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08년 일기장

狂雨病 환자? (8/29)

산무수리 2008. 8. 30. 08:55
‘소나기’ -나희덕(1966~ )

노인도 아기도 벌거벗었다

빗줄기만 걸쳐 입은 노인의 다리가

마른 수숫대처럼 여위었다

늘어진 성기, 주름진 사타구니 아래로

비는 힘없이 흘러내리고

오래 젖을 빨지 못한 아기의 눈이

흙비에 젖어 있다

옥수수가 익으려면 아직 멀었다

연길 들판, 소나기 속으로

늙은 자연이 어린 자연을 업고 걸어가는 오후


끝없는 들판에 점점이 숨은 집. 외양간처럼 초라한 집 속에 고향의 눈빛을 가진 사람들이 칠십 년처럼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만난 적은 없지만 서로의 익숙한 냄새를 알아차릴 것만 같은, 저 집을 향해 걸어 들어가고 싶다. 연길 들판. 노인도 아기도 벌거벗었다. 마른 수숫대처럼 여윈 노인이 오래 젖을 빨지 못한 아기를 업고 들판을 가로질러 간다. 비 내려, 좁고 마른 등으로 소나기 내려 판화처럼 서럽게, 늙은 자연이 어린 자연을 업고 아득하게 사라져 간다. <박주택·시인>


 
하늘 뒤의 액자는 내 방에 있던건데 한번 블로그에 사진 찍어 올렸는데 사진 주인장이 달라니 줄 수 밖에...


하늘방에 있던 손목보호대를 하도 귀여워 업어옴.

원정 다녀오느라 고생했다며 얼굴 보자고 연락이 왔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음이야~

예쁜 바지 두벌도 안 어울린다고 불하.
모양도 예쁘고 크기도 적당하고 잘 맞는다.
멋장이 옷이라 뭐가 달라도 다르다.
고마우이, 잘 입을께~

리사도 도착해 리사의 차로 이동.
고양시 덕양구의 산촌(031-969-9865)
사찰음식전문점으로 체인이라는데 인사동의 산촌과는 또 다른 분위기라고...

 

 

입구에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사진을 찍으니 후원에 가서 찍으라는 젊은오빠.

 

 

 

 

 

 

 

후원에는 장독대가 있고 고추말리기.
소박한 분위기가 너무 좋다.
모델 좋고 분위기 좋고.....
나랑 만나면 찍힐 준비가 되어있는 하늘.
날 만날 때만 사진을 찍는다는 리사.

 

 

 

 

 

 

 

메밀차를 시작으로 부추전 나오고 그리고 밑반찬, 바구니에 담겨나오는 나물.
바구니위에 버들강아지는 아침마다 서빙하는 총각이 뜯어오는 거라는데 그 센스가 신선하다.
말도 얼마나 예쁘게 하는지...
밥과 된장찌개 나오고 마무리로 열무국수.
후식으로는 매실차와 한과, 감자떡.
메뉴는 정식 한가지로 15000원.
분위기에 취해 동동주까지 한잔씩.
얼음 동동 떠 있었다.

두사람이 좋아하니 하늘 신났다.
광우병(狂雨病) 환자인 하늘.
비만 내리면 여기저기 쏘 다니다 알게 된 집이란다.
이집에서 밥 먹고 보광사를 가기로 했는데 해가 졌다.
절은 날 밝을때 다시 오기로 하고 찍어놓은 찻집에 가니 문 닫는다고 손님 안 받는다.

 



가산저수지의 카페는 찻값이 너무 비싸다고 휴게소라는 이름의 조촐한 찻집.
저수지가 보이는데 야경모두로 사진을 찍었더니 거울에 반사된 사람만 나왔다...

두사람만 만나면 늘 새로운 맛집을 안내 해 준다.
덕분에 무수리도 중전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느낌.
마음이 훈훈해 지는 ,행복한 밤이었다.

이 두사람을 산에 끌고 갈 일만 남았는데 둘다 공사 다 망하니 언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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