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가을도 봄이지 / 유안진
겨울에는 불광동이, 여름에는 냉천동이 생각나듯
무릉도원은 도화동에 있을 것 같고
문경에 가면 괜히 기쁜 소식이 기달릴 듯하지
추풍령은 항시 서릿발과 낙엽의 늦가을일 것만 같아
春川도 그렇지
까닭도 연고도 없이 가고 싶지
얼음 풀리는 냇가에 새파란 움미나리 발돋음할 거라
녹다만 눈 응달 발치에 두고
마른 억새 깨벗은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피고 있는 진달래꽃을 닮은 누가 있을 거라
왜 느닷없이 불쑥불쑥 춘천에 가고 싶어지지
가기만 하면 되는 거라
가서, 할 일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거라
그저, 다만 새봄 한 아름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몽롱한 안개 피듯 언제나 춘천 춘천이면서도
정말, 가본 적은 없지
엄두가 안 나지, 두렵지, 겁나기도 하지
봄은 산 너머 남촌 아닌 춘천에서 오지
여름날 산마루의 소낙비는 이슬비로 몸 바꾸고
단풍든 산허리에 아지랑거리는 봄의 실루엣
쌓이는 낙엽 밑에는 봄나물 꽃다지 노랑웃음도 쌓이지
단풍도 되지 귀도 눈이 되지
春川이니까.
산행일시: 2009.7.24 (금) 일산출발-평촌경유-춘천 소양2교 합류
멤버: 드림팀 4명, 하늘, 짱해피, 고등어한손 (7명)
교통편: 자가용
코스개관: 웅진리 선정사입구-임도-사명산-헬기장-임도-선정사 (11:50-17:50)
드림팀과 사명산 도전 3번째.
갑자기 산이슬 수도권으로 무작정 불러놓고 어디 가냐 하니 사명산을 꼽는 여산.
아는 병으로 요즘 병가중인 여산. 모처럼만의 긴 산행이라 걱정되 엊그제 양주 감악산을 다녀왔다는데 올라가면서 10번을 쉬었다던가?
올레길 취소되 채금지라는 하늘을 여산 몸상태(!) 만 믿고 불렀다. 아쉬운대로 사명산이라도 간다고... ㅎㅎ
춘천 바운더리에 가니 짱해피한테 신고하니 마침 쉬는 날이라 함께 산행 가능하다고. 춘천에 사는 짱해피도 사명산 추곡약수 물만 마셨지 정작 산행은 초행이라고...
그럼 오늘 대장은 내가 되네? 우중 산행이라도 최근에 다녀왔으니?
과연 맑은날 사명산은 어떤 모습일까 긴장과 설레임.
일산에서 셋이 오고 평촌에서 다섯이 타고 가니 좀 불편하다.
춘천 소양2교에서 짱해피 만났는데 말로만 듣던 단짝 친구 고등어 한손이 함께 나왔다. 둘이 늘 붙어 다녀 그런 별명을 얻었다나?
이럼 차 두대를 하산지점에 놓고 산행 하는건 좀 고려를 해야 할것 같다.
더구나 추곡약수쪽 등산로 초입만 다녀왔지만 재미 없었다는 짱해피.
하늘 사명산 자체도 상당히 무리한지라 욕심부리지 않고 웅진리 회귀산행 하기로 계획 수정.
다 좋은데 오늘도 문바위봉을 못 가서 서운타.
웅진리 초입 주차장, 화장실이 있다. 이곳에 놓고 산행 시작한단다.
이왕 코스 짧아진거 절 앞까지 차 간다고 차로 가자 했다. 절 주차장 가기 전 공터에 차 2대 주차.
이런 좋은 정보를 어찌 알았냐고 감탄하는 여산.
우중 답사 덕분이쥐....
산행 시작 전
하늘은 배낭 매고 산행 자체가 처음이라고...
아침 과일, 초밥, 돼지불고기, 여산 준다는 청국장 가루까지 넣고 왔다 너무 무거워 들 수가 없어 불고기, 청국장 가루 빼 놓고 물도 큰것 빼놓고 온다고 했다 남푠에게 혼났다고.. ㅎㅎ
아무튼 사람에 비해 무지 크고 무거운 배낭을 매고 오늘 애쓴다 애써...
무거운 밥을 아예 먹고 가자는 여산. 조금만 가면 임도 나오고 약수터 나온다고 가서 먹자 했다.
임도로 가는길 멀기만 했다.
산행 시작도 하기 전 닭백숙 냄새.
한 팀이 등산로 입구를 막고 한참 밳숙 삶아 식사 중.
계곡에서 취사해도 되는건가? 길까지 막고?
임도까지 기억과는 달리 아주 멀었다. 물에 잠겼던 계곡은 계곡도 아니었고...
내가 100M 만 가면 약수터라는 늬앙스로 말을 했다고 한다. 헌데 가도가도 약수터 안 나온다고 날보고 사기꾼이라는 하늘.
40분도 더 걸려 겨우 약수터 있는 임도.
약수터에서
약수터에서 물 마시고 숲조사팀 두분이 계신다. 임도에서 밥을 먹겠다고 하니 조금 올라가면 넓은 자리 있다고 거길 권한다.
올라가 보니 이정표 있는 갈림길. 비 오는날 정신없이 올라가 터가 넓은지도 몰랐다.
아무튼 이곳에서 밥 펼치고 하늘표 초밥, 무술표 콩나물비빕밥, 짱해피표 부추전에 온갖 반찬으로 포식.
