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 -권혁웅(1967~ )
내 삶은 낙원이발관에서 시작되었죠 2대 8 가르마가 지나가는 땅딸이 이발사 아저씨, 나는 아저씨의 삐죽 솟은 머리와 2대 8로나뉜 포마드 냄새가 좋았죠 한겨울 넓은 마당엔 하얀 눈과 하얀 김 오르는 주전자와 하얀 수건과 하얀 가운을 입은 땅딸이 아저씨가 있었죠 의자 팔걸이에 걸쳐둔 판자에 앉아 하얀 보자기를 덮어쓴 채 거울을 보면 유리문 밖에는 뒤바뀐 별유천지(別有天地)가 있었습니다. 비인간(非人間)인 우주소년이 있었습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았을 겁니다 아저씨는 처음엔 무궁화 빨래비누로, 다음엔 데이트 세숫비누로 머리를 감겨주었습니다 언제나 끝이 더 달콤했던 거죠 말쑥해진 머리를 아저씨 가운에 기대면 넓은 마당 한가운데 동그랗게 눈 녹은 자리가 생기곤 했습니다.
이발관과 이발소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바리캉이던가요? 왜 머리 뜯겨가며 깎던 기계 말입니다. 그게 기름이 덜 먹으면 깎는 게 아니라 아예 머리를 뜯었잖습니까? 아팠지요. 이발관은 양반이었죠. 김 오르는 주전자와 하얀 수건이 있었고 하얀 가운을 입은 아저씨가 사각사각 가위 소리를 내며 녹지 않는 눈사람을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거울 위 액자에는 돼지 가족이 주둥이를 먹이에 대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거나 이런 글이 적혀 있었죠.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그때 창밖에는 눈이 내리고 삶이 아직 속이기 전 아톰의 꿈에는 달콤한 비누 냄새가 풍겨왔었죠. <박주택·시인>
8.1 (금)
어제 산행이 힘이 들었나 보다. 산행이 일상인 나도 다리가 뻐근하다. 신샘은 그동안 바위도 산행도 거의 안해 다리가 많이 아프다고 한다.
어제 하산할 때는 다시는 여기 안 온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하산하고 나니 오기가 생긴다.
더구나 우리 원정일정도 많이 남아있고 마터호른은 몽블랑보다 훨씬 힘이 든다는데 몽블랑 포기하고 마터호른에 도전한다고 해고 성공할 보장도 없는데 몽블랑에 다시 한번 도전하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 놓으니 다들 동의한다.
오샘은 2년 전 무릎 수술하고 그동안 마눌님이 무릎에 좋다는 온갖 좋은걸 다 먹고 겨우 회복한 무릎이 이번 산행에서 도로 망가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몽블랑에 가지 않겠다고 한다. 덩달아 신샘도 가지 않는게 원정성공에 도움이 될것 같다고 가지 않겠다고 한다.
후회되지 않을까? 자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말 듣고 싶지 않다고...
빨래널고 휴식하기...
일단 오늘 세탁기에 넣을 빨래를 모았다. 얇은 빨래는 손빨래 해서 널고 두꺼운 옷들은 날보고 세탁해 오라는데 말도 안 통하는데 날보고 가라고?
어찌저찌 해서 세탁기 쿠폰 받고 한통 돌렸는데 한번에 안된다. 두번째 코인 받아 세탁을 하려는데 세제를 못찾겠다.
나 다음에 하려고 기다리던 현지인에게 도움을 청하니 찾다가 없다면서 자기 세제를 넣어도 되냐고 한다. 당근이죠.
세탁 되는 동안 난 책보고 현지인은 옆에서 노트북으로 컴을 하며 기다렸다. 세탁 다 되고 고맙다 인사하고 나왔다. 휴~
홍샘은 인터넷으로 수강신청 하느라 바쁘고...
지난번 자리에 다른 사람들이 야영을 하고있어 그 옆 넓은 자리에 텐트를 쳤더니 더 늘어놓게 된다. 여긴 인터넷이 잘 안된다고 홍샘은 인터넷 되는 자리 찾아 길게 엎드려 있다. 다른사람 인터넷 쓰면 시간당 오천원이라고 으름장이다. ㅎㅎ
야영사진
어제 죽었다 살아난 박교감이 고맙다면서 오늘 저녁을 쏜다고 했다. 그래서 점심은 간단하게 빵으로 때우고 저녁에 시내에 나가 모처럼 외식을 하기로 했다.
몽블랑이 보였다 가렸다를 반복하고...
오늘 날씨는 오락가락 하는 날씨로 비가 왔다 해가 쨍하다 하는 날씨를 반복한다. 어제 구떼에서 기다려도 헛수고일 뻔 했다.
오늘 시내 나가는 김에 내일, 모레 날씨도 알아보기로 했다.
시내의 서점-지도를 구하고자...
산악회관 앞의 교회
산악회관 앞에서
시내 서점에 들렸다 필요한 자료 구하고 산악회관에 일부는 올라가 인터넷 검색겸 날씨 알아보러갔다.
