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08년 일기장

기초참선을 마치고... (6/9)

산무수리 2008. 6. 11. 08:19

‘생일’ - 박연준(1980~ )

파란 장미를 먹고 얼어버렸으면,
생선가시처럼 희미하고 싶다
나뒹구는 밤을 넘어
겟세마네 동산으로 가고 싶다
가서 귀 없는 고흐와 몸 섞고 싶다
진하게, 굵게, 뭉개지도록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싶다
발가락이 하나 없었으면--
생리하는 바다에 투신하고 싶다
울렁이는 푸른 죽음들에게 발목 잡히고 싶다
내 깊은 병(病)을 유리병에 꾹꾹 눌러담아
늙은 아버지에게 선물하고 싶다
수수깡처럼 싱겁게 부러지고 싶다
병아리 다리를 붙잡고 울고 싶다
온몸이 흔들리는 촉수가 되어
하늘에
박히고 싶다


언어가 가시 같아서, 파란 장미 가시 같아서, 그 가시에 몸이 찔리면 파란 피가 흘러나올 것만 같다. 늘 혼자인 생일, 외로움의 가시가 병(病)처럼 깊어 날카로운 흔적을 낼 것 같지만, 그 가시 몸에 닿으면 몸은 뭉개지도록 뜨거운 색채로 뒤척이는 바다가 될 것 같다. 생일날 선물은 없지만 파란 장미를 먹고 얼어 버릴 정도의 외로운 관능이 촉수처럼 뜨겁다. 얼핏 보면 젊은이들은 세상에서 겉도는 것 같고 냉소적인 것 같지만 그것이 얼마나 뜨거운 역설인지 되새겨보게끔 해준다. 생일은 태어남을 기념하는 행위이면서, 그 기념을 통해 다가올 새날로 새롭게 태어남을 의미한다. 홀로 보내는 이 생일에 넘치는 외로운 관능은 세상에 대한 열망을 담고 있는 신호다. <박형준·시인>


 

 
종종 애용하던 떡볶기 집. 잘생긴 총각을 찍고 싶었지만 차마 못 들이대다..

 

 

 

 

 

 



3.3 부터 시작한 참선 15주 과정 수료식 하는날.
2월 청계산 갔다 쫀누나 한다고 해 덩달아 신청.
자세가 바로 된다고 해 안 그래도 요통에 시달리던 차에 선이 뭔가 궁금하기도 해서 하기로 했었다.

개포동 금강선원에서 월욜 20:00~22:00.
퇴근 후 시간에는 한강변에 나가 그날 그날 컨디션에 따라 운동하고 밥 먹고 가고..
덕분에 운동도 하게 되었고...
혜거 큰스님의 법문은 어렵지 않으면서 귀에 잘 들어와 좋았다.
스님 법문 있는 날은 참 좋았다.
참선은 똑바로 앉아 있는것 자체가 나한텐 힘이 든 일이었지만 20분에서 시작해 50분까지 앉아 있을 수 있다는것.
물론 조는 날도 있었고 다리가 저리고 허리도 아프기도 했지만 앉아 있을 수 있게 된 그 자체만 해도 어디인가...

한주마다 생활선 숙제를 내 주는데 동마 뛸때의 숙제는 천천히 살기.
그래서 천천히 뛰었다. 욕심 부리지 않고. 헌데도 기록 단축의 기쁨까지 맛보았다.
한번에 한가지 일만 하기, 화 안내기 (짜증도 화에 들어간다고..), 자신의 과거 되돌아 보기.....
선이란 어려운 일인것만 같아 별난 잘난 사람들만 하는거라 생각했는데 나도 할 수 있다는걸 알게 된게 기뻤다.
그리고 화가 날때도 정말 내가 왜 화를 내는지 나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계기도 되었다.

계속 선을 생활에서 실천해야 한다는데 그게 쉽지는 않고 가끔씩만 생각나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아주 모르고 살때 보다야 뭐 낫겠지...
왜 이제 시작했냐가 아니라 지금이라도 시작했으니 다행이다 생각하고 살라 한다.
쫀누나는 개근 해 개근상까지 받았다. 난 두번 빠졌다. 둘 다 산에 가는 약속 때문에...

큰스님이 쓴 책 사인회가 있어 책에 사인을 받았는데 '瑞雲滿室' 이란 글을 써 주신다. 상서로운 구름이 가정에 가득 하라 하시면서...
내 이름의 禎 이 상서 정이라 이름이나 법명에 맞는 글을 써주시나 보다.
그리고 내 별명이 구름인 줄 어찌 아시고...
쫀누나랑 사진 찍고 집으로~

금강선원 근처 유명한 떡볶기 집도 알게 되었다.
사람이 하도 많아 먹어봤는데 맛이 좋다. 인터넷에도 나와 있다고 한다.
특히나 순대 썰어주는 잘~생긴 총각의 칼놀림과 가느다란 허리를 봐야 한다. ^^
쫀누나 덕분에 참선에 입문도 하고 집에 가는 교통편 채금져 덕분에 편안하고 즐거운 월욜 저녁이었다~

혹시 참선에 관심 있는 분들.
8.25 (월) 부터 '금강선원'에서 기초반 13기 시작 한답니다.
개포역 6번 출구로 나가면 5분 거리에 있습니다.
불교신자 아니어도 상관 없습니다. 물론 참선 하기 전 부처님께 절하고 반야심경 읽고 하는걸 거부감 갖지 않을 정도의 열린 사고는 갖고 있어야 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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