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생의 솔 숲에서... / 김용택
나도 봄산에서는
나를 버릴 수 있으리
솔이파리들이 가만히
이 세상에 내리고
상수리나무 묵은 잎은
저만큼 지네
지난날들을 가만히
내려 놓아도 좋으리
그러면 지나온 날들처럼
남은 생도 벅차리
봄이 오는 이 솔숲에서
무엇을 내 손에 쥐고
무엇을 내 마음 가장자리에 잡아두리
솔숲 끝으로 해맑은 햇살이 찿아오고
박새들은 솔가지에서 솔가지로 가벼이 내리네
삶의 근심과 고단함에서 돌아와 거니는
숲이여 거기 이는 바람이여
찬 서리 내린 실가지 끝에서
눈뜨리
눈을 뜨리
그대는 저 수많은 새 잎사귀들처럼
푸르른 눈을 뜨리
그대 생의 이 고요한 솔숲에서..
1. 만나는곳: 2009.4.6 (월) 7:00 남부시외버스터미널
2. 코스개관: 중산리(12:00)-법계사-천왕봉-장터목 (17;40 1박)-장터목 (5:05)-천왕봉-장터목-백무동 (11:40)
3. 멤버: 마스크 3총사?
4. 날씨: 따뜻한 봄날. 지리는 이제야 눈을 뜨는 중
재량휴일과 개교기념일을 합치면 3일 동안의 연휴.
이런 저런 사정으로 아쉬운대로 경방으로 통제된 지리를 작년에 이어 다녀오기로 하다.
고천사 작년에 이어 함께 가기로 했고 민초도 고민하다 최종적으로 함께 하기로.....
대피소 예약했고 작년 8시차를 타고 가니 조금 바쁜듯 해 올해는 7시 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고천사 집에는 현미 밖에 없다고 쌀을 2인분 가져오란다. 대신 반찬은 다 채금진다고....
5시 일어나 밥 하고 도시락 싸고 부지런히 나섰는데도 하마트면 나 때문에 7시 차를 놓칠뻔.
고천사가 표 사고 기다려 무사히 화장실까지 들리고 승차.
작년과는 달리 버스가 거의 다 찼다.
이바구 나누다 금산휴게소에서 내려 호두과자와 커피 한잔 마시고 10:20 원지 도착.
원지 버스정류장에 핀 벚꽃
10분 있다 중산리 행 버스 도착해 타고 중산리 도착. 작년보다 시간 여유가 있어 점심은 야영장에서 먹기로 하고 짐을 챙기려는데 차 한대가 서면서 길을 묻는다.
중산리 매표소는 어디로 가고 아직 멀었냐고 한다.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두사람이 타고 있어 태워 달라고 하니 이 팀도 산행 예정이라며 뒷자리 배낭을 트렁크에 넣고 타라 한다.
가면서 위에 올라가도 밥 사먹을 식당이 있냐고....
새벽 4시 춘천에서 출발해 꿈만 꾸던 지리를 오는데 길을 헤매고 백무동까지 들렸다 나와 이제 중산리 도착인데 아침, 점심 다 굶었다고 한다.
우린 장터목에서 1박 예정이라고 하니 이 팀도 예약 하고 왔다고 한다. 이 팀은 계곡 코스로 장터목 대피소를 간다고 했다.
대피소에서 햇반을 사 먹을 예정이었다는 이 팀. 대피소에서 취사를 할 수 있다고 하니 남푠이 쌀을 사서 해 먹자는것 같다.
아무튼 짐은 최소한으로 줄이시라고 했다.
화장실 들리고 식수를 구할곳을 물어보니 법계사, 장터목 다 가능하다고 한다.
야영장에서 점심먹기
야영장 걸어 올라가는데 차 한대가 서면서 자연학습원에 가면 태워 준다고..
헐, 오늘을 타 얻어 탈 복이 있나?
고맙지만 시간도 널널해 걸어가기로 했다.
야영장이 생각보다 가까웠다. (기억이란 참으로 믿을게 못된다)
식탁에 앉아 널널하게 밥을 먹고 사진 한장 찍고 출발 한 시간이 12;05.
몇몇이 우리에 앞서서 올라갔다.
헌데 바로 우리 뒤 차 태워 준 부부가 올라온다. 우리보고 아직도 여기냐고...
고천사가 밥을 2인분 싸 와 셋이 배부르게 먹어 오래 먹은건가?
칼바위
계곡과 능선 갈림길
칼바위 지나니 아이 셋과 하산중인 가족 한팀 만났다.