입구 게시판에 영어와 불어로 날씨 1주일 예보가 붙어있었다.
내일은 맑을 확률이 90%에 가깝고 바람이 다소 불고 모레는 거의 100% 맑다고 되어 있었다.
날씨가 협조를 해 줄것 같다.
피자집에서 메뉴를 봐도 뭐라는건지... 눈뜬 장님?
장비점에 들려 나와 신샘 스틱 하나씩 사고 (그나마 이게 한국보다 쌌다. 그리고 180유로 이상 구매하면 면세 혜택이 있다고...) 나오니 그쳤던 비가 도로 내린다. 시간이 늦어지며 상가도 대부분 문을 닫고 식당만 문을 열였다. 그나마 먹어본 피자를 먹기로 하고 피자집에 들어가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샐러드라고 양상추, 토마토가 전부고...
웨이터의 서빙모습
엥, 피자에 날계란이?
현지인들은 우리나라 미디움과 라지 중간 사이즈 피자를 일인당 한판씩 시켜 먹는데 우리는 반판씩 먹으면 될것 같아 테이블당 두판씩 시키고 와인도 시켰다.
이름을 봐도 모르겠고 대충 좀 가격대 비싼걸로 시키면 잘 나올줄 알았는데 막상 나온 피자는 평범한 피자가 아니었다.
그나마 주방에서 직접 화덕에서 구워 나오니 수제 피자 맞긴 맞는데....
이게 한개라고? 반개 아니고?
와인 두병 8명이 먹어봐야 간에 기별도 안가고 피자도 두쪽씩 먹어봐야 먹은것 같지도 않은데도 음식값은 20만원도 더 나온것 같다.
돈쓰고 생색도 안나고 얻어먹은 사람은 헛헛하고..
에이 집에 가 소주에 컵라면을 먹어야 할것 같단다. ㅎㅎㅎ
비가 그치고 산이 붉은빛이 되고...
쇼윈도우의 예쁜 인형들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노을에 물든 몽블랑
그나마 내일 날이 맑으려는지 몽블랑이 붉은빛이 되어 빛난다. 멋진 모습이다.
야영장 돌아와 컵라면을 먹고 내일 산행팀과 관광팀으로 나누어 진행 하기로 했다.
관광팀은 책을 보고 지도를 보며 모나코를 가네 이태리를 가네 하다 결국 스위스 루쩨른으로 낙착을 본것 같다. 다른곳은 가다 시간 다 보낸다면서...
최악의 경우 구떼에서 1박 더 할 각오로 내일은 좀 일찍 구떼에 도착하길 바라며....
내 삶은 낙원이발관에서 시작되었죠 2대 8 가르마가 지나가는 땅딸이 이발사 아저씨, 나는 아저씨의 삐죽 솟은 머리와 2대 8로나뉜 포마드 냄새가 좋았죠 한겨울 넓은 마당엔 하얀 눈과 하얀 김 오르는 주전자와 하얀 수건과 하얀 가운을 입은 땅딸이 아저씨가 있었죠 의자 팔걸이에 걸쳐둔 판자에 앉아 하얀 보자기를 덮어쓴 채 거울을 보면 유리문 밖에는 뒤바뀐 별유천지(別有天地)가 있었습니다. 비인간(非人間)인 우주소년이 있었습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았을 겁니다 아저씨는 처음엔 무궁화 빨래비누로, 다음엔 데이트 세숫비누로 머리를 감겨주었습니다 언제나 끝이 더 달콤했던 거죠 말쑥해진 머리를 아저씨 가운에 기대면 넓은 마당 한가운데 동그랗게 눈 녹은 자리가 생기곤 했습니다.
이발관과 이발소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바리캉이던가요? 왜 머리 뜯겨가며 깎던 기계 말입니다. 그게 기름이 덜 먹으면 깎는 게 아니라 아예 머리를 뜯었잖습니까? 아팠지요. 이발관은 양반이었죠. 김 오르는 주전자와 하얀 수건이 있었고 하얀 가운을 입은 아저씨가 사각사각 가위 소리를 내며 녹지 않는 눈사람을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거울 위 액자에는 돼지 가족이 주둥이를 먹이에 대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거나 이런 글이 적혀 있었죠.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그때 창밖에는 눈이 내리고 삶이 아직 속이기 전 아톰의 꿈에는 달콤한 비누 냄새가 풍겨왔었죠. <박주택·시인>
8.1 (금)
어제 산행이 힘이 들었나 보다. 산행이 일상인 나도 다리가 뻐근하다. 신샘은 그동안 바위도 산행도 거의 안해 다리가 많이 아프다고 한다.
어제 하산할 때는 다시는 여기 안 온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하산하고 나니 오기가 생긴다.
더구나 우리 원정일정도 많이 남아있고 마터호른은 몽블랑보다 훨씬 힘이 든다는데 몽블랑 포기하고 마터호른에 도전한다고 해고 성공할 보장도 없는데 몽블랑에 다시 한번 도전하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 놓으니 다들 동의한다.
