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08년 일기장

비때문에 풍납콘도에서 놀다 (7/24)

산무수리 2008. 7. 24. 22:59
‘빗방울 하나가·1’ -강은교(1945~ )

빗방울 하나가

창틀에 터억

걸터앉는다


잠시


나의 집이

휘청-한다

밤이 깊었습니다. 오늘도 무사히 깊었습니다. 쓰라린 것들이 후회들과 모여 비명을 지르고 여름을 넘어가는 나뭇잎들은 온몸의 피를 모아 허공에 등불을 겁니다. 바다에도 두근거리는 심장이 있다면 채혈(採血)하여 푸른 피로 있을 것이겠지요. 후회도 없고 악취도 없는 산맥이 있다면 바람을 따돌리며 구름 아래 있을 것이겠지요. 그러나 이토록 강인이 허약을 이기지 못하여 꽃도 없고 뼈도 없고 절벽도 없을 때 밤은 사슬의 노래에 묶입니다. 등불 흔들며 비가 내립니다. 등불 흔들며 저 비 저렇게 내리면 어둠이며 길은 어느 만큼 젖어 붉은 얼굴로 떨고 있을 것인가요. 저며 오는 통증에 어느 못다 부른 노래를 묻겠는지요. 약(藥)이 없는 밤. 묘안도 그 흔한 짧은 사랑도 없는 밤. 흩어진 존재를 모으려 비의 구슬픈 노래를 듣는 밤. 빗방울 하나가 창틀에 걸터앉습니다. 휘청, 등불에 휜 눈물 침묵 아래로 떨어집니다. <박주택·시인>


 

 

 

 

 

 

 

 

 

 

 

 

 

 



산계 패밀리 당일 근교라도 가기로 한 날.
9시 만나기로 했기에 일찍 일어나 준비하는데 밤부터 내린 비가 그칠 줄을 모른다.
이 비에 산에 갈 수도 없고 점심에 만나 비가 그치면 나들이를 가고 아니면 만나 얼굴보고 점심이나 먹자고 한다.

일단 아침 먹고 잠시 출근 해 공문 한건 처리하고 풍납동콘도로 가니 다 모여있다.
기운없이 들어서는 날 보고 그래가지고 원정을 어찌 가겠냔다. 헌데 정말이지 왜 이리 기운없고 피곤한지 모르겠다.
원정 스트레스인가, 나이 탓인가....

하남에 가 누룽지삼계탕을 먹자고 한다. 그거라도 먹으면 좀 기운이 날것도 같다.
차 한대 하서 하남에 가니 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식당.
대부분 여자들 계모인인지 다 먹고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리도 먹고 앉아 있으려니 시끄러워 앉아 있을 수가 없어 결국 먼저 일어났다.

풍납동콘도로 돌아와 오마담이 타 주는 맛좋은 커피와 과일 후식.
늘 바쁜 미모정상 그 와중에 일 하고 일부는 누워서 앉아서 이야기 하다 잠 자다...
비 오는날 출근하지 않고 뒹구는 맛이 아주 좋다는데 다들 공감.

저녁무렵 간다고 하니 가봐야 저녁 챙겨 줄 사람도 없는데 저녁까지 먹고 가란다. 당일 여행은 못가도 시간이라고 길게 채우자던가?
두 청춘들은 박사에 전문직 준비하느라 몸도 마음도 바쁘다고 언니 셋만 시간 되는대로 만나서 놀란다.
우덜끼리 알아서 놀으라고?
아라써.
안 그래도 두 언니가 만나 가끔 잔차를 탔는데 날이 더워서인지 오진관광이 병이 나 그나마 잔차도 못탄다고 부실한 몸탓을 한다.
맘에 안 들어고 살살 달래서 써야지 도리가 없을것 같다.

대장님은 8월 낭가파르밧쪽 오지여행을 가신다는데 산행 거의 안해본 여고동창들과 함께 가신다니 우리가 다 걱정이다. 대장님도 이젠 오지 그만 다니고 싶으시다는데 친구들이 그쪽으로 가자고 해서 가시게 되었단다.
겁나는 언니들이네. 고소에 대비해 비아그라까지 준비하셨단다.
우린 가격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해서 다이아막스만 준비해 가는데....

저녁까지 먹고 가기로 한지라 콘도 건너편 오므플러스에서 오므라이스와 스파게티를 거하게 먹었다.
샐러드바 무한리필이라고 하는데 단호박 샐러드와 푸딩에 넘어갔다.
배 터지게 먹고 지금같으면 아침도 굶어야 할것 같다.
머리를 좀 잘라야 하는데 자를 시간이 날지 모르겠다.
미모정상에게 빌린 피켈, 12발 아이젠을 챙겨 집으로~

'산 이외... > 2008년 일기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狂雨病 환자? (8/29)  (0) 2008.08.30
장비 패킹, 그리고 생신 (7/25)  (0) 2008.07.25
무주를 가다 (7/18)  (0) 2008.07.19
드림팀 수도권에서 모이다 (7/11)  (0) 2008.07.14
예당에서 (6/30)  (0) 2008.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