저 먹어 치우고 출발. 명화는 날씨가 날씨인지라 오르막에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오늘도 초장엔 약간 식..

소요산에서의 산려소요 (6/16)

윤재철 생각은 새와 같아서 금세 저기 있다가도 없다 딱새 한 마리 수국꽃 가지 속에 들면 생각도 일없이 따라 들었다가 포르릉 그 새 날아올라 자취 끊기면 생각도 자취 없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 길은 다시 이어지고 그 길가 무성한 나무숲은 제 스스로 새들을 풀어내니 잊었던 사람 생각도 스스로 그러하리라 코스개관: 소요산역 주차장-자재암 입구-공주봉-의상대-상백운대-중백운대-하백운대-선녀탕-자재암-주차장 (덥지만 그늘이 많고 바람골도 있어 덜 힘들었던 날. 다섯)  토요일 윤호씨네 큰 공주님 혼사가 있어 다같이 축하 해 주었다.결혼식이 토욜이라 일욜 월례산행에 올 수 있다는 윤호씨? 그게 될까?역시나 지방에서 올라온 친척도 계시고 산행은 무리인것 같다.원래 계획은 가은산, 새바위를 가기로 했지만 좋은데 빼..

청계산 거꾸로 가기 (국사봉~과천매봉, 6/9)

고영민 반죽을 누르면 국수틀에서 국수가 빠져나와 받쳐놓은 끓는 솥으로 가만히 들어가 국수가 익듯, 익은 국수를 커다란 소쿠리째 건져 철썩철썩, 찬물에 담갔다가 건져내듯, 손 큰 내 어머니가 한 손씩 국수를 동그랗게 말아 그릇에 얌전히 앉히고 뜨거운 국물을 붓듯, 고명을 얹듯, 쫄깃쫄깃, 말랑말랑 그 매끄러운 국숫발을 허기진 누군가가 후루룩 빨아들이듯, 이마의 젖은 땀을 문지르고 허, 허 감탄사를 연발하며 국물을 다 들이키고 나서는 빈 그릇을 가만히 내려놓은 검은 손등으로 입가를 닦듯, 살다 갔으면 좋겠다 코스개관: 인덕원역 2번 출구-10번 마을버스 종점 하차-청계사 주차장-국사봉-이수봉-절고개-과천매봉-사기막골- 정부과천청사역 (덥고 습하던 날, 둘)  지난주는 설악에 당나귀 산행으로 벅차 토욜 산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