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다 ‘먼 길’-윤제림 (1959∼ )
파마 머리 여자 하나가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끌고 대합실을 나온다
끌리는 가방 뒤에
서너 살짜리도 하나 끌려나온다
아이가 징징거린다
“멀었어?”
여자가 소리친다
“다 왔어.”
아이가 퍼질러 앉는다
“다리 아파.”
둘둘 말린 주간지가 아이의 머리를
후려치고 어깨를 내려친다,
등짝을 갈긴다
“조금만 참아, 다 왔으니까.”
거짓말이다, 집은 멀다
바닥이라 해야 하나, 꼭지라 해야 하나
저 가을 하늘만큼
서너 살짜리 아이가 있는 엄마라면 아마 30대 초반일 것이다. 아이는 짐이 아니지만, 커다란 가방보다 더 무겁다. 모자는(혹은 모녀는) 아이가 지칠 만큼 먼 길을 거쳐 왔다. 요즘 세상에 그 흔한 승용차도 없이. 하지만 힘들다고 길바닥에 퍼질러 앉을 수는 없다. 모질게 마음먹고 후려쳐서라도 걸음을 옮겨야 한다. 어디로? 까마득히 날아올라가 있는 가을 하늘만큼이나 앞길이 막막하다. 아이야, 엄마 옷자락을 꼭 붙들고 있으렴. 네 엄마가 가방을 부려놓을 때까지. <황인숙·시인>
파마 머리 여자 하나가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끌고 대합실을 나온다
끌리는 가방 뒤에
서너 살짜리도 하나 끌려나온다
아이가 징징거린다
“멀었어?”
여자가 소리친다
“다 왔어.”
아이가 퍼질러 앉는다
“다리 아파.”
둘둘 말린 주간지가 아이의 머리를
후려치고 어깨를 내려친다,
등짝을 갈긴다
“조금만 참아, 다 왔으니까.”
거짓말이다, 집은 멀다
바닥이라 해야 하나, 꼭지라 해야 하나
저 가을 하늘만큼
서너 살짜리 아이가 있는 엄마라면 아마 30대 초반일 것이다. 아이는 짐이 아니지만, 커다란 가방보다 더 무겁다. 모자는(혹은 모녀는) 아이가 지칠 만큼 먼 길을 거쳐 왔다. 요즘 세상에 그 흔한 승용차도 없이. 하지만 힘들다고 길바닥에 퍼질러 앉을 수는 없다. 모질게 마음먹고 후려쳐서라도 걸음을 옮겨야 한다. 어디로? 까마득히 날아올라가 있는 가을 하늘만큼이나 앞길이 막막하다. 아이야, 엄마 옷자락을 꼭 붙들고 있으렴. 네 엄마가 가방을 부려놓을 때까지. <황인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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