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동유럽 여행기3(12/29)

산무수리 2005. 2. 5. 10:05

12월 29일(수)


아침에 비가 조금씩 내린다.

아침은 어제 저녁에 비해 생각보다 맛이 있다.

차에 짐을 싫는데 우리 일행 잘난 남자들은 기사를 도와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더구나 막 제대했다는 혼자 온 대학생은 뭐 그리 중요한 짐이 들었는데 배낭을 계속 들고 다니고 사진을 찍어 대는데 사진 찍으러 온건지, 여행을 온건지 좀 보기 그렇다. 그 나이면 패키지가 아니라 배낭을 다니는게 훨씬 좋지 않을까 싶다.


 우우리가 묵은 호텔 식당에서

 
호텔 앞에서

 

8:55 데신 출발. 순전히 잠만 자고 가네. 너무 아쉬워 식당에서 사진 한 장 찍었다.

넓지 않는 볼타바 강을 끼고 간다. 말로만 듣던 프라하. 난 그 프라하가 헝가리인줄 알았는데 계속 체코 이야기를 한다.

왜 그럴까? 프라하는 체코의 도시란다. 이렇게 무식할 수가....

볼타바 강은 스메타나 교향곡 ‘나의 조국’ 중 몰다우강과 같은 강이었다.


체코의 조상은 마자르족이란다. 한때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의 지배를 받기도 했는데 그 후 오스만 터키의 공격을 받고 2차 세계대전 후 뱌르샤바 조약 이후 소련 위성국가였다.

1968년 프라하의 봄 시위가 있었는데 이때 그 시위는 실패했다고 한다.

199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분리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슬로바키아는 헝가리 침입을 받는 등 역사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왔고 경제력 격차가 너무 벌어져 서로 갈라졌다고 한다.

또한 체코는 평지가 많고 슬로바키아는 산악지대가 많다고 한다.
체코의 국가 신용도는 한국 보다 높다고 한다. 그리고 세금이 소득의 40%로 높은 대신 교육비는 국비란다. 사교육 비가 많이 드는 우리에 비해 참 다른 상황이다 싶다.


 

10:25 프라하 도착. 헌데 가이드를 11:00에 만나기로 했단다.

공터에 차를 주차해 놓고 자유시간을 주는데 의외로 날씨가 쌀쌀하다.

바로 길 건너의 맥도널드가 있다. 다들 화장실도 갈겸 그쪽으로 몰려간다. 우리도 그곳에 가서 아이스크림, 쉐이크 등을 먹었다. 바로 뒤에는 축구장이라는데 이쪽 축구도 알아준다고 한다.


가이드 김선범씨를 만나서 프라하 투어를 시작한다. 오늘은 차에서 내리면 저녁에나 차를 탈 수 있다고 한다.

투어를 하기 전 중국음식점에서 점심을 먹는다. 둥그런 원탁에 음식이 나오면 조금씩 덜어먹는데 우리 팀 만큼 잘 먹는 팀도 없는 것 같다. 남이 해 주는 밥은 웬만하면 다 맛이 있더구만 넘들은 햇반, 사발면, 김, 고추장, 어느 팀은 풋고추 까지 싸 가지고 와서 먹는다.

헌데 한국음식을 밝히는 부류들이 의외로 장년층보다는 청소년 층이 더 그런 것 같다.

국내에서는 피자, 햄버거, 고기 종류가 없으면 밥을 안 먹는 청춘들이 왜 남의 나라만 나오면 한국음식을 찾는지 진짜 모르겠어라.....


 
로레타 성당

 

체코의 국기는 왼쪽 위쪽의 흰색은 모라비아 지역을 나타내고 아래쪽 빨강은 보헤미아 지방, 그리고 오른쪽 파란색은 슐레지안 세 지역을 나타내는 것이란다.

