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년 산행기

서락에서 별을 따다 (5/24)

산무수리 2009. 5. 27. 10:59

구룡폭포’-조운(1900~ )

사람이 몇 생이나 닦아야 물이 되며 몇 겁이나 전화해야 금강에 물이 되나! 금강에 물이 되나!

샘도 강도 바다도 말고 옥류 수렴 진주담과 만폭동 다 고만두고 구름 비 눈과 서리 비로봉 새벽안개 풀끝에 이슬 되어 구슬구슬 맺혔다가 연주팔담 함께 흘러

구룡연 천척절애에 한번 굴러보느냐.


나아갈 길, 돌아갈 길 다 막막해 금강에 들었습니다. 다이아몬드 같은 바위와 물로만 이루어진 산을 오르다 구룡폭포 앞에서 그만 철렁, “금강에 물이 되나!”를 반복했습니다. ‘몇 겁 우뚝한 금강역사 바위도 물 구슬 되어 천길 벼랑 떨어져 내리는데 하 그리 무얼 연연해하는 저는 요?’ 하고요. 예약은 밀리는데 막힌 금강산 길 아득하네요. <이경철·문학평론가>

 

  

1. 만나는 곳: 2009.5.23 (토) 12:00 강남역 목화웨딩홀

2. 코스개관: 토왕골 '별을따는 소년들' 리지 산행 (7:30~18:30)

3. 날씨: 아침엔 좀 흐렸으나 날이 맑아져 조망이 트였던 조금은 무덥게 느껴진 날

4. 멤버: 한산 청소년 산악위원 7명 (류이사, 홍위원장 차량봉사)

 

2006년 바로 이맘 때 이 코스를 비때문에 끝까지 하지 못하고 4피치까지만 한 곳.

원래 금토에 가기로 했는데 김태웅샘 아드님 결혼식이 토욜에 있어 결혼식 참석 후 설악으로 가기로 했다.

홍위원장이 보내준 준비물 메일을 보니 낙산 콘도에서 1박하고 밥은 일욜 아침 빼고는 사 먹는다고 한다. 내심 위원장이 바뀌면서 야영을 안 좋아 해 안하는 줄 알았다. (예전 도봉산 근처 야영장 산악회 행사에서 다른 사람들은 야영을 했는데 위원장 홀로 굳이 집에 가서 자고 온 적이 있음)

나중에 확인해 보니 처음 산행 희망인원이 5명이라 차 한대에 배낭까지 실을 공간이 없어 콘도를 예약했는데 막판 나와 해일씨가 참석하며 7명으로 늘어나서 생긴 일이라고....

 

혼주이신 김태웅샘과 사모님

 

박영규 대장님과 박교감

 

청소년 산악위원 멤버들

 

서락에 가는 사람들...

 

차 가지고 온 백성들이 차가 막혀 늦어 개별적으로 대장님한테 눈도장을 찍고 결혼식은 구경도 못했다

오랫만에 박교감도 만나고 이기백 교장샘도 오랫만이라고 반겨 주신다.식당에 가니 박영규 대장님도 와 계셔 인사를 드렸다.

초창기 청소년 산악위원 활동을 하던 사람들도 몇몇 보인다.

대장님 발이 어찌나 넓으신지 축의금 접수하는데도 줄서서 겨우 눈도장 찍었다.

그 와중에 CEO의 의미를 알려주는 류 위원장. (시간 많도 에너지 넘치고 오지랍 넓은 사람) ㅍㅎㅎ

반찬도 다양하고 먹을게 많아 나름대로 잘 먹고 눈치 봐 가면서 내일 간식용 떡도 좀 싸고 13:30 못가는 사람들 배웅을 받으며 출발.

 

 

한계령 휴게소에서

 

홍위원장 차에 해일씨와 내가 앉고 다른 멤버들은 류이사 차에 동승.

양평에서 내일 아침으로 먹을 해장국 사고 이야기 하다 놀다 난 내 전공을 살려 뒷좌석에서 역시나 누워 취침. 잠 정말 잘 온다.

잠결에 비소리에 놀라서 깨니 내일 비올까봐 염려를 하는 위원장.

다행히 지나가는 비였는지 한계령 도착하니 가스는 끼었지만 바람은 제법 쌀쌀하지만 비는 내리지 않는다.

