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빛 부신 날’-김연동(1948~ )
바람이
시립니다
난간 위에 섰습니다
발 밑은
천길 벼랑
나락도 보입니다
하늘빛
부신 날에도
구름 일고 있습니다
햇살 부러지는 휑한 바람길. 등날 휘도록 무거운 짐 짊어지고 난간을 걷는 시린 삶 보일 듯도 합니다. 요즘처럼 눈이 부시게 푸른 날에도 차마 벗어버리면 천길 나락으로 떨어질 삶의 멍에가 보일 듯합니다. 투명한 가을 서정에 선명하게 각인된 현실적 삶의 고뇌가 마음 더욱 시리게 하는 시조 한 수. <이경철·문학평론가>
만나는곳: 2009.10.5 (월) 9:30 구파발 전철역 1번 출구
코스개관: 사기막골 (10:00)-빨래판바위-숨은벽-호랑이굴-백운봉-영봉-육모정통제소 (16:50)
날씨: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오늘 여산과 함께 삼각산 가기로 한 날.
마님도 보름전 미국에서 귀국하셨다고 연락이 와 오늘 산행에 초대. 마님이나 나나 특히나 숨은벽을 무쟈게 좋아한다.
이 코스는 그 옛날 ㅅ고 사부들이 안내해 준 곳. 이 멋진 곳을 이제야 와보게 되었다는 탄식어린 감탄을 자아내던 곳.
이곳에서 타이타닉도 처음 찍어 보던 곳.
네사람 점심을 준비하려니 단식원에서 참 어려움이 많았다.
만나는 시간이 이르다고 염려하던 마님은 30분이나 일찍 도착하셨다고 한다.
넷이 정시에 만나 버스타고 어디서 내릴까 하다 모처럼 사기막골에서 산행을 하기로 했었다.
헌데 한참 걸어들어가니 막상 산행 기점에 전에 없던 아주 튼튼한 철조망.
어찌가나 둘러보아도 틈이 없다. 10여분 헤매다 보니 문이 있는데 잠겨 있는줄 알았더니 쉽게 열린다.
한편은 다행이고 한편은 한심하고...
철조망 안이니 당연히 사람도 없고 길은 완만하고 참 좋다.
산행 한지 오래되었다는 마님은 생각 외로 급경사 오르막 외에는 잘 가고 계시고 여산은 이제 컨디션 회복이 거의 된건지 앞서서 가버려 보이지도 않는다.
한참만에 법정 등산로와 만나는 능선에 서니 조망도 트이고 사람들도 제법 많이 올라온다. 우리도 쉬면서 송편도 먹고 사진도 찍었다.
마님, 연중행사로 산행 하는것 치고는 오르막만 좀 힘들어하시지 잘 가신다. 특히나 마님은 바위체질. 바위만 보면 기운이 반짝 난다.
오늘 가능하면 호랑이굴로 해서 백운봉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전망대 바위 가기 전 한팀의 여자가 체해서 쩔쩔맨다. 소화제를 쎈걸 달라고 해 두가지를 동시에 주었다.
오늘 멤버도 되니 작은 빨래판 바위를 올라가 보기로 했다. 헌데 여기 설치해 놓았던 슬링은 물론 볼트까지 제거해 버렸다.
약 준 팀에서 보조자일을 들고 와 픽스시켜 놓고 자기팀을 끌어 올려 우리도 그 줄에 매달려 겨우 올라설 수 있었다.
전망대 바위의 전망이야 설명이 필요없고 단풍이 막 물들기 시작한 숨은벽의 조망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거기다 도봉산 오봉, 자운봉, 상장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광경에 두 찍사들은 찍느라 바쁜데 찍을게 없는 난 무쟈게 심심했다.
오늘 오길 정말 잘했다고 행복해 하는 마님.
지방산만 주로 다니다 요즘 아픈 덕(!)분에 도봉, 삼각산을 다니는 여산은 그래도 도봉산이 더 좋다고 우겨댄다.
도봉은 도봉이라 좋고 삼각산은 삼각산이라 좋은거지 뭐.
숨은벽에 가니 사람이 제법 많다. 우리도 반달바위에서 사진도 찍고 대슬랩 올라가는 팀들 부러운 시선으로 한참 올려다 보았다.
오늘 평일인데도 많은 팀들이 붙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자일 빌려준 팀도 일부는 워킹이고 일부는 리지로 간다고 한다.
