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문공연 (1/12) ‘바늘’ - 한광구(1944~ ) 나도 바늘이 되어야겠네. 몸은 모두 내어 주고 한 줄기 힘줄만을 말리어 가늘고 단단하게 꼬고 또 꼬고 벼루고 또 벼루어 휘어지지 않는 신념으로 꼿꼿이 일어서 정수리에 청정하게 구멍을 뚫어 하늘과 통하는 길을 여는 나도 바늘이 되어야겠네. 너무 많은 구멍을 파려 하지 .. 산 이외.../2010일기 2010.01.14
폭설 내리던 날 (1/4) ‘강설(江雪)’-유종원(773~819) 산마다 나는 새 자취 끊어지고 길마다 사람 발자국 사라졌는데 외로운 배 위 도롱이에 삿갓 쓴 늙은이 홀로 낚시질하는 추운 강 눈은 내리고…… 한 해 마감하며 당나라 절구(絶句)로 꼽히는 이 시 올려놓습니다. 군더더기 다 지우면서도 끝내 저버릴 수 없는 인간 심사의.. 산 이외.../2010일기 2010.01.05
謹賀新年 ‘일출’ - 최춘희(1956∼ ) 펄펄 끓는 너를 내 작은 그릇에 옮겨 담으려다 엎질렀다 미처 손 쓸 사이 없이 “앗! 뜨거” 마음에 물집 생기고 상처는 부풀어 올라 활활 제 살을 태우는 소신공양 어제 오늘 지는 해 뜨는 해 보셨는지요. 한 해 가고 오는 것 온몸으로 느끼셨는지요. 상하고 다친 것 불사르.. 산 이외.../2010일기 2010.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