점심을 너무 잘 먹어 아무 생각이 없다. 차 한잔 마시고 간다.

헐, 전 같으면 차 안에서도 음주를 했을텐데 위원장 바뀌니 우아하게 차를 마셔?

다들 웃었다.

 

낙산 해수욕장

 

얼음접시에 나오는 자연산

 

갈릴리 사장님과

 

오색 지나고 낙산에 도착.

일단 콘도에 짐 풀고 해 지기 전 바다구경 한다고 류이사 차 한대로 낙산비치 주차장에서 낙산 해수욕장 조망하고 저녁 먹을 장사항 횟집에 전화를 하니 손님이 꽉 찼단다.

1시간 쯤 걸릴것 같다니 그럼 오라고 하나보다.

속초에 들려 내일 먹을 빵, 과일, 쌀, 간식 등을 사고 장사항 '갈릴리 횟집'에 갔다.

과연 단체손님이 꽉 차 어찌나 떠드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자연산 회 두접시를 먹으니 값이 만만치 않는데 사장님이 소주 2잔 받아 드시더니 잔당 3만원씩 깎아 주신다고. (원가 얼마 안한다나? 그래도 남는다나?)

웬 떡이냐~ 아니, 웬 회냐~ ^^

원래 단체손님 안 받는데 이 지역 영향력 있는 사람의 부탁이라 손님을 받아 좀 시끄럽다고 양해를 구한다.

단체 가고 우리도 회가 너무 많고 서비스 안주까지 나와 먹다 먹다 남겼다. 그나마 주립대 모범생 4명에 청강생이 3명이라 입질이 뜸한것 같다.

 

숙소에 들어와 2차 향응시간.

위스키 매니아인 지박 (박지연, 박씨가 세명이라 편의상 이렇게 부르기로..) 을 위해 위스키와 맥주로 교과서를 정해 마시는데 다들 배가 불러 맥주는 결국 남겼다.

12시가 훌쩍 넘었다. 언제 자고 언제 산에 가나...

이 밤에 바다보러 나가는 지박. 혼자 나가는게 불안해 그나마 자기 아래 한명 들어왔다고 좋아한 황샘이 쫓아 나가보니 로비에서 길을 몰라 서성이고 있다고...ㅎㅎ

바다 찾아서 바다 보여주고 들어오고 안 들어온 사람 있다고 잠도 설쳤다는 위원장.

더워 잠 못잤다는 태박(박태성) 과 위원장이 밥 앉혀놓은 밥통 스위치를 또 눌렀다던가?

그 와중에 코 골고 잔 나...

 

탐방안내소에서 등반 허가서 찾기

 

 

별을 따는 소년들 개념도

 

 

5:30 기상.

해장국 데우고 아침을 먹었다. 점심도 행동식으로 때울거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니 아침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억지로 2그릇 먹고 짐 챙기고 출발한 시간이 7시.

7;30 소공원 주차장에 차 대고 자일 4동 챙기고 탐방안내소에서 등반허가서 찾아 비룡폭포로 출발.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주차장도 산도 한갖지기만 하다.

초입 식당에서 물을 떠 주며 하산해서 들렸다 가시란다.

더 부지런한 사람들 몇몇이 벌써 비룡폭포를 보고 하산하고 있다. 날씨는 약간 흐린 날씨. 비가 올것 같진 않다.

 

비룡폭포

 

계곡 왼쪽으로 별을 따러 가는 어프로치

 

드디어 토왕성폭포가 보이기 시작하고...

 

첫 피치 순서 기다리며 단체 사진

 

비룡폭포 직전 왼쪽 등산로 아님 표지를 넘어서 올라가 계곡을 치고 가는데 등반 하기도 전 어프로치만 해도 땀나고 힘든다.

주제파악 못하고 괜히 따라 나선건 아닌가 잠시 후회의 감정이 몰려든다.

앞서 가는 팀 한명이 낯이 익다. 청우산악회 서총무다. 이 팀은 솜다리길을 하러 간다고...

우리가 스타트 지점을 헷갈려 하니 길을 알려준다.

8:30 경 별따는 소년길 스타트 지점에 가니 한팀이 한창 등반중이고 4명 한팀이 바로 등산 시작하려고 준비중.