호랑이굴 앞에 가니 11명 한팀이 버벅대며 굴을 빠져 나가고 있다.
우리도 그 끝자락에 붙어 호랑이굴 겨우 통과. 오랫만이어서인지 반대로 지나서인지 굴이 좁아진 느낌. 아니 몸이 불러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ㅠㅠ
호랑이굴을 벗어나면 펼쳐지는 경치는 설명이 필요없다.
바라만 봐도 좋다. 여산 사진 찍느라 올라올 생각을 안하고 마님은 진작 올라가 버리고...
헌데 막판 경사 급한 슬랩에 있던 줄이 없어져 버렸다. ㅠㅠ
앞서 올라간 팀도 우와좌왕 하다 백 하기엔 너무 많이 올라왔기에 우측 크랙으로 해서 겨우겨우 올라설 수 있었다.
이젠 이길 오면 안되겠다. ㅠㅠ
그래도 올라서니 정말 좋았다. 금 안으로 들어서기 전 명당 옆자리에 앉아 점심을 길게 먹었으면 좋겠는데 길게 먹을게 없다.
그냥 돗자리만 두개라 넓게 펼쳐놓고 먹었다.
드디어 금안, 월요일이 무색하게 사람들로 바글거린다.
대학때 백운봉 올라오고 35년 만이라는 여산. 감회가 새로운가 보다.
흐렸던 날씨도 반기듯이 디시 화창해 졌다.
숨은벽도 좋지만 그래도 백운대 조망이 훨씬 좋다는 여산.
힘들게 올라왔으니 한참 놀다 가야 한다고 해 한참 작품활동 하는걸 기다렸다.
이젠 하산.
찍사들이 안 내려와 한참 기다렸다.
백운문에서 스틱 다시 빼고 백운산장에 오니 여기도 앉을 자리가 없다.
오늘 여산에게 영봉까지 보여주고 싶었다. 마님도 영봉은 처음이라고...
나무천사 영봉만 찍고 하루재로 하산하자고 하는데 난 육모정으로 가고 싶다고 우겨 결국 영봉도 찍고 댄스바위에서 놀다 육모정으로 하산하니 16:50.
걸어 내려오다 보니 보이는 키토산오리집 후문.
정문은 우이령 내려오는 길이고. 이렇게 연결이 되는구나...
오리주물럭 먹는데 고구마는 사람 수대로 숯불에 넣어주어 후식으로 먹을 수 있다.
고기를 먹은 후 녹두죽을 주는데 그 맛이 담백하고 속도 편안하고.
오랫만에 왔는데 여전히 그맛이고 손님도 제법 많다.
마님이 쏘셨다.
가을방학이 이렇게 끝났다.
이젠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사진은 여산표.
보너스 트랙
-실크로드의 현혹스님 강의 중
강아지와 남편의 공통점
1. 끼니를 챙겨주어야 한다.
2. 가끔씩 데리고 놀아 주어야 한다.
3. 복잡한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4. 초장에 버릇을 잘 못들이면 내내 고생한다.
♤..남편이 강아지보다 편리한점..♤
1. 돈을 벌어 온다.
2. 간단한 심부름을 시킬 수 있다.
3. 훈련을 안 시켜도 대소변을 가릴 수 있다.
4. 집에 두고 여행을 갈 수 있다.
5. 같이 외출할 때 출입 제한구역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아지가 남편보다 좋은 까닭..♤
1. 신경질이 날 때 발로 걷어 찰 수 있다.
2. 한 집에 두 마리를 길러도 뒤탈이 없다.
3. 강아지의 부모 형제로부터 간섭받을 필요가 없다.
4. 외박을 하고 돌아와도 꼬리치며 반가워한다.
5. 데리고 살다가 싫증나서 내다 버릴 때 변호사가 필요없다.
-오늘 산행 중 마님의 어록에서
인디언 마을에서 제일 짱은 '추장'입니다.
헌데 추장보다 한수 위가 '고추장'
그 고추장보다 고수는 '초고추장'
헌데 지존은 따로 있답니다.
뭘까요?
바로바로 '태양초고추장'
하나 더
아들은 젖 먹일땐 1촌.
사촌기부터는 4촌.
군대 다녀오면 8촌.
계론을 시키면 사돈의 팔촌.
자기 자식을 낳으면 동포.
이런 동포가 해외로 가면?
해외동포랍니다.
해외동포 될 자식과 사이좋게 지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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