드디어 계곡과 능선 갈림길. 우리는 시간도 널널해 천왕봉 찍고 장터목으로 가기로 했고 춘천부부 팀은 계곡으로 간다고 했다.
헌데 계곡으로 간다던 이 팀이 능선으로 올라오고 있다. 저녁무렵 천왕봉도 보고 내일 아침 일출도 본다고....
능선길은 하산길도 그지같지만 올라갈 때는 더 말 할 것도 없다. 그래도 하산길 보다는 오르막으로 가는게 나은것 같다. 천왕봉을 볼 수 있으니...
드디어 법계사와 천왕봉이 보이는 헬기장 도착
법계사 사리탑을 잠시 둘러보고
법계사가 잘 보이는 헬기장 도착. 휴~
산행시작 2시간 만에 로타리 대피소 도착.
간식 먹고 물 가득 채우고 법계사도 잠시 들러 사리탑보고 다시 출발.
이제 반 온거지?
법계사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슬랩. 하산시 이 슬랩을 보면 조망도 트이고 이젠 정말 많이 내려왔다는 실감도 나고 정말 좋은곳.
잠시 앉아 사진도 찍고 간식도 먹고...
개선문
여기서부터 나타나는 계단과 까끄막. 천천히 쉬지 않고 죽어라 올라가야 한다.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천왕샘이 보이고 (물 없었다) 개선문도 만나고...
큰 배낭 진 등산객이 내려온다. 천왕봉에서 비박하며 일몰 일출사진을 찍으러 왔는데 아무래도 별로 신통치 않을것 같아 하산하는 길이라고...
한 팀도 너무 일찍 올라와 1박 취소하고 하산한다고...
천왕봉 가기 전 마지막 계단
천왕봉에서
천왕봉 직전의 마지막 오르막.
70은 넘어보이는 노부부가 하산중. 대단하다....
드디어 천왕봉. 홀로 온 사진찍은 사람과 우리 셋 뿐.
서로 정상 사진 찍어주었다.
정상은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사진 찍고 조금 내려가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서 천왕봉 올려다보며 간식 먹고 잠시 쉬었다.
운동량에 비해 너무 많이 먹는 감은 있지만 먹는만큼 가는거니까...
장터목 가는 길의 제석봉
민초는 사진 안 찍는다고 휘리릭 내려가 버리고 고천사와 난 사진 찍으며 천천히 하산.
1시간 일찍 출발해 널널하게 산행을 할 수 있어 참 좋다.
장터목에서 사진 찍고 자리 배정받고 있으니 그제서야 내려오는 춘천부부.
자기네가 꼴찌일거라며 정상 마지막 평지였으면 엎드려 기었을거라고... ㅎㅎ
정말이지 다시는 지리산 오지 않는단다.
야~ 장터목이다~
이 팀도 자리 배정받고 취사장에 밥 하러 오는데 짐 줄이랬다고 코펠도 한개만 들고왔고 수저도 빼놓고 왔단다.ㅎㅎ
밥을 할 수 있는데 라면 끓일 코펠이 없단다.
우선 우리가 한 밥 같이 먹고 고천사가 만들어 온 돼지불고기와 김치찌게를 함께 나누어 먹었다. 수저도 없어 나무젓가락을 대피소에서 얻어 왔다.
물 뜨는 곳이 100m 나 가야 한다고 여긴 모든게 기본이 100m 라나 뭐라나..
산에서 100m 면 아주 가까운건데...
일몰 직후
호주 여성과 춘천커플과 함께
밥 먹고 누룽지 먹고 코코아까지 타서 나누어 먹고 춘천팀 밥이 다 되 우리 도시락에 내일 먹을 밥을 가득 담았다.
수저도 없어 빌려주었는데 붙어있던 밥풀 세개 도로 값는단다. 더 많이 주면 셋이 싸운다고.. ㅎㅎ
짐 챙기고 화장실 들렸다 들어오니 일부 사람들은 벌써 취침 모드.
2층엔 여자 몇몇이 있는데 호주에서 왔다는 홀로 온 영어강사가 우리 옆자리다.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부산에서 강사를 하는데 다음주에는 중국을 간다고 한다. 북한산도 자주 갔단다. (민초가 얻은 정보)
춘천 커플은 남푠 다리를 파스로 도배하고 있다. ㅎㅎ
8시 넘어 소등해 잠을 청하는데 막 잠이 드는데 민초가 몸이 아프다고 약을 달라고 깨운다.
감기 기운이 있어 내일 아침 일출을 포기해야 겠다고 한다. 속도 편하지 않다고 한다. 약을 먹고 억지로 잠을 청하는것 같다.
초저녁 잠을 설쳐 좀 늦게 겨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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