이 팀은 스타트 지점을 몰라 새벽부터 헤매고 돌아다니다 이제야 제대로 찾았다고 한다.

바위 꾼들은 다들 부지런도 하다.

 

이 팀 올라가길 기다리며 우리도 장비 챙기고 준비하며 시간이 좀 지체.

황샘이 선등하고 류샘이 확보 봐 주고 위원장이 가고 해일씨, 지박 올라가고 내가 올라가고 마지막 태박.

선등과 후미가 제일 힘들고 실력도 좋아야 하고 일도 많다.

작년 등산학교 하, 동계를 한큐에 졸업해 버린 태박. 올 봄 등산학교 막 졸업한 지박.

그리고 나머지 셋은 등산학교 강사 수준. 나만 민간인인가 보다... ㅠㅠ

 

드디어 선등자 첫피치 스타트

 

첫피치 올라와 확보

 

2피치

 

3피치. 자일 2동 내려 두명씩 올라가기

 

난이도가 제일 쎈 4피치

 

첫 피치부터 헤매고 해일씨가 팍팍 당겨 줘 겨우 올라갔다. 2피치 올라가는건 티블록 확보하고 올라갔다.

3피치 올라가고 난이도 있는 4피치. 전에 올라갈 때도 거의 끌려 올라갔던 이 길. 새삼 식은땀 난다.

황샘 선등하고 류샘이 세컨으로 올라가고 날 보고 세번째 올라오란다. 힘든 코스에서는 제일 버벅대는 중생이 먼저 올라간다.

거의 들려서 올라가는데도 정말이지 힘들었다.

 

 토왕성 폭포가 제대로 보이고... 

 

올라와 한숨 돌리고 경치를 보니 올라올 수록 토왕성폭포 상단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보기만 해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왼쪽 솜다리길 직벽 수준의 바위에도 두팀 정도 붙어 있는것 같은데 이쪽 코스가 난이도가 쎈지 진행이 매우 늦어 보인다.

  

 

 

4피치 오르기

 

우린 자일도 넉넉하고 손발도 비교적 잘 맞아 예상보다는 진행이 빠른 편인데도 이 리지도 은근히 코스가 길다.

2006년 우중 5피치 하다 황샘이 두번이나 미끄러졌던 코스. 앞팀 등반하는데 시간을 상당히 잡아 먹는다.

이 코스도 4피치 못지않게 빡센 편이라 세군데 정도 퀵도르를 걸고 인공등반을 한다. 아래에서 보기엔 계단처럼 보이고 잡을곳도 많이 보이는데 막상 올라서면 잡을곳도 마땅치 않고 바위가 부서지기 쉬운 코스이고 낙석도 생기기 쉽다고 좀 떨어져 대기하라고 한다. 특히 바위 한군데는 잡기 좋게 생겼는데 절대 잡으면 안된다고..

올라갈 때 까지 그 기억을 할 수 있을지 몰라...

 

황샘 선등자 후다닥 올라가고 앞팀이 밀린다고 우리보고 아래에서 간식 먹고 올라오라고 한다.

빵, 우유로 간식을 먹고 류샘 올라가고 위원장 올라가 끌어 올려준다.

이렇게 끌려 올라가며 왜 굳이 가냐고 하면 할 말은 없다. 불러줄 때 가야 하고 이럴 때 아니면 설악의 속살을 언제 볼까...

토왕성 폭포는 올라갈 수록 그 자태를 뽐내는데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올라서니 권금성 케이블카 승강장도 보인다. 솜다리길 한팀은 엄청 긴 하강을 하는데 한 사람은 노래까지 부르며 내려오는 여유를 보인다. 정밀이지 저 코스는 하강 하나만큼은 원없이 할 수 있을것 같다. 단, 올라가는게 해결만 된다면...

 

5피치. 4피치보다는 낫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코스

 

 

5피치 오르기

 

5피치에서 후등자 올려주기

 

확보물들

 

6피치

 

 

짧은 하강 (배경이 그림같다~)

 

5피치까지 하면 난코스는 없다는데도 난 거의 끝까지 헤매고 버벅대고 앞사람이 끌다시피 올려주고...

해일씨가 T블록을 여유있게 갖고 와 아예 빌려쓰고 접수까지 했다. (한번을 쓰더라고 최소한 내 장비는 내가 갖고 다니는게 예의인지라...)