하늘 덥다며 과일에 넣온 아이스팩을 이마에 묶고 밥을 먹는다. ㅎㅎ
하늘, 애쓴다 애써...
헌데 앉아 밥을 먹으려니 추워온다. 이 여름에 추위를 느끼다니...
더 춥기 전에 올라가자~
첫번째 헬기장
기억에는 이곳 지나면 급경사는 없었던것 같은데 그 기억도 어디는 맞고 어디는 틀리고...
한번 와 본 산 맞는겨?
겨우 시계가 트이고...
숲 조사팀에서 사진 한장 부탁해 유일한 출석부 작성.
둘다 젊은 청춘들이라고..
의자에 대한 예의인지라 앉아서 놀고...
이곳에서부터 정상까지는 우리 속도로는 1시간 이상 걸린다고...
우리가 그렇게 늦었나? 나름 최선을 다 하는건데?
정상 가까이 갈 수록 야생화가 많아지고...
산길에 피어있는 야생화를 보더니 왜 산에 가는지 알것도 같다는 하늘. 그래도 아직은 먼저 산에 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ㅎㅎ
가자고 할 때 시간되면 따라 나선다 약속은 했다.
일단 백수생활 청산하면 첫토에는 산에 간다 했다. 약속 한거야~
참으로 닮은 고등어한손과 짱해피
정상이다~
예측과는 달리 40분 만에 정상 도착.
어찌나 기쁜지. 특히나 하늘은 감개가 무량한가 보다. 한라산 중턱 다음으로 높에 올라온 산이라고...
오늘 시계가 100%는 아니지만 이만하면 성공이라는 여산.
작가들 사진 찍느라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왼쪽 소양호, 오른쪽 파로호가 보이는 조망은 정말이지 일품이다.
좀 더 높은 조망을 찍겠다고 나무천사는 정상석에 기어 올라가고...
헌데 정상 너무 춥다. 빨리 내려가자....
정상 옆에 핀 솔나리. 줄기만 보고는 아니라고 우겼는데 바로 옆 꽃을 보니 귀한 솔나리 맞았다.
바위 틈에서 핀 솔나리보다는 키가 커 못 알아 볼 뻔.
넘의 말은 잘 들으면서 남푠 말은 안 듣는다 핀잔이다.
여산 왈, 예수님도 자기 고향에서는 대접 못 받았다 내편을 들어준다. ㅎㅎ
헬기장 가는 길
사진빨은 헬기장이 훨씬 멋지다. 넓고...
협소한 정상에 비해 헬기장은 넓고 조망도 좋고 놀기도 좋았다.
작가들 작품활동 하는 사이 모델들은 앉아서 놀고 사진 찍고 찍히고...
한참을 놀다 하산하는 길 초입 경사가 역시나 장난이 아니다.
혼자 앞서 가니 하늘 안 봐주냐고 걱정하는 산이슬.
서방님 안 따라 올 때 홀로 서야지....
계곡이 어찌 바뀌었나 궁금했다.
헌데 계곡도 아니다. ㅎㅎ
비가 많이 온 뒤라 길이 많이 무너지고 넘어진 나무도 있고 잔돌이 많아 걷기 불편한 길.
특히나 다리에 힘 빠진 하늘은 많이 힘들었을텐데 별 내색 안하고 잘 내려와 주어 정말 고마웠다.
여산은 염려와는 달리 조망사진 싫컷 찍어서인지 이젠 많이 나아진것 같다. 본인 말로는 70% 컨디션 회복이 되었다고...
다시 임도가 나오고...
계곡물은 아주 적당하고...
일단 임도까지 무사히 내려오고...
여기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산행 끝난다고 조금 더 힘을 내 하산하자~
야 정말 끝이다~
너무 뿌듯해 하는 하늘
하늘 덕분에 널널한 산행을 해 너무 좋다는 고등어 한손
애고 힘들어~
참 잘했죠?
선정사
선정사 사진 찍고 그 막간에 산이슬, 나무천사 등은 칡꽃 따느라 바쁘다. 효소 만든다고...
꽃 따고 차타고 이젠 춘천 닭갈비 먹으러 가자~
외지인들은 명동에 가서 먹는데 현지인들은 우두동 닭갈비 집으로 간다고...
짱해피 15년 단골집은 '사우 진미 닭갈비' (033-256-7850)
아가를 보면 예쁘니....
워낙 이것저것 먹은게 많은지라 배는 별로 안 고팠는데도 맛있게 많이 잘 먹었다. 현지인이 돈 낼 기회를 안 주어 신세를 또 졌다.
닭갈비 집 바로 앞이 소양호.
소양 1교와 2교가 나란히 보이는데 어느새 해가 져 야경이 멋지다.
빨리 가자는 나무천사를 무시하고 잠시 소화도 시킬 겸 1교까지 걸어갔다 왔다. 1교는 일방통행 중인데 운치가 있어 좋았다.
뚝방에서 본 소양 2교
소양 1교에서 본 소양2교
1교에서
짱해피, 고등어 한손과 헤어져 집으로 오는 길.
새로 난 춘천 고속도로를 염두에 두었으나 갈림길에서 순간 실수로 국도 타고 귀가.
차는 막히지 않았지만 그래도 먼 길인지라 거의 11시 되 평촌에서 일차 내리고 일산 주민들은 12시 지나 무사 귀가.
숙원사업 사명산도 다녀왔고 하늘도 모처럼 빡센 산행을 했고 짱해피의 고등어 한손도 만나게 된 보람찬 하루~
드림팀은 내일은 약하게 삼각산에 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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