오샘은 2년 전 무릎 수술하고 그동안 마눌님이 무릎에 좋다는 온갖 좋은걸 다 먹고 겨우 회복한 무릎이 이번 산행에서 도로 망가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몽블랑에 가지 않겠다고 한다. 덩달아 신샘도 가지 않는게 원정성공에 도움이 될것 같다고 가지 않겠다고 한다.
후회되지 않을까? 자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말 듣고 싶지 않다고...
빨래널고 휴식하기...
일단 오늘 세탁기에 넣을 빨래를 모았다. 얇은 빨래는 손빨래 해서 널고 두꺼운 옷들은 날보고 세탁해 오라는데 말도 안 통하는데 날보고 가라고?
어찌저찌 해서 세탁기 쿠폰 받고 한통 돌렸는데 한번에 안된다. 두번째 코인 받아 세탁을 하려는데 세제를 못찾겠다.
나 다음에 하려고 기다리던 현지인에게 도움을 청하니 찾다가 없다면서 자기 세제를 넣어도 되냐고 한다. 당근이죠.
세탁 되는 동안 난 책보고 현지인은 옆에서 노트북으로 컴을 하며 기다렸다. 세탁 다 되고 고맙다 인사하고 나왔다. 휴~
홍샘은 인터넷으로 수강신청 하느라 바쁘고...
지난번 자리에 다른 사람들이 야영을 하고있어 그 옆 넓은 자리에 텐트를 쳤더니 더 늘어놓게 된다. 여긴 인터넷이 잘 안된다고 홍샘은 인터넷 되는 자리 찾아 길게 엎드려 있다. 다른사람 인터넷 쓰면 시간당 오천원이라고 으름장이다. ㅎㅎ
야영사진
어제 죽었다 살아난 박교감이 고맙다면서 오늘 저녁을 쏜다고 했다. 그래서 점심은 간단하게 빵으로 때우고 저녁에 시내에 나가 모처럼 외식을 하기로 했다.
몽블랑이 보였다 가렸다를 반복하고...
오늘 날씨는 오락가락 하는 날씨로 비가 왔다 해가 쨍하다 하는 날씨를 반복한다. 어제 구떼에서 기다려도 헛수고일 뻔 했다.
오늘 시내 나가는 김에 내일, 모레 날씨도 알아보기로 했다.
시내의 서점-지도를 구하고자...
산악회관 앞의 교회
산악회관 앞에서
시내 서점에 들렸다 필요한 자료 구하고 산악회관에 일부는 올라가 인터넷 검색겸 날씨 알아보러갔다.
입구 게시판에 영어와 불어로 날씨 1주일 예보가 붙어있었다.
내일은 맑을 확률이 90%에 가깝고 바람이 다소 불고 모레는 거의 100% 맑다고 되어 있었다.
날씨가 협조를 해 줄것 같다.
피자집에서 메뉴를 봐도 뭐라는건지... 눈뜬 장님?
장비점에 들려 나와 신샘 스틱 하나씩 사고 (그나마 이게 한국보다 쌌다. 그리고 180유로 이상 구매하면 면세 혜택이 있다고...) 나오니 그쳤던 비가 도로 내린다. 시간이 늦어지며 상가도 대부분 문을 닫고 식당만 문을 열였다. 그나마 먹어본 피자를 먹기로 하고 피자집에 들어가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샐러드라고 양상추, 토마토가 전부고...
웨이터의 서빙모습
엥, 피자에 날계란이?
현지인들은 우리나라 미디움과 라지 중간 사이즈 피자를 일인당 한판씩 시켜 먹는데 우리는 반판씩 먹으면 될것 같아 테이블당 두판씩 시키고 와인도 시켰다.
이름을 봐도 모르겠고 대충 좀 가격대 비싼걸로 시키면 잘 나올줄 알았는데 막상 나온 피자는 평범한 피자가 아니었다.
그나마 주방에서 직접 화덕에서 구워 나오니 수제 피자 맞긴 맞는데....
이게 한개라고? 반개 아니고?
와인 두병 8명이 먹어봐야 간에 기별도 안가고 피자도 두쪽씩 먹어봐야 먹은것 같지도 않은데도 음식값은 20만원도 더 나온것 같다.
돈쓰고 생색도 안나고 얻어먹은 사람은 헛헛하고..
에이 집에 가 소주에 컵라면을 먹어야 할것 같단다. ㅎㅎㅎ
비가 그치고 산이 붉은빛이 되고...
쇼윈도우의 예쁜 인형들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노을에 물든 몽블랑
그나마 내일 날이 맑으려는지 몽블랑이 붉은빛이 되어 빛난다. 멋진 모습이다.
야영장 돌아와 컵라면을 먹고 내일 산행팀과 관광팀으로 나누어 진행 하기로 했다.
관광팀은 책을 보고 지도를 보며 모나코를 가네 이태리를 가네 하다 결국 스위스 루쩨른으로 낙착을 본것 같다. 다른곳은 가다 시간 다 보낸다면서...
최악의 경우 구떼에서 1박 더 할 각오로 내일은 좀 일찍 구떼에 도착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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