바로 길 아래 로레타 성당을 설명하는데 아마 갈 시간은 없고 사진 찍을 시간만 있나보다. 먼 발치에서 사진만 찍고 졸졸 따라서 이동을 한다.


 
조망권을 내지 않기 위해 창문을 없애버리고 그림으로 대체한 건물

 

다음에 보여주는 건물은 어느 귀족이 사는 건물로 창문 중 두개는 실제 창이 아니고 그림으로 창 모양을 그려놓았다. 그 당시 세금을 걷다 전망세까지 만들어 그걸 내기 싫어 창문 두개를 막아버린 흔적이란다.

이쪽 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적으로 지정된 곳이라고 한다. 아무튼 한갓지면서도 그림같은 모양의 집이 여기저기 있다.


 
따끈한 핫 와인이 있어요~~~
 

가는 길에 재미난 복장을 한 핫 와인 집을 지나니 어느 집 앞에 선다.

그 집 앞에는 자를 만들어 놓았는데 옷감을 팔 때 한자씩 잴때 팔로 재는데 각자 팔 길이가 달라 시비를 거는걸 막기 위한 요즘의 표준 자이다. 헌데 지금의 한자와 거의 일치 한다고 한다.


 
문 오른쪽 쇠로 된 자. 지금의 한자랑 거의 길이기 같다고 한다.

 

그곳에서 부지런히 걸어 가니 프라하 궁이란다. 이곳은 대통령 관저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정문의 위병 교대식을 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우리들도 그 위병과 사진을 찍었다.

헌데 이 궁 아래쪽에서 내려다보니 프라하 시내의 붉은 벽돌 건물들이 보이는데 그야말로 그림같다.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프라하 구 시가지를 내려다 보며

 
환상적인 구 시가지

 
성 비투스 성당. 내부 스테인드 글라스가 아주 환상적이었다

 

다시 프라하 궁전을 들어가니 뒤쪽에 성비투스 대성당이 있는데 스테인드 글라스가 일품이다. 그 안에 보물을 볼 수 있는데 표를 구매해야 하나보다. 우린 시간이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곳을 지나면 황금소로가 나온다.


 
황금소로에 선 두 친구

 

따로 티켓을 내고 들어가는데 황금 세공사와 성의 일꾼들이 살던 곳으로 아주 작은 집과 굴뚝들이 정겹다.

이곳 22번지에서 프란츠 카프카의 많은 단편을 저작 했다고 한다. 2,3 층은 무기박물관이고 1층은 여러 가지 기념품 가게가 있다.

이곳을 빠져나오니 뒤쪽에 Toy Museum이 있다. 이곳도 역시 따로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이 문을 나서서 우린 소지구 광장을 향해서 거의 뛰듯이 걸어가며 잠깐 서서 설명을 듣는다. 헌데 이 계단길의 운치가 아주 좋은데 사진 찍을 틈도 주지 않는다.

가게의 전시된 상품도 너무 아름다운데 사기는 켜녕 구경할 시간도 없다.



 
난장이가 살았음직한 자그마한 황금소로의 굴뚝들


인상적인 포스터

 

내려가는 길에 모차르트와 인연이 많은 성니콜라스 성당을 지난다. 이곳에서 모차르트의 곡이 초연되기도 하고 모차르트의 죽음을 체코시민들이 누구 못지않게 애통해 했다고 한다.

이곳을 지나 계속 내려가니 카를교가 나온다.

헌데 이곳은 집시들의 소매치기가 유명한곳이라고 소지품을 특히 조심하란다. 뭐 별로 중요한 물건도 없으면서도 혹시나 싶어 배낭을 앞으로 매고 걸으려니 좀 기분이 그렇다 (계속...)

간판만 봐도 뭘 파는 곳인지 금방 알수 있다

 
모짜르트와 인연이 많은 성 니콜라스 성당

 

헌데 이곳 다리를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야말로 옛날 성에서 뛰어 나온듯한 경치가 볼타바 강을 따라 펼쳐진다.