6봉 올라서서 짧은 하강. 토왕성 폭포를 배경으로 하강하는 그야말로 사진빨 죽여주게 나오는 코스.

 

6피치에서 자일 정리하느라 바쁜 홍위원장

 

 

 

6피치 가기 전 예습중인 황샘

 

솜다리봉에 하강중인 팀들

 

또깽이처럼 뛰어 오르는 황샘

 

대기중인 후등자들

 

토깽이처럼 뛰어 올라야 하는 바위 끌어 올려주기...

 

 

마지막 2봉 오르기

 

 

2봉에서

 

후등자들도 다 올라오고....

 

 

이젠 오름은 끝. 하산만 남았다~

 

6봉 지나고 걷는 모드로 횡단하고 짧게 올려치는 바위.

황샘은 또깽이처럼 뛰어서 바위에 매달린다. 정말이지 황샘만 할 수 있는 코스.

류샘 올라가고 홍샘 올라가고 해일씨 보조 슬링달고 발을 끼고 올라간단다. 자긴 토끼가 아니라 뛰어 올라갈 수 없다고...

난 위에서 당기고 아래에서 밀어주여 바위에 거의 달라붙다시피 겨우겨우 올라섰다. 자연 팔꿈치 무릎은 멍 투성이.

날등이 있는데 지박은 걸어가는 곳을 난 우회해 기어 가고 아무튼 어찌어찌 해서 마지막 2봉까지 무사히 올라갔다.

선등자 황샘, 류샘이 앉아 기다린다. 짧은 하강 있다고 아직 장비 풀지 말라고 한다.

 

후미에서 자일 사리느라 홍샘, 태박, 해일씨가 시간 많이 잡아먹고 드디어 다 도착.(16;00)

사진도 찍고 남은 과일, 떡, 오이 등으로 간식먹기.

헌데 이곳에서 워킹으로 가다보니 어느새 하강코스를 우회했나보다. 이젠 장비 풀면 된다고....

장비 풀고 정리하고 나니 16:30. 스타트 지점까지 30분이면 갈 수 있다고...

다리에 힘 빠져 버벅대며 미끄러지며 겨우 스타트 지점에 내려서 손도 씻고 발도 닦고...

 

스타트 지점에 되돌아 와서...

 

비룡폭포 상단부

 

이젠 정말 부지런히 하산.

비룡폭포 상단부를 지나니 속세에 돌아온것 같다.

아침에 물 떠준 식당에 가 하산주 마시기로 했는데 문이 닫혀있다.

소공원 입구 식당도 문을 닫고 있다. 캔맥주 사다 먹어도 된다고 테이블, 의자를 치우지 않는다. 인심 좋은 곳이다.

캔맥주와 과자로 간단하게 하산주 먹고 출발하니 7시가 넘었다.

 

 설악동에서

 

용대리 황태구이를 먹기로 하고 부지런히 미시령 터널은 넘어갔는데 문을 닫았다...ㅠㅠ

중간 산채백반집에 갔는데도 이곳도 문을 닫았다.

할 수 없이 홍천 화로구이집도 단골집은 문들 닫아 기업형 식당인 '양지말 화로구이'에서 8시 반 정도 되어 저녁을 겨우 먹을 수 있었다.

밥 먹고 기름 넣고 출발. 사당까지 태워다 준다고 해 홍위원장 차를 태박과 타고 난 뒤에서 역쉬나 누워 지고 앞의 두 남자는 대화모드.

청소년 멤버 가입해 처음 함께 산행 하는 태박. 오늘 후미보느라 어느 누구 못지 않게 고생 많이 했다. 그 와중에 미니 캠코더로 열심히 촬영까지 하는 열기.

이젠 코가 끼었으니 학생 대간도 함께 참석한다고... 홍위원장이 인복이 있나보다.

광나루에 태박 먼저 내려주고 사당에 오니 12시. 일욜 막차는 이미 떠났다. ㅠㅠ

버스타고 관양동에서 택시타고 집에 오니 0시30분.

 

나이가 몇인데 그러고 다니냐는 남푠. 이젠 정신 차리고 살림 좀 하란다.

그래도 불러주면 또 갈건데?

다음에도 시간되면 무조건 오라는데?

그래야 덜 무섭다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