거리의 음악가도 많고 다리의 수많은 조각들, 그리고 인파들.

지금이 여행 비수기인데도 이렇게 사람이 많으니 날씨 좋으면 그야말로 밀려서 다니겠다 싶다.


 
카를교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열심히 듣는 우리 팀

 

조각품은 그야말로 건성으로 보고 거리의 예술가들이 만든 도자기, 미술작품, 악세서리 등을 구경만 해도 즐겁다.

강을 따라 펼쳐진 풍경도 진짜 그림같다. 사람들이 프라하 하면 탄성의 신음소리를 내는 기분도 이해가 간다.

심심이도 이곳에서 그냥 실종되면 좋겠다는 농담아닌 농담을 한다. 헌데 이곳에 오래는 아니라도 다만 몇 달 쯤 시간에 쫓기지 않고 배회를 하면 참 좋겠다 싶다. 그러려면 취직이라도 해야겠지만 의사소통이 안되니 문제네....


 
과거로 온듯한 카를교 입구

 
온갖 공예, 미술, 수공예품을 팔고 있는 노점상들이 즐비하다

 

다리 중간에 죄를 사하여 준다나, 소원을 들어 준다는 조각도 만져보고 사진도 찍고 다리 끝에 가니 상점이 있어 이것저것 구경을 해도 뭘 사야 하는지 도동 모르겠다.

집합시간이 지났는데도 몇 명이 오질 않는다. 우린 힘이 들어 잠시 쉬면서 사진을 찍고 논다.


 
카를교에서 바라본 볼타바강의 모습

 
거리의 악사-본인의 CD도 팔고 있었다

 
반대편 다리 끝의 탑.

 

다 모여서 구시청사의 천문시계를 보러 간다.

이 시계는 해와 달, 삶과 죽음 등을 상징한 조각이 일품이고 매시 12제자 인형이 잠깐 나온다.

정시가 될 때까지 자유시간이다. 우린 추워 그 앞 노천카페에 앉아 핫와인을 한잔 마셨다. 그리고 정시가 되어 시계를 보고 근처의 교회, 동상, 노점상 등을 관람하고 다시 모여 식사를 하러 간다.


 
정시가 되어 12성자가 순식간에 나타났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다

 

식사를 하러 가는 곳은 포도주 저장고였다는데 반지하로 매우 운치가 있다. 더구나 그곳 종업원이 매력이 있다. 잘생겼다고 하니 우리 가이드 왈, 이곳은 종업원을 미모로 뽑는다나 어쩐다나....

오늘 저녁 메뉴는 양갈비란다. 스프도 일품이고 아주 맛이 있게 생겼다.

헌데 급하게 마신 와인이 내 속을 뒤집는다. 앉아 있기가 힘이 든다. 그래서 의자에 누웠다 앉았다를 반복하는데 계속 속이 불편하다.




양고기를 먹었던 포도주 창고를 개조해 만든 식당

 

저녁식사를 하고 신시가지로 간다. 쇼윈도우가 아주 화려하다. 바츨라프 광장을 그냥 휙 지나치고 면세점에 우릴 데려간다.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곳으로 호박, 가네트 등의 준보석을 주로 취급하나보다.

이곳을 나와 버스타는 곳으로 이동을 하는데 야간 옵션 관광 희망자를 모집한다.

트램(전차)를 타고 체코의 맛있는 맥주 한잔을 마시고 택시를 타고 귀가한다는데 다들 피곤한지 아무도 신청을 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경치도 피곤 앞에서는 매력을 발하지 못하나보다.


프라하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두오 호텔로 갔다. 여태 잔 호텔 중 그중 큰 호텔인가보다. 시설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문제는 너무 좋아 라지에터가 없고 중앙난방이라 옷을 말릴 곳이 없는 게 옥의 티.

아쉬운 하루가